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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파워 차이나’ 공습···‘쇼크 코리아’ 현실화

[포커스]‘슈퍼 파워 차이나’ 공습···‘쇼크 코리아’ 현실화

등록 2014.09.17 07:30

수정 2014.09.17 07:43

정백현

  기자

자본·인력 앞세워 한국기업 맹공‘기회의 땅’이 두려운 상대로 탈바꿈民·官지혜 모아 경제전략 수립 시급

극동아시아 지역의 경제 지도가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2000년대 초까지 ‘일본-대한민국-중국’의 구도였지만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을 이룩하면서 극동 3국의 경제 영향력 순위는 ‘일본-중국-대한민국’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그마저도 중국이 일본의 뒤를 바짝 따라잡으면서 중국이 아시아 경제의 새로운 맹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극동아시아의 경제 패권은 ‘경제대국’ 일본과 ‘모범 신흥국’ 대한민국이 쥐고 있었다. 일본은 전자산업의 부흥을 앞세워 주도권을 잡았고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휴대전화 기술을 바탕으로 일본의 뒤를 바짝 쫓았다.

‘슈퍼 파워 차이나’ 공습···‘쇼크 코리아’ 현실화 기사의 사진


덩샤오핑이 1980년대 초부터 주도한 개혁·개방 정책이 빛을 발하면서 중국 경제는 2000년대 초부터 무서운 속도로 성장을 거듭했다.

세계 경제가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말 잇달아 찾아온 금융위기로 휘청거리는 상황에서도 중국 경제는 최소 6% 이상의 고성장을 줄곧 유지했다.

최근 들어 거시적 차원의 경제 성장률과 중국 내수 경기가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업종별로는 샤오미와 화웨이, 레노버, 허베이철강 등 세계 시장을 위협하는 기업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출범한 시진핑 주석의 국가 체제에서 더 큰 도약을 노리고 있다. 특히 제조업은 물론 중국이 한 수 아래로 평가 받았던 첨단 산업에 대해 정부가 대대적인 투자와 지원을 계획하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치고 나가는 사이에 한국 경제는 외나무다리를 위태롭게 걷고 있다. 내수에서는 장기 불황 국면이 지속되고 있고 일부 제조업 분야에서는 생산성 저하 현상에 강성 노조의 쟁의행위까지 잇달아 겹쳐 발전 동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정부가 대대적인 기술 지원 정책을 쓰고 있는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여전히 기업에 대한 규제가 너무나 많다. 한국에 투자돼야 할 돈이 해외로 흘러가면서 우리 경제의 체질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IT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중국을 현격한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 중국의 발전 속도가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응이 늦어진다면 우리나라가 중국을 쫓아가기 어려운 수준까지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대륙 파워’ 원동력은 인구·자본 = 중국을 아시아 경제의 후발주자에서 세계 경제의 투톱으로 키워낸 원동력은 막강한 인구와 자본에 있다. 특히 해외 자본의 공격적인 투자가 중국 경제를 오늘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이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공식 집계한 인구수만 해도 13억5569만명이고 밝혀지지 않은 인구수를 포함한다면 16억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는 곧 국력’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중국은 13억명의 인구를 경제활동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농촌에서 태어난 수많은 중국인들은 동부지역 대도시로 이동해 건설업, 서비스업, 자영업 등에 잇달아 뛰어들면서 내수 시장을 키우는 주역이 됐다.

이러한 환경 탓에 글로벌 각 기업은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 낙점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중국의 물가가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저렴하고 워낙에 인구가 많기 때문에 적은 인건비로 높은 효율성을 올릴 수 있는 최적의 지역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2003년 535억달러였던 글로벌 국가의 대(對)중국 직접투자(FDI) 규모는 10년 뒤인 지난해 1180억달러로 늘어났다. 최근 들어 증가세는 한풀 꺾였지만 규모로만 따지면 단연 세계 최대 수준이다.

해외 각국의 기업이 공격적으로 공장을 짓고 설비투자를 하면서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칭이 생기기도 했다.

◇성장 멈춘 韓 경제, 내환(內患)에 운다 = 막강한 인력과 해외 기업의 공격적 투자로 중국이 세계 경제의 한 축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우리 경제는 내부의 적과 싸우느라 갈수록 지쳐가고 있다.

각 기업이 매번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내수 투자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해외 지역 투자에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번 돈이 흘러가는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실을 분석해보면 기업이 내수 투자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 맞다. 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낮은 생산성 문제와 일부 제조업 회사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는 노사 문제는 심각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부터 정부 차원에서 기업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제스처를 줄곧 취해왔으나 현장에서는 ‘알맹이 없는 껍데기에 그칠 뿐’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나라가 두각을 나타내 온 스마트폰이나 반도체 등 일부 제품은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중국 업체가 추격의 고삐를 죈 탓에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R&D 육성, 규제 완화 등의 당근을 제시하고 기업에서도 생산성 제고와 노사 문제 정리 등의 노력을 함께 기울이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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