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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원동력은 무차별적 글로벌 투자 유치

[파워차이나, 쇼크코리아②]중국경제 원동력은 무차별적 글로벌 투자 유치

등록 2014.09.17 07:30

정백현

,  

최원영

  기자

저렴한 인건비·일관된 정부정책·세계 최대 시장 형성 ‘매력적’LG·SK·삼성·현대차 등 국내기업 투자도 줄이어올 상반기 국내기업들의 중국투자 28억달러··· 중화권 제외 1위

지난 7월 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경제협력포럼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오른쪽)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왼쪽)과 함께 삼성전자 전시관을 참관하기 위해 영빈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 삼성그룹 제공<br />
지난 7월 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경제협력포럼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오른쪽)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왼쪽)과 함께 삼성전자 전시관을 참관하기 위해 영빈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 삼성그룹 제공


13억명의 거대한 인구와 함께 급성장하는 생산력,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며 전 세계의 자원과 투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있는 나라, 글로벌 산업체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면서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나라, 바로 중국이다.

중국이 시장경제를 도입한 1978년 이래 연평균 10%대에 달하는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GDP 기준으로 2010년 일본을 제쳤고 미국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지닌 ‘G2’로 거듭났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투자자들은 중국을 세계 최대 시장으로 주목하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중국의 계속적인 성장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기업의 해외투자를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은 각 지역에 조성된 ‘경제 특구’가 선도하고 있는데 엄청난 인력이 저렴한 인건비로 움직이고 정부 주도로 중장기 계획이 세워지면 일관된 정책을 집행해 투자자들의 신뢰도도 높은 편이다

특히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하이테크 기술 투자 유치를 선호하며 고급 기술력을 우선시하고 투자 규모도 크게 늘었다.

그 중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지난해 출범한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다. 2020년까지 이 도시를 국제금융센터로 육성하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은행·보험, 국제 선박관리, 원양 상품 운송, 게임기·오락기 판매, 법률, 투자 관리, 엔지니어링·설계 등의 분야에서 국제적 수준의 규제 완화와 개방이 이뤄지게 된다.

해외 투자자들은 이같은 중국의 개방정책에 더해 시장성과 잠재력에 주목,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이동통신회사 차이나유니콤과 손잡고 중국에 거대한 전기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120개 도시에 400개 전기 충전소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일반 충전소보다 16배 빠르게 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는 20개의 슈퍼 충전소가 포함된다. 테슬라 차량 소유자는 이곳에서 무료로 차를 충전할 수 있다.

‘애플’에 비교되며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테슬라가 이같은 통큰 투자를 감행하는 이유는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은 전기차와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강력한 부양책을 쏟아낸 바 있다.

중국 정부 역시 더 많은 충전소를 짓고 전기차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160억달러(약 16조2000억원)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적극적인 정책협력이 해외자본의 중국내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한국에게도 최대 무역국이자 최대 투자국으로 급부상했다. 현재 국내 기업들의 중국 투자는 올 상반기 일본을 제치고 4위를 차지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對중국 투자는 28억달러로 홍콩(438억5000만달러), 대만(31억2000만달러), 싱가포르(30억9000만달러) 등 중화권을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1위 투자국인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8.5세대 LCD 패널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행사에 참석한 VIP들이 준공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조준호 ㈜LG 사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문재도 산업부 제2차관, 구본무 LG회장, 천잰화 광저우시장, 천즈잉 광저우 개발구주임, 뤄웨이펑 광저우 부시장, 궈엔창 광동성 상무청장. 사진 = LG디스플레이 제공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8.5세대 LCD 패널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행사에 참석한 VIP들이 준공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조준호 ㈜LG 사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문재도 산업부 제2차관, 구본무 LG회장, 천잰화 광저우시장, 천즈잉 광저우 개발구주임, 뤄웨이펑 광저우 부시장, 궈엔창 광동성 상무청장. 사진 = LG디스플레이 제공


국내 기업들은 앞다퉈 중국 현지 투자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중국 광저우에 LCD패널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2년여간 총 40억달러, 한화로 4조원 가량이 투자된 이 공장은 40인치 크기의 중대형 TV용 LCD패널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현재 세계 LCD TV 10대 중 3대가 중국에서 생산될 정도로 막대한 수요가 있는데다 최근에는 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중국 현지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수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 LCD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에서 들어오는 LCD 패널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한 데 이어 국내 생산 의무량을 높였는데 현지생산 체제를 갖춤에 따라 이 제한 역시 받지 않게 됐다.

