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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실적 호조 불구 섣부른 판단 ‘금물’

삼성카드, 실적 호조 불구 섣부른 판단 ‘금물’

등록 2014.09.16 07:00

이나영

,  

박지은

,  

김민수

  기자

전문가 “2Q 실적호조는 계열사 주식 매각 효과”“원기찬 사장 취임 이후 성과 판단은 아직 일러”

삼성카드가 카드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내자 시장에서는 최고경영자(CEO) 교체 효과가 드디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실적만으로 CEO 효과라든지 실적 개선을 자신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삼성카드의 주가가 지난 3월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착시효과가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2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이는 계열사 지분 매각 효과 때문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 상반기 순익으로 2626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2% 늘어난 수치다.

올 2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30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0% 늘었고, 매출액으론 33% 증가한 9913억원을 거둬들였다.

삼성카드 측에서는 취급고와 상품자산 증가에 따른 수익기반 확대에 더해 경영효율성 제고에 따른 비용절감 등이 실적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삼성카드가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올 상반기에 제일모직과 삼성화재 보유 지분을 매각한 영향이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카드는 제일모직과 삼성화재 보유지분을 매각해 발생한 처분이익 2091억원을 제외하면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번 삼성카드의 실적이 원기찬 사장 취임 이후 개선된 성과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삼성카드의 실적은 계열사 주식 매각이익이 발생해 실적이 높게 나온 것”이라며 “취임 9개월을 맞은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의 리더십과 경영성과가 부각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최치훈 전 사장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고객정보 유출에 따른 영업정지 여파로 3개월간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지 않은 점 등도 무시할 수는 없다”며 “원 사장 취임 이후의 성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김재우 애널리스트는 “삼성카드가 호실적을 실현한 이유는 시장점유율의 점진적 증가와 보유 계열사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적호조로 주가는 작년 말 대비 30% 가까이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3만7400원에 장을 마친 삼성카드는 15일 4만8400원으로 마감해 약 29%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지난 3월 장중 3만2050원까지 떨어진 후 반등에 성공한 삼성카드는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30일에는 4만9800원에 거래되며 5만원을 넘보기도 했다.
삼성카드의 이러한 주가 강세에도 불구하고 증시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다소 보수적이다.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된 2분기 실적을 분석해보면 경상적 이익 성장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카드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2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2%나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 매각에 따른 것이다. 삼성카드는 삼성화재와 제일모직 등의 주식을 매각해 약 2092억원의 일회성 이익을 얻었다.

물론 경상적 순이익은 7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동부증권 이병건 연구원은 “실적이 다소 호조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시장의 기대치인 연간 기준 경상적 순이익 3000억원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착시효과로 오른 삼성카드의 주가가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특히 내년 높은 기저로 인해 당기순이익 등이 역성장 할 경우 투자자들의 실망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도 삼성카드의 소극적인 주가 부양 전략 때문이다.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얻은 유휴자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배당확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회사는 이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답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해당 유휴자본에 대한 활용전략이 내놓지 않는 이상 지금 수준의 주가를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당확대를 기대하고 있던 투자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게 될 경우 한껏 올랐던 주가가 하락세로 순식간에 돌아설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도 있지만 결국 주가가 이처럼 강세를 보인 것은 배당확대에 대한 투자 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기대와 달리 축적된 유휴자본이 올해 배당에 활용되지 않을 경우 실망 매물이 출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삼성카드의 고민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는 점에 미뤄봤을 때 배당확대나 유휴자산 활용에 대한 전략이 단기간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병건 연구원은 “유통주식이 많지 않아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이 어렵고 배당에 대해서도 회사 측이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나영 기자 lny@
박지은 기자 pje88@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이나영 기자

뉴스웨이 박지은 기자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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