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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 회장, 사내 토론회서 침묵한 이유는?

임영록 회장, 사내 토론회서 침묵한 이유는?

등록 2014.04.21 15:52

최재영

  기자

임직원 위주로 토론회 분위기 만들어 경청만
직원들 인사 관련 문제제기에 임 회장 심각한 표정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위기극복 대토론회 사회를 맡아 임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 KB금융지주 제공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위기극복 대토론회 사회를 맡아 임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 KB금융지주 제공


“한 신입직원이 저에게 잘 봐달라고 인사 청탁을 해왔습니다. 정상적인 조직에서 이런 행동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국민은행 영업점 한 직원)

KB금융그룹이 지난 18일 경기도 일산 KB국민은행 연수원에서 개최한 ‘ 반성 속의 새 출발, 위기 극복 대토론회’에서는 숨겨왔던 적나라했던 얘기도 쏟아져나왔다. 이 자리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주최한 자리다.

이날 토론회에는 단기 성과주의 극복, 내부 통제 등 세 가지 주제로 임영록 회장,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비롯한 계열사 임원 40여명 및 은행과 카드 영업점 직원 20여명 등 총 60여명의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임 회장은 이날 자리에서 진행 외에는 말을 아꼈다. 자신이 토론회를 주도하면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다.

토론회는 18일 오후 5에 시작해 다음달 밤 12시40분까지 진행됐다.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입밖에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들과 통렬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가장 핵심은 영업점 직원들의 인사 문제였다. 한 직원은 “본부에서 일한 경험도 없는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본부장으로 승진하면 자연스럽게 줄을 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인사 문제를 거론했다.

특히 KB금융의 조직문화쇄신위원회가 3개월간 고민 끝에 내놓았던 쇄신안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쇄신안의 ‘원샷 인사’가 줄서기 문화의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사 시스템 보다는 부당인사를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직원은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한지 1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국민과 주택은행 간 이야기가 나온다”며 “이런 갈등은 평소에는 없지만 인사철마다 나타난다”고 말했다.

무임승차 문제도 나왔다. 또 다른 직원은 “지점 실적이 좋든 나쁘든 아무런 영향이 없으니 누가 일을 하겠냐”며 “조직내 일은 적게 하고 돈은 많이 받아가는 무임승차가 상당수 많은데 조직 분위기를 흐려 구성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최근 잇따라 터진 국민은행 사고와 관련해서는 일벌백계 주장도 적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은해우언의 일탈 사고가 적발되면 대외적으로 후폭풍이 엄청나다”며 “사고를 저지르면 당사자뿐만 아니라 관리자도 부당행위 간과한 이유를 물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부통제가 안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스템보다는 사람 문제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정민규 KB금융 준법감시인은 “윤리의식이 결여된 직원들을 그대로 방치해 결국 총체적인 부실을 초래했다”며 “업무라인 중 계장, 대리, 과장, 차장, 팀장으로 이어지는 업무라인에서 계장, 대리가 잘못해도 차장, 팀장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임 회장은 “지금이 아니면 (앞서 거론된 문제를) 고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치고 KB가 변했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고 주인의식을 갖고 이번 토론을 대전환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KB금융은 오는 24일 삼청공원에서 열릴 최고경영자(CEO)와의 대화에서도 이날 나온 쇄신책에 대해 더욱 심도 있는 토론을 나눌 예정이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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