SK이노베이션 구자영 부회장(사진 우측)과 쉬허이 베이징자동차그룹 회장(사진 가운데), 왕옌 베이징전공 동사장(사진 좌측)이 지난해 4월 중국 베이징 차오양(朝陽)공원에서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 = SK이노베이션 제공SK이노베이션 구자영 부회장(사진 우측)과 쉬허이 베이징자동차그룹 회장(사진 가운데), 왕옌 베이징전공 동사장(사진 좌측)이 지난해 4월 중국 베이징 차오양(朝陽)공원에서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 = SK이노베이션 제공


SK그룹은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으로 중국시장에 발을 깊에 들여놨다. 최대의 중국투자인 우한 화학 프로젝트가 지난 1월 SK브랜드를 단 ‘시노펙-SK화학’ 이름으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고 중국 도시가스 사업도 현지 1위를 달성해 투자 평가액만 1조를 넘어서는 등 큰 성과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 베스크 테크놀로지를 설립해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 중이고 SK하이닉스 역시 중국 우시공장을 운영 중이다. 사실 SK의 중국 사업은 1992년 한·중 수교 이전부터 준비됐다. 국내 기업 최초로 1990년 푸젠성에 비디오테이프 공장을, 1991년 베이징 지사 설립을 허가받기도 했었다.

최태원 회장은 중국 사업과 관련, “SK의 중국 사업은 30년을 보고 현지 기업 관점으로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긴 안목으로 추진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삼성SDI 박상진 사장(좌측에서 아홉번째)과 섬서성 로우친젠 성장(좌측에서 여덟번째) 등 주요 관계자들이 삼성SDI 시안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사진 = 삼성SDI 제공<br />
삼성SDI 박상진 사장(좌측에서 아홉번째)과 섬서성 로우친젠 성장(좌측에서 여덟번째) 등 주요 관계자들이 삼성SDI 시안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사진 = 삼성SDI 제공


삼성그룹은 중국을 단순한 생산기지나 판매시장이 아닌 ‘제2의 본사’로 인식하고 있고 삼성전자·SDI, 시안 반도체 및 EV 배터리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이징현대는 중국 4대 자동차 메이커로 우뚝 섰다. 강성노조 탓에 중국 투자계획에 대해 조심스런 움직임이지만 충칭에서 제4공장을 추진 중이다.

CJ그룹은 홈쇼핑업체 둥팡(東方)CJ를 세워 중국 내 매출 1위 업체로 현지 내수 장악에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랜드, 아모레퍼시픽, 오리온 등도 중국 시장에서 대표 한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와 협조적이고 일관된 정부정책, 세계 최대 수준의 시장으로 구매력과 수요가 높게 형성돼 있어 해외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투자처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힘 세진 왕서방’ 거침없는 M&A=오는 19일 개막하는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성화 봉송 장면을 보면 낯선 로고가 눈에 들어온다. 봉송 주자의 티셔츠와 바지, 헤어밴드, 아대, 신발, 양말에 새겨진 ‘361°’가 그것이다. 이 브랜드는 중국 최대의 스포츠 의류 브랜드 361디그리스(Degrees)의 로고다.

회사의 역사가 11년에 불과한 361디그리스는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당시 공식 후원사로 나서 아시아 전역에 브랜드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4년 뒤에는 중국을 넘어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프레스티지 파트너로 나섰다.

이 브랜드가 프레스티지 후원사 자격을 따낸 비결은 다름 아닌 돈이다. 361디그리스는 이번 아시안게임이 아시아 전 지역에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최소 1500만달러(한화 약 152억원) 이상의 후원금을 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두 번의 아시안게임(1986년 서울·2002년 부산)에서는 모두 우리나라 패션 기업인 제일모직이 의복 용품을 공식 후원했다. 제일모직도 적잖은 금액을 조직위 측에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른바 ‘중화자본’의 힘에는 부족했다.

이처럼 막강한 파워로 무장한 ‘중화 자본’은 날이 갈수록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공격적 M&A를 통해 해외 기업을 잇달아 인수 합병하는가 하면 부동산 등기부에 이름을 올린 중국인(홍콩 출신 포함)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 기업의 M&A는 거침이 없다. 7월까지 집계된 올해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M&A 건수(지분투자 포함)와 거래총액은 각각 250건과 439억달러(약 45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거래건수와 총액이 171건, 323억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46%, 36% 늘었다.

특히 올해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M&A가 성사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PC 제조사인 레노버는 올 1월 29억1000만달러를 구글에 지불하고 모토로라를 매입했다. 레노버는 모토로라 인수 직후 삼성과 애플의 뒤를 이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 브랜드 자리를 꿰찼다.

둥펑자동차는 올해 2월 프랑스 자동차 메이커인 푸조·시트로엥(PSA)의 지분 14%를 사들였고 게임업체 텐센트는 올 3월과 8월 우리나라의 CJ게임즈와 파티게임즈에 각각 5억달러와 2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취득하면서 국내 게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중화 자본은 땅 욕심도 많다. 중국과 홍콩 등 범중화계 자본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지역은 미국과 우리나라다. 미국에서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대도시에,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 관광지인 제주도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미국 뉴욕 시장에서 거래된 부동산 거래량 중 중국인이 거래에 참여한 건수는 2643건에 달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4년 사이 제주도 내 토지를 매입한 외국인 중 43%가 중국인일 정도로 중화 자본의 침투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린 루이밍 중국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국 기업과 중화 자본을 진정한 글로벌 경쟁자로 간주하는 경쟁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걸맞은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효율적 재화 분배 차원에서 중국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최원영 기자 lucas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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