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5일 목요일

  • 서울 16℃

  • 인천 14℃

  • 백령 10℃

  • 춘천 18℃

  • 강릉 20℃

  • 청주 18℃

  • 수원 15℃

  • 안동 18℃

  • 울릉도 15℃

  • 독도 15℃

  • 대전 18℃

  • 전주 17℃

  • 광주 17℃

  • 목포 13℃

  • 여수 16℃

  • 대구 21℃

  • 울산 16℃

  • 창원 18℃

  • 부산 18℃

  • 제주 14℃

‘DAUM’과 합병···제2의 도약 노리는 승부사

‘DAUM’과 합병···제2의 도약 노리는 승부사

등록 2014.06.17 07:45

김아연

  기자

[CEO 리포트]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제공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제공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한게임부터 NHN, 카카오까지 항상 틀을 깨는 사고방식으로 승부사다운 면모를 보여 왔다. 이 때문에 김 의장이 일반적인 상장 대신 다음과의 합병을 택했을 때도 그의 파격 행보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컸다.

실제 이번 합병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코스닥에 상장한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했다기보다는 카카오가 다음을 통해 우회 상장한 것으로 업계는 김 의장이 이번 ‘다음카카오’로 제2도약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접 상장을 하면 가능성을 시장에 증명해야 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주가하락을 감내해야 하지만 우회상장을 하면 미래 가치를 증명할 시간을 충분히 벌 수 있다. 여기에 다음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인력과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는 점도 큰 이점이다.

현재 카카오톡과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게임, 스토리 등 국내 모바일 서비스 외 다른 수익이 필요했던 카카오의 경우 다음과의 이번 합병으로 사업 모델을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것은 물론 정체돼 있던 해외 사업까지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김 의장의 합병 결정은 한게임(현 NHN엔터테인먼트)과 네이버컴(현 네이버)의 합병 상황과도 유사하다.

지난 1998년 한게임의 창업으로 첫 모험을 시작한 김 의장은 당시 고스톱과 포커 게임에 ‘아바타’를 통한 유료화라는 혁신 모델을 적용시키며 큰 성공을 거뒀던 상태였다. 충성도 높은 회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당시 업계에서는 회원 기반이 두터운 한게임만으로도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평가였지만 김 의장은 2000년 과감히 주식스와프 방식으로 합병을 결단, NHN(현재 네이버)을 출범시켰다.

네이버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다음, 야후코리아, 라이코스코리아, 엠파스 등에 밀려 업계 4∼5위권에 머무르던 회사였다.

물론 이마저도 마냥 순조롭지는 않았다. 한게임은 검색보다 게임 사업이 더 유망해 불리한 합병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검색 사업에서의 성공만을 꿈꾸던 네이버의 직원들은 게임 사업에 대한 이질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회원이 급증하면서 지속적인 투자를 필요로 했던 한게임으로 인해 2000년 회사의 적자는 크게 늘었고 대내외적인 우려의 목소리는 커져갔다.

그러나 결국 2001년 3월 한게임의 유료화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NHN은 하루에만 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그 후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다시 상승하며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선구적인 모델을 구축했다.

이후 한게임 이용자들의 네이버 유입과 ‘지식인’ 서비스의 대박으로 검색사업까지 대박을 터뜨리면서 NHN은 당시 업계를 선도했던 다음과 프리첼 등을 따돌릴 수 있었다.

네이버는 그때부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으며 현재는 국내 시장점유율 75%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김 의장이 한게임을 네이버와 합병하며 번 돈만 수백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김 의장과 이해진 의장(현 네이버 의장)과의 인연이 오래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네이버를 포털 1등에 등극시킨 그는 2008년 돌연 NHN을 떠나 미국행을 택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김 의장과 이 의장 간의 사이가 벌어지면서 좋지 않은 이별이 됐다는 이야기도 나돌았으나 김 의장은 미국에서 조용히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미국에서는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됐고 미국에서 아이폰 문화를 충분히 접한 그는 한국에서도 어플리케이션이 뜰 것이라고 판단, 카카오톡을 출시했다. 재충전의 시간이 오히려 그에게 득이 된 셈이었다.

김 의장은 스마트폰의 급속한 확산에 주목하면서 카카오톡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했으며 덕분에 카카오톡은 기존 PC 기반 메신저를 누르고 단숨에 ‘국민 메신저’ 자리에 올랐다. 전 세계 1억3000만명의 회원수를 확보한 카카오톡은 카카오게임하기,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그룹 등의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했다. 카카오는 지난 해 매출액이 2100억원을 넘었다.

김 의장은 네 번째 승부수로 다음을 선택했다. 다음은 여전히 3800만명의 한메일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결합한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업계가 기대하는 이유다.

특히 업계는 과거에 그랬듯 김 의장이 새로 출범할 ‘다음카카오’를 기존의 네이버를 능가할 무기로 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와의 합병으로 다음을 이겼던 김 의장이 다음과의 합병으로 친정과 같은 네이버를 누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범수 의장은
▲1966년 서울특별시 출생 ▲1990년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 학사 취득 ▲1992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산업공학 석사 취득 ▲1992년 삼성 SDS 입사 ▲1998년 한게임(현 NHN엔터테인먼트) 설립 ▲2000년 네이버컴 공동대표이사 사장 ▲2001년 NHN 공동대표 이사 ▲2004년 NHN 대표이사 사장 ▲2004년 4월~2005년 3월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2005년 10월~2006년 12월 NHN 글로벌 담당 대표이사 ▲2007년 1월~7월 NHN USA 대표 ▲2007년 8월~2008년 6월 NHN 비상임 이사 ▲2010년 아이위랩 대표 ▲2011년 카카오 이사회 의장 ▲2011년 7월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