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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극장가, 블록버스터 제압 저예산 공포영화···왜?

[NW 기획]여름 극장가, 블록버스터 제압 저예산 공포영화···왜?

등록 2014.07.28 09:28

김재범

  기자

여름 극장가, 블록버스터 제압 저예산 공포영화···왜? 기사의 사진

여름 극장가 흥행 주력은 이견이 없는 한 ‘공포’가 주인공이다. 무더운 여름 오싹한 공포영화 한 편이면 서늘한 기운을 느끼기에 그만이다. 빵빵한 냉방 속 극장에서 극강의 공포영화 한 편 관람이면 웬만한 휴가 계획이 부럽지 않을 정도라고 공포 영화 마니아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공포영화 관람이 체온을 낮추는 효과마저 있다고 하니 일석이조 아니겠나. 올여름 극장가를 장악한 공포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아니 이미 예전부터 여름 극장가는 공포가 주인공이었다.

(사진 위부터) 주온, 소녀괴담, 분신사바2(사진 위부터) 주온, 소녀괴담, 분신사바2

◆ 동양 공포영화의 핵심은 ‘귀신’

7월 현재 극장가 최강의 공포영화는 일본 호러영화의 대명사가 된 ‘주온’ 시리즈의 3번째 작품, ‘주온: 끝의 시작’이다. 기분 나쁠 정도의 신경질적인 효과음과 하얗게 칠한 얼굴에 시커먼 눈동자, 브레이크 댄스에 버금가는 꺾기 동작은 한 때 개그 프로그램의 패러디로 인기를 끌 정도였다. 하지만 극장에서 ‘주온’을 본다면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 선 쉽게 보기 힘들다.

현재 ‘주온: 끝의 시작’은 박스오피스에서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를 앞서 있다. 스크린수에선 70여개 정도가 더 적지만 상영 횟수에선 오히려 하루 평균 180회 이상 많다. 관객들이 그 만큼 ‘주온’에 대한 관람 욕구가 크다는 점이다.

한중 합작영화 ‘분신사바2’ 역시 ‘주온: 끝의 시작’과 함께 같은 날 개봉 후 하루 평균 1만 정도의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 중이다. ‘분신사바’는 십 수 년 전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확인되지 않은 ‘소환술’(귀신을 부르는 행위)을 말한다. 앞서 개봉한 한국 공포영화 ‘소녀괴담’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흥행에 성공했다.

세 영화 모두 공통점이 있다. ‘귀신’이 등장한다. ‘주온’의 아이콘 ‘토시오’, ‘분신사바’의 소환술, ‘소녀괴담’의 소녀귀신 모두 영혼을 소재로 한 공포 임팩트가 대중들의 입맛에 주효한 결과다.

‘주온: 끝의 시작’을 홍보하고 있는 영화사 하늘 관계자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동양권 공포영화의 특징은 귀신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특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얘기가 많다”면서 “이 같은 호기심이 여름 극장가의 흥행 코드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온: 끝의 시작' 중 한 장면'주온: 끝의 시작' 중 한 장면

◆ 귀신만 공포영화의 주인공?

사실 ‘귀신’만이 공포영화의 주인공은 아니다. 일종의 브랜드화 혹은 시리즈로 진화시키는 한국형 공포영화의 진화가 흥행에 한 몫하고 있다. 1998년 처음 개봉 후 5편까지 이어진 ‘여고괴담’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1편의 경우 전국 150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한국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 이듬해 2편이 개봉했고, 2003년 3편 ‘여고괴담: 여우계단’, 2005년 4편 ‘여고괴담: 목소리’, 2009년 5편 ‘여고괴담: 동반자살’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8년에는 ‘고사: 피의 중간고사’가 개봉 후 2010년 ‘고사2: 고생실습’이 개봉해 또 하나의 브랜드 공포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브랜드화를 이룬 공포영화의 또 다른 특징은 배경이다. 모두 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올해 개봉해 흥행한 ‘소녀괴담’ 역시 이른바 ‘학원 공포물’이다. 사실 학원물의 경우 한계점이 명확하다. 한을 품고 죽은 영혼이 학교를 떠나지 못하고 저주를 내린다는 정해진 공식 안에서 어떤 변주를 이끌어 내느냐에 대한 핵심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구전’ 효과가 그 변주를 대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영화사 하늘 관계자는 “‘주온’ 1편의 경우 이미 10년 전에 개봉했다. 워낙 인기가 높았던 작품이다”면서 “이번 3편의 경우 10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펼쳤다. ‘예전에 인기가 높았던 공포영화라던데’란 구전 효과가 10대들을 중심으로 퍼져갔다. 그 점이 성적에 큰 몫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10대들의 경우 과거 극강의 공포를 자랑했던 여러 공포 영화 혹은 새로 시작하는 공포 영화를 두고 ‘넌 본적 있냐’ ‘혹시 볼 수 있겠냐’는 식의 입소문이 퍼진 다는 것. 실제 지난 해 말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할리우드 공포영화 ‘컨저링’의 경우 10대들 사이에서 SNS를 통해 이런 식으로 입소문이 퍼졌다.

‘주온: 끝의 시작’ 홍보를 맡은 영화사 하늘 관계자는 “여름 시즌은 대작 영화들의 격전장이다. 고래들의 싸움이 벌어지는 전쟁터에서 반대로 새우의 생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 “쏟아지는 블록버스터 속에서 저예산 공포영화의 장점이 10대들에게 강렬한 자극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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