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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과 천국을 오고간 맷 쿠차

[안성찬의 골프이야기]지옥과 천국을 오고간 맷 쿠차

등록 2014.04.21 10:05

안성찬

  기자

17번홀에서 벙커샷을 하는 맷 쿠차. 이것이 홀로 연결돼 버디를 잡아내 우승했다. ⓒPGA투어닷컴17번홀에서 벙커샷을 하는 맷 쿠차. 이것이 홀로 연결돼 버디를 잡아내 우승했다. ⓒPGA투어닷컴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 골프는 18홀 장갑을 벗고 나서.
승부 이야기다.

정상급 프로골퍼는 기량이 차이가 크게 없다. 그런데 챔피언과 2위는 반드시 나타난다. ‘스코어’라는 잣대 때문이다.

장타를 때린다고 매번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장타력에다 아이언, 퍼팅, 벙커샷, 그린주변에서의 스크램블링까지 좋다면 우승확률은 높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멘탈이 강하면 더할 나위 없다.

그런데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운좋은 놈’은 절대로 못 이긴다.

기량이 뛰어나면 늘 상귀원에는 든다. 하지만 챔피언에게는 뭔가 특별한 행운이 따른다.

21일(한국시간) 끝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힐튼헤드 하버타운 골프링크스(파71·7101)에서 끝난 RBC 헤리티지(총상금 580만 달러).

전 세계골프랭킹 1위 루크 도널드(37·잉글랜드)에게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3라운드까지 2타차 선두였다. 코스가 까다로운 점을 감안하면 우승이 확실시됐다.

그러나 이변은 항상 있는 법.

맷 쿠차(36·미국)에게 당했다. 쿠차는 ‘그분이 오신 날’이었다. 반면 도널드의 경기는 하늘이 별로 도움을 주지 않았다.

4차로 7위로 출발한 쿠차. 10번홀까지 보기없이 버디만 7개 골라내 7타나 줄였다. 11언더파 행진 중.

이와달리 도널드는 10번홀까지 버디 3개, 더블보기와 보기를 1개씩 범해 이븐파로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다. 쿠차에 3타차였다.

17번홀(파3)에서 쿠차는 핀과 1m이내에 붙였다.

도널드는 11, 12번홀에서 줄버디를 챙겼다.

어찌된 일인가. 쿠차는 그 잘나가던 퍼팅이 말썽을 부렸다. 버디찬스에서 첫 번째 퍼팅은 홀을 타고 왼쪽으로 흘렀다. 여전히 1m 이내. 두 번째 퍼팅도 왼쪽으로 빠졌다. 3퍼팅. 순식간에 동타가 됐다.

도널드는 계속해서 파행진.

쿠차는 18번홀(파4)에서 세컨드 샷이 그린앞 벙커에 빠졌다. 위기상황. 그런데 이 벙커 샷이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가 버디가 됐다. 우승쐐기를 박는 ‘천금의 샷’이었다. 통산 7승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쿠차는 특히 2주전 쉘 휴스톤 오픈 최종일 연장전에서 역전패를 당한 한풀이를 멋지게 했다.

2011년 유럽 및 PGA투어에서 상금왕에 올랐고, 세계골프랭킹 1위까지 차지했던 도널드. 2012년 3월 트랜지션스 챔피언십 이후 슬럼프에 빠져 아직 우승이 없다.

쿠차는 193cm 장대키. 그런데 드라이버 거리는 많이 나지 않는다. 장점이 있다. 반드시 피니시를 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드라이브 거리는 평균 268.5야드였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73.21%, 그린적중률 73.61%, 퍼팅 스트로크 게인드는 1.167타였다.

이렇게 각본 없는 드라마틱한 연출을 보면 골프, 상상력을 뛰어 넘는 즐거운 게임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안성찬 골프대기자 golfahn@

뉴스웨이 안성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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