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시기와 질투 속에서 고독을 친구로 삼는다’는 말처럼 이순신 장군은 한반도 역사에서 절대 지울 수 없는 존재감이다. ‘칠전량’ 전투 후 괴멸된 조선 수군을 이끌고 왜군의 대함대를 격파한 ‘명량해전’은 전 세계 역사가들도 지금까지 불가사의로 꼽는다.
그 유명한 명연설이 이때 나온다. ‘필생즉사 필사즉생’, 살고하자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시대를 관통한 강력한 리더십이다. 물론 ‘명량’은 카리스마가 아닌 인간적 고뇌 속에 묻힌 갈등과 번민이 핵심이다.
‘세월호’ 참사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가고 있다. 그때 지도층이란 사람들은 앞 다퉈 생색내기에만 급급했다. 정치권도 그랬다. 지금도 그렇다. 국민이 우습고 국민을 업신여김은 극에 달하고 있다. 꼭 400년 전 우왕좌왕하며 재 살길만 찾아 해맨 한심한 조정과 왕의 모습을 연기하고 있는 것 같다.
‘명량’ 속 이순신 장군은 말한다. 스스로 죽기를 원하면서.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그 다음 왕이 있는 것이다”라고. 400년이 지난 지금도 그분이 죽기를 각오했던 그 바다 한 가운데 아직도 잠들어 있는 한 맺힌 넋들이 울고 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이 하루 남았다. 이순신 장군이 통곡할 일이다. 시대의 아이러니다.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cine51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