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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142분의 뉴욕 도심 활공쇼 “와우!!!”

[무비게이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142분의 뉴욕 도심 활공쇼 “와우!!!”

등록 2014.04.21 16:12

김재범

  기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142분의 뉴욕 도심 활공쇼 “와우!!!” 기사의 사진

이미 샘 레이미 감독이 완성했던 트릴로지 3부작 ‘스파이더맨’에서도 나왔다. 주인공 피터 파커의 삼촌 벤 파커는 조카에게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영웅으로서의 삶에 대한 하나의 지표를 전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그 한 마디는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색깔을 확고하게 만드는 하나의 기준이었다. 이후 리부트된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전작의 다소 어두운 면에서 벗어나 코믹스적인 느낌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번 속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에서 보여 준 그 대사가 주인공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의 심연 밑바닥에 깔린 듯 다소 침잠된 분위기다.

스토리는 몇 개의 맥으로 갈린다. 우선 피터 파커의 부모님의 얘기가 공개된다. 윌리엄 데포우가 CEO로 있던 오스코프사가 전면에 등장한다. 샘 레이미 감독의 1편 ‘스파이더맨’과는 배경이 동일하지만 완전한 다른 스토리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142분의 뉴욕 도심 활공쇼 “와우!!!” 기사의 사진

리차드 파커는 사실 오스코프사에서 근무하던 연구원이다. 이들은 인간의 유전자를 이용해 어떤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슈퍼 거미를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리차드는 오스코프사의 검은 속내를 알게 되고 이를 폐기한다. 아내와 함께 아들 피터를 자신의 형인 벤에게 맡기고 오스코프의 추적으로부터 피신하던 중 끝내 사망하게 된다. 물론 이들 부부는 아들에게 무언가를 남기게 된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피터 파커가 자신의 뿌리를 알게 되고 그에 대해 영웅으로서의 삶에 각성을 하는 과정에서부터 얘기가 시작된다. 그런 과정 속에서 피터는 사랑하는 연인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와의 갈등(갈등이라기 보단 연인을 지켜주고 싶은 결단)을 보이고 그 이면에 트라우마로 자리 잡은 아버지에 대한 비밀 그리고 전편에서 죽은 그웬의 아버지 캡틴 스테이시에 대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물론 이 같은 복잡하고 미묘한 주인공 피터 파커의 내적 성장담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모든 것이라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만들어 낸 히어로 무비의 걸작 ‘배트맨’ 트릴로지의 아류작에 불과할 것이다. 당연히 마크 웹 감독은 균형의 미학을 통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방향을 정확하게 짚어 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142분의 뉴욕 도심 활공쇼 “와우!!!” 기사의 사진

주인공 피터 파커의 내적 갈등 요소인 부모님에 대한 의문, 그리고 연인 그웬을 지키기 위한 고뇌와 함께 시리즈 사상 최강의 빌런 일렉트로(제이미 폭스), 여기에 오스코프사의 후계자이자 악당 그린 고블린이 되는 절친 해리 오스본(데인 드한), 코뿔소 유전자를 이식한 악당 라이노(폴 지아마티) 등 악당 3총사와의 대결이 히어로 무비 관람 재미의 방점을 찍게 한다.

스파이더맨의 광팬이었지만 삐뚤어진 감정 상태로 애정을 증오로 느끼게 된 오스코프사의 전기 기술자 맥스 딜런은 우연한 전기 사고로 전기를 마음대로 다루고 급기야 자신의 신체를 전류로 변환시키는 악당 일렉트로가 돼 최악의 대결을 예고한다. CG를 통해 탄생된 일렉트로의 비주얼은 그동안의 히어로 무비에서 볼 수 있던 그것을 넘어서는 카리스마로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한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142분의 뉴욕 도심 활공쇼 “와우!!!” 기사의 사진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존재는 해리 오스본이다.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1편과 2편 그리고 3편에 연이어 등장한 해리 오스본(제임스 프랑코)과 달리 데인 드한의 해리 오스본은 좀 더 ‘악’의 근원 자체에 접근한 모습이다. 원조 ‘그린 고블린’ 노만 오스본의 다소 해악적인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원작 코믹스 속의 오마주에 해당하는 충격적인 비주얼이 눈길을 끈다.

코믹스 ‘스파이더맨’의 팬이라면 ‘라이노’의 존재감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길 수 있겠다. 이미 지난 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안 정킷 행사에서 마크 웹 감독은 라이노의 분량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을 것이다”고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그리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영화 마지막 부분 해리 오스본과 의문의 사나이가 나누는 대사 속에서 ‘스파이더맨’ 시리즈 속 악당 연합군 ‘시니스터 식스’의 영화화에 대한 힌트가 공개된다. 그에 대한 첫 번째 등장으로 라이노가 등장한 셈이다. 물론 제작진은 도쿄 정킷 당시 ‘시니스터 식스’의 영화화를 확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142분의 뉴욕 도심 활공쇼 “와우!!!” 기사의 사진

주인공 피터 파커의 인간적 고뇌와 내적 트라우마 그리고 시리즈 최강 빌런들과의 대결 속에서 벌어지는 스펙터클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균형미 넘치는 강점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진짜 미덕은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스파이더맨’의 뉴욕 도심 활공 장면이다.

영화 초반 거미 문신가 함께 귓가를 때리는 공기음이 들리면서 관객들은 수백미터 상공에서 떨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묘사가 아닌 실제 관객 개개인이 전 세계 최고의 마천루 뉴욕 도심을 튀어 오르고 내리 떨어지는 직접 체험이 가능한 수준으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진화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142분의 뉴욕 도심 활공쇼 “와우!!!” 기사의 사진

142분의 러닝 타임이 다소 길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관객 한 명 한 명을 진짜 ‘스파이더맨’으로 만들어 버리는 활공 쇼는 그 무엇과도 비교 불가다. 그게 바로 ‘스파이더맨’의 진짜 미덕 아닌가. 개봉은 오는 23일.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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