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 사태 여파
“보고서를 참고하세요”라는 답만
정상적인 기능도 약화돼
정보 음성화 문제로 번질 수도
CJ E&M 실적 정보 사전 유출 사태 이후 증권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이 몸 사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형 상장사들이 1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실적 발표나 주요한 사항들이 공시되면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애널리스트에게 전화를 통해 조언을 구한다.
이 과정에서 미공개 된 정보를 유출하면 물론 법적인 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애널리스트들의 본연의 기능인 분석과 해설도 약해지는 모습이다.
전날 한 애널리스트는 “CJ E&M 사건 이후 보고서가 나가기 전에 어떤 말씀을 드리는 것도 힘들다”며 “금융당국과 회사에서 미공개 정보 이용에 대해 조심하라고 하니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 역시 “실적에 관해서는 내일 보고서를 통해서 확인하면 될 것 같다”며 “녹취가 되고 있으니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CJ E&M 사건 이후 애널리스트들이 몸을 사리면서 본연의 기능까지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에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당장에 주가가 떨어져도 이에 대한 정보가 더 위축되니 답답하다는 설명이다.
한 투자자는 “주가 낙폭이 크거나 실적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을 때 애널리스트들에게 직접 전화해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런 정보가 원천 봉쇄되다 보니 오히려 불안감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번 사태로 인해 증시 정보가 음성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CJ E&M 사태로 인해 애널리스트들의 원래의 기능까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며 “물론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순기능 까지 위축되면 문제가 또 다른 곳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pje88@
뉴스웨이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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