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시도하는 현대車, 바닥 확인했나

파업·엔저 리스크에서 6거래일 연속 강세

“이미 선반영된 소재··· 영향은 크지 않아”

신차 효과 등 생산성 향상이 주가 반등 관건

현대자동차가 또다시 강세로 마감하면서 최근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부각된 노사 갈등에 엔저(低)에 대한 우려까지 작용하며 악재가 연이어 터졌지만 주가는 오히려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는 전날보다 2000원(0.87%) 오른 23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오름세며 이 기간 상승률은 4.02%에 달한다.

특히 이날 상승세는 의외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지역에서의 분쟁이 다시 촉발되면서 글로벌증시가 일제히 하락했고 코스피 역시 이날 6거래일 만에 약세로 돌아서며 2070선 밑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현대차를 둘러싼 주변 환경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현대차 노사 양측은 통상임금 적용 및 임금협상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접점을 찾지 못한 체 논의가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 노조가 회사 측을 압박하기 위해 부분파업에 돌입했고 이는 결국 현대차의 손실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다시 하락 추세를 보이는 엔화 가치도 부담이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산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인하되는 효과가 나타나 일본차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의 상대적 가격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까지 달러당 100엔 언저리까지 하락했던 엔화 환율은 지난 11일부터 다시 상승 기류를 타며 장중 한 때 104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달러 대비 엔화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소폭 감소한 103.77엔에 거래를 종료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악재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당장 주가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그동안 저평가된 대형주로서 외국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은 이날까지 현대차의 주식에 대해 8거래일 연속 큰 폭의 순매수를 기록중이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들의 사들인 주식은 1741억원 어치를 순매수해 같은 기간 466억원, 1219억원 매도를 기록하고 있는 개인과 기관과 엇갈린 매수 전략을 취하는 모습이다.

때문에 증시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과거 사례와 비교해 볼 때 임금협상 관련 파업 마지막 날 기점으로 3개월 간 현대차 주가는 평균 7% 가량 상승했다”며 “지금의 파업 기간의 주가 조정은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BK투자증권 홍진호 연구원도 “엔저가 일본차 업체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나 현지 생산체제가 충분히 구축된 상태에서 가격경쟁력 변화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며 “오히려 하반기 제네시스, LF소나타 등 신차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문제들의 대한 가시적인 성과 없이는 눈에 띄는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NH농협증권 이상현 연구원은 “비정규직과 관련해 노사가 일부 타협점을 찾았고 통상임금 관련 문제도 일정부분 합의 도출에 나설 것”이라며 “향후 과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비용 상승요인을 넘어서는 생산성 향상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