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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프랜디(Friendy)’가 깨어난다

[기고]봄, ‘프랜디(Friendy)’가 깨어난다

등록 2014.04.28 15:34

수정 2014.04.29 11:58

문용성

  기자

(주)뉴블럭 종이발자국 김윤호 대표

봄, ‘프랜디(Friendy)’가 깨어난다 기사의 사진

‘프랜디(Friendy)’란 단어가 있다. ‘프랜드(Friend)와 대디(Daddy)의 합성어로 친구 같은 아빠를 뜻하는 말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와 학원으로만 ‘뺑뺑이’ 돌다보면 잃어버리기 쉬운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감을 키워주려는 부모들이 늘다보니, 아이들과 잘 놀아주며 정서적 교감을 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놀이와 교육을 하려는 부모들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유행에는 어린 시절 바쁜 아버지와 같이 놀지 못해, 경제적으로는 안정이 되었지만 정서적으로는 큰 어려움을 겪었던 세대들이 부모가 되면서 내 아이에게만은 같이 놀아주는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는 소망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아이의 안전 또한 주요한 고려 요소이기 때문에, 무조건 산과 들에서 뛰어 노는 것을 지향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최근 어린이 소비시장에서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하는 것이 바로 어린이 놀이 체험전이다.

어린이 놀이 체험전은 종이, 밀가루, 모래, 콩 등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만지고, 던지고, 굴리는 체험들을 통해 마음껏 땀과 재미를 발산하는 프로그램들이다. 과거 전시나 공연 등의 한정된 체험이 아이들의 흥미와 주의를 5분 이상 끌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면, 놀이형 체험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가 주체가 돼서 놀이에 직접 참여하고, 놀이를 디자인하며 끌어간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몇 년 사이에 어린이 소비시장의 핵심 콘텐츠로 급부상했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여러 가지 상황이나 도구들을 사용, 응용하고 놀이에 끌어들임으로써 관점의 전환을 통한 창의성 체험을 하기도 하고, 또한 자신의 놀이를 스스로 만든다는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체험전은 그 자체가 놀이에 해당하지만, 공연의 개념을 적용해 한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인원을 한정하고 인솔교사를 배치함으로써 아이들의 안전과 놀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특징이 있다. 또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아이 혼자 할 수도 있지만, 부모도 같이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아이와 정서적 교감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부모들에게도 제공한다.

이런 놀이 체험전들이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 노는 것이 아니라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정서가 제한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지적이 단점으로 꼽힐 수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요즘처럼 미세먼지의 공포나 놀이터나 잔디 등에서 옮는 여러 유해 바이러스의 위협이 있는 시대에 ‘안전’과 ‘건강’이라는 면에서 아이에게 최상의 환경이라는 주장도 있다.

아이들의 체험식 교육이란 것이 시간과 장소에 따라 결국 일장일단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테마형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재미와 창의 또는 교육적 목적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시대적 사명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최근의 직접참여형 문화는 체험전이라는 독특한 놀이문화의 탄생을 가져왔다. 이제는 공연과 전시의 입장권을 예매하는 온라인사이트에서 어린이체험전이라는 항목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놀이체험전들은 종이나 가루 같은 일상적인 소재를 연극의 기법인 ‘낯설게 하기’라는 관점으로 주목하면서 새로운 방법으로 사물을 대하며 창의적인 응용력을 기른다는 교육적 효과도 탁월하지만, 무엇보다도 평소에는 못해보았던 여러 가지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풀어 준다는 정서상의 효과가 가장 큰 강점이다.

일례로 대표적인 체험놀이터인 ‘종이발자국’에는 두루마리 화장지를 마음껏 풀고 노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집에서는 지저분해진다며 또는 한 칸씩 아껴서 쓰라고 해서 아이들에게 은근한 스트레스를 안겨 주었던 제약을 과감히 깸으로써 아이들에게 짜릿한 일탈감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종이발자국’에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한 계기는 소비자층이나 유행을 계산한 것이 아니라, 그냥 내 아이에게 안전하고 재미있고, 도움이 되는 그런 놀이터를 만들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프랜디의 일면’을 보여 주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어린이 시절에 이뤄지는 부모와의 정서적 교감이 갈수록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즘, ‘프랜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놀이 체험전을 찾아 내 아이와 끈끈한 ‘우리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

(주)뉴블럭 종이발자국 김윤호 대표

뉴스웨이 문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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