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8일 목요일

  • 서울 16℃

  • 인천 14℃

  • 백령 12℃

  • 춘천 20℃

  • 강릉 15℃

  • 청주 19℃

  • 수원 15℃

  • 안동 16℃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18℃

  • 전주 16℃

  • 광주 15℃

  • 목포 14℃

  • 여수 16℃

  • 대구 18℃

  • 울산 14℃

  • 창원 16℃

  • 부산 14℃

  • 제주 13℃

사면초가 대기업, 내수·환율·총수부재·규제···고독한 싸움 中

[포커스]사면초가 대기업, 내수·환율·총수부재·규제···고독한 싸움 中

등록 2014.07.29 07:30

최원영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와 원화강세, 세월호 사태로 내수까지 실종
총수 부재 속 통상임금 등 노동계 갈등도 불거져
투자 늘리라는 정치권 압박까지··· 사내유보금 과세 등 기업규제 계속

사면초가 대기업, 내수·환율·총수부재·규제···고독한 싸움 中 기사의 사진


대기업들이 안팎의 악재 속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다. 계속되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세월호 사태로 인한 내수 실종까지 겹치며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원화강세는 기업들 수출길을 막아버렸고 통상임금, 근로시간단축, 정년연장 등 인건비폭탄을 야기할 노동계 이슈들과 직면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룹 컨트롤 역할을 해야 할 총수들은 건강문제나 사법처리 등으로 다수가 부재 중이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에서 투자가 없다는 정치권과 정부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사내유보금 과세와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 저탄소협력금제도 등 기업들에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규제들 속에서 투자까지 늘려야하는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다.

사면초가 대기업, 내수·환율·총수부재·규제···고독한 싸움 中 기사의 사진


25일 재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내내 국내 대기업들은 ‘위기’를 강조하며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를 우려해 왔다.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 하반기 세계경제는 미국 출구전략 속도와 중국시장 회복 지연, 이라크 내전으로 인한 오일쇼크, 일본 아베노믹스로 인한 원화강세 등 위기로 가득하다.

세월호 참사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는 좀처럼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고 기업들은 가정의 달 5월 특수와 6월 월드컵 특수까지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지난 6월 각각 2.6%, 3.3% 매출이 감소했다.

일본 아베노믹스와 미국 양적완화 탓에 원화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출 기업들은 비상이다. 환율절상률만큼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데 국제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선 환율 하락분만큼 가격을 인상하지 못한다. 우리 기업으로선 매출이 증가해도 영엽이익이 늘지 않고 채산성만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통상임금 문제도 국내 제조업계가 넘어야 할 산이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면 각종 수당도 오르는 효과가 있는데 한국GM과 쌍용차는 노조의 요구를 일부 수용했다. 이 효과는 현대차 압박으로 이어졌다. 현대차는 노조와 통상임금을 급여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임단협을 놓고 대치 중이다.

통상임금을 포함해 근로시간단축과 정년연장 등 노동계 이슈들은 기업들에 인건비 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어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이런 위기를 이겨내야 할 재계는 ‘총수 부재’라는 오너리스크로 속앓이 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을 대표하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와병 3개월째에 들어갔다. 재계 서열 3위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동생 최재원 부회장은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수감생활 중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이후 건강문제로 해외를 드나들며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과 장남 조현준 사장 등도 탈세 등의 혐의로 법정공방 중이고 고령의 조 회장은 건강이 악화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CJ그룹의 이재현 회장도 횡령 및 배임, 조세포탈 혐의로 공판을 벌이고 있는데 건강상의 문제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임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그룹 컨트롤역할을 해야하는 총수들의 공백에 통 큰 투자와 신속한 속도경영은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더 문제는 이런 상황은 무시한 채 ‘경기 안 좋은데 투자가 없다’면서 다그치는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이다. 사내유보금 과세가 대표적이다. 사내유보금은 기업들이 쓰지 않고 기업내 쌓아놓은 돈을 말하는데 이 돈에 세금을 부과해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게 정부와 정치권의 취지다.

재계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법인세를 내고 있는 기업에게 과세를 하는 것은 이중과세이고 사내유보금이 줄어들어 자기자본 확충이 둔화되면 재무구조 악화가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기존 유보금에 대한 과세 대신 다소 완화한 기업이 이익금의 일정 비율을 임금 인상이나 투자, 배당에 쓰지 않으면 나머지 이익금에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기업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정부는 규제혁파를 외치고 있지만 새롭게 시행되는 탄소배출권 거래제와 저탄소차협력금제도 역시 기업들에 상당부분 부담을 안겨주는 규제들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탄소배출권거래제는 각 기업별로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할당해 그 범위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도록 하되 여분이나 부족분은 다른 기업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경제단체들은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산업계가 떠안아야 할 경제적 부담을 토로하며 배출권거래제 시행 시기를 2020년 이후로 연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산정근거 공개, 배출전망치 재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저탄소차협력금제도는 고탄소차 구매자로부터 부과금을 걷어 저탄소차의 구매자에게 보조금으로 재분배하는 개념을 갖고 있다.

저탄소협력금제도는 상대적으로 저탄소차를 주력 차종으로 보유한 유럽산 자동차에 유리한 제도라는 평가가 많다. 국산 고가 고탄소차의 수요가 외산 고가 저탄소차로 돌아서게 될 것으로 분석되며 국산차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외에 유해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과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도 재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행을 불과 5개월여 앞두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리스크에 대비하고 안전한 투자처를 찾고 싶어한다”면서 “정부가 기업들 상황을 외면한 채 투자를 강제하면 부작용만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가 오락가락하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규제들을 풀어줘 기업들이 투자하고 싶은 분위기만 조성된다면 기업 투자는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