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9일 금요일

  • 서울 12℃

  • 인천 11℃

  • 백령 10℃

  • 춘천 9℃

  • 강릉 17℃

  • 청주 11℃

  • 수원 11℃

  • 안동 10℃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10℃

  • 전주 10℃

  • 광주 9℃

  • 목포 11℃

  • 여수 13℃

  • 대구 13℃

  • 울산 14℃

  • 창원 13℃

  • 부산 13℃

  • 제주 13℃

파리로 간 파리바게뜨, 까다로운 ‘파리지앵 입맛’ 잡았다

파리로 간 파리바게뜨, 까다로운 ‘파리지앵 입맛’ 잡았다

등록 2014.09.02 07:40

김보라

  기자

바게뜨 하루 평균 700개 이상 판매프랑스 제빵사등 현지화 전략 통해

파리바게뜨 파리 샤틀레점파리바게뜨 파리 샤틀레점


‘제빵왕’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새도전이 빛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달 ‘바게트 종주국’인 프랑스 파리에 깃발을 꽂고 입맛이 까다롭다는 파리지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어서다. 이같은 성과는 1988년 서울 광화문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열었던 허 회장의 26년 ‘제빵 외길’ 집념이 밑바탕된 결과라는 업계의 평이다.

◇‘파리지앵’ 파리바게뜨에 꽂히다=파리바게뜨는 국내 최초로 프랑스 파리 진출해 순항 중이다. 빵의 종주국이라고 불리는 프랑스에서 국내 제빵업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평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 오픈한 파리바게뜨 샤틀레점이 하루 평균 판매 700여개의 바게뜨를 꾸준히 판매하고 있다. 파리바게뜨가 위치해 있는 샤틀레 인근 빵집들은 하루 평균 500개 정도의 바게뜨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파리 샤틀레점은 골목 곳곳에 작은 회사들과 주변에는 루브르박물관 노트르담성당 등 유명 관광지인 만큼 현지 소비자들과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며 “계속해서 매출이 좋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파리바게뜨는 프랑스 시장을 공략할 무기로 ‘맛의 현지화’을 택했다. 식사용 빵이 주류인 나라인 만큼 본토 방식대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프랑스인들의 소비패턴에 맞게 파리바게뜨는 마들렌, 크라상와, 패스츄리, 바게뜨 등을 중심으로 선보이고 있다. 향후 속을 채운 빵은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소보르, 팥빵 같은 빵보단 프랑스인들이 주로 즐겨먹는 메뉴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며 “프랑스의 휴가철이 끝나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프랑스인들의 눈높이와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프랑스 제빵사만 고용하고 프랑스 전통 재료와 전통 제빵 방식만 고수하고 있다. 최상의 원료를 사용하고 70여년간 축적해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집중시켜 제빵 장인들이 제품을 직접 만드는 ‘프리미엄 아티잔 불랑제리’ 콘셉트를 선보였다.

회사 측은 “프랑스 파리 샤틀레점을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로 운영하며 유럽을 비롯해 캐나다 등 범프랑스 문화권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콧대높은 ‘파리지앵’···성공의 지름길 ‘프랑스’=프랑스에서 빵은 한국과는 조금 다르다. 한국에서는 부식에 가까운 음식이지만 프랑스에서의 빵은 그들의 주식이자 하나의 문화로 인식될 만큼 중요하다. 이 때문에 프랑스인들은 자국에서 만들어 내는 빵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자부심이 높다.

이런 문화를 지키기 위해 프랑스 정부는 법률로 정의하고 프랑스 빵은 오직 밀가루, 물, 소금으로만 만들어져야 하며 자연발효를 거치거나 이스트를 사용해야 한다. 이 기본 재료가 아닌 다른 재료를 추가로 사용해서 만든 빵은 바게트라는 이름을 붙이고 판매할 수 없다. 또 식사용 바게트나 식빵은 냉동빵 사용을 금지시킬 정도로 엄격하다.

각종 규제와 함께 프랑스는 동네마다 전통 있는 빵집이 있기 때문에 프렌차이즈가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라고 업계에선 입을 모으고 있다. 과거 각국의 유명 베이커리 업체들이 진출했지만 고배를 마시기 일쑤였다. 이렇듯 프랑스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불모지’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프랑스에 진출해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성공할 경우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어 각국의 업체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파리 진출은 큰 의미가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세계 제과제빵 1위 기업’이라는 야심찬 목표로 세운만큼 바게트의 종주국인 프랑스 시장에서의 성공은 넘어야할 과제다. 또 지난 1986년 정통 프랑스풍 베이커리를 표방하며 문을 연지 26년만에 바게트의 본고장인 파리에서 도전이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프랑스인들의 식탁에서 빵은 그들의 식문화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음식”이라며 “그만큼 입맛이 까다롭다. 파리바게뜨가 프랑스인들을 사로 잡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프랑스를 토대로 유럽 전 지역으로 뻗어나가는 브랜드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김보라 기자 kin337@

뉴스웨이 김보라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