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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주채무계열, 갈등커지는 금융사와 대기업

[포커스]늘어나는 주채무계열, 갈등커지는 금융사와 대기업

등록 2014.04.21 09:17

수정 2014.04.21 09:20

최재영

  기자

구조조정 직접 나선 금융사, 기업들 “경영에 직접 관여”불만
금융사들 살릴 수 있는 “기업들 자구책 없다” 지적
금융사 기업 구조조정 면밀히 들여봐 갈등 심화

금융사가 밀집해있는 여의도금융사가 밀집해있는 여의도


그동안 ‘동반자’ 관계로 불려왔던 금융사와 대기업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 회사들이 존폐위기에 닥치면서 금융사가 직접 구조조정에 나서면서부터다. 여기에 금융당국까지 대기업에 대한 영향을 펼치면서 이제는 금융사와 기업이 ‘애증’관계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TX그룹은 기업회생 전 채권은행들과 수십차례 갈등을 빚었다. 채권은행들은 구조조정을 위해 그룹을 쪼개고 살릴 기업들의 선별에 나서자 기업들은 “채권은행이 직접 경영에도 개입한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과거에는 채권은행은 기업 회생여부를 판단하고 구조조정 기업자금을 투입할지 여부만 판단해왔지만 올해부터는 구조는 더욱 달라진 양상이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대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살리기에만 급급하다 보면 금융사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이제는 대기업이라고 해서 돈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살릴수 있을지 없을 지 판단한 후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목소리 커지고 있는 채권은행
최근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현황을 보면 은행들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확연하게 알 수 있다.

KDB산업은행은 여러 차례에 걸쳐 동부그룹에 “구조조정 속도를 올리라”고 주문했다. 금융당국 역시 동부그룹 임원을 소환해 “구조조정 속도가 너무 늦다”고 질책까지 했다.

산은은 “동부그룹이 자구계획을 발표만 했지 정작 시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는 제2의 ‘STX 사태’나 ‘동양 사태’가 재현되지 말란 법도 없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채권은행과 금감원은 앞서 동양사태에 당시에도 회장과 임직원까지 불러 자구책 마련등을 강하게 요청했다.

과거와는 확실하게 달라진 풍경이라는 것이 금융사들의 얘기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기업이 위험에 빠지면 오히려 은행들이 나서서 개입 살리기에 바빴고 이 때문에 더 많은 자금만 지원해왔다”며 “이제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점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어 대기업이라고 해도 회생가치가 없다면 정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 STX그룹 경우 채권은행이 계열사에서 회생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계열사들을 지원하지 않았다. 주주와 계열사 임직원들이 반발도 만만치 않았지만 채권은행은 그대로 끌고 나갔다.

◇갈등과 줄다리기하고 있는 금융사 대기업
채권은행은 유동성 위기가 우려되는 대기업에 대해 신속한 구조조정 등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대기업들은 여건과 시간 등을 호소하면서 지루한 줄다리기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와 동부, 한진그룹은 각각 자구안을 내놓으며 매각 작업 등을 진행중지만 속도는 매우 더딘 편이다.

특히 현대그룹의 경우 과거 범 현대가와 경영권분쟁 과정에서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의 주식을 통해 발행했던 파생상품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채권단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파생상품으로 지난해 850억의 손실을 봤다. 현대상선은 만기 파생상품 규모만 2000억원에 육박해 이를 해결치 않고서는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부그룹은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매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동부제철과 동부건설의 회사채 만기가 올해 각각 4510억원, 1950억원에 달한다.

기업들 불만도 적지 않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구조조정에 대한 치적과 투입한 채권 회수만을 위해 기업을 다그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여건 탓이라기 보다는 오너 기업들이 당장의 손익만을 따져 미련을 놓지 않는 것이 문제다”며 “결국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뢰를 위해 조속히 해야 하는 데 더 비싸게 팔려고만 하고 매각 유예 등을 위해 버티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자칫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리대상’ 대기업 13개 추가, 42개로··· 구조조정 가속
금감원은 올해 현대그룹, 한라, 이랜드, 한국타이어, 아주산업, 대성 등 13곳을 주채무계열로 신규 편입했다. 올해주채무계열은 모두 42개다.

올해에는 주채무계열 선정기준이 전전년말 금융기관 총신용공여액의 0.1%에서 0.075%로 하향조정되면서 한라, SPP, 현대, 한국타이어, 아주산업, 이랜드, 대성, 한솔, 풍산, 하이트진로, 부영, 현대산업개발, STX조선해양(STX계열에서 분리) 등 13개 계열이 신규로 편입됐다.

주채무계열 42곳의 주채권은행은 우리, 산업, 신한, 하나, 외환, 국민 등 6개 은행이다.

13개 신규 편입계열의 주채권은행은 계열 여신 최다은행 등을 감안해 산업 6개(STX조선해양, 현대, 대성, 한솔, 풍산, 현대산업개발), 우리 5개(한라, SPP, 한국타이어, 아주산업, 이랜드), 신한 1개(하이트진로), 하나 1개(부영) 계열을 선정했다.

13개 그룹이 한꺼번에 주채무계열에 포함된 것은 사상 최대 규모이다. 금융당국이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을 전체 금융사 신용공여액의 0.1% 이상 기업에서 0.075%(1조2251억원) 이상 기업으로 낮춰 해당되는 기업 폭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금융사들 기업들 구조조정 고삐 더욱 조여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현재 대기업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으면 STX나 동양그룹처럼 그룹 전체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 하고 잇다. 이때문에 구조조정 고삐를 더욱 움켜지겠다능 입장에서 기업들도 불만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대기업 한 관계는 “불황과 M&A 침체로 기업들도 심각한 상황이다“고 은행의 구조조정 방식은 오히려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헐값 매각·유동성 위기 확산 등 또 다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든 것이다.

채권은행의 생각은 다르다. 무작적 살리기 급급하기 보다는 구조조정을 가속화 해야 금융사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이다.

금융사 한 관계자는 “주채무계열이 늘면서 신용공여액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넘어가면 금융사도 함께 넘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선정기준 신용공여액은 1조2251억원으로 전년(1조6152억원) 대비 3901억원(2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주채무계열(42개)에 대한 작년 말 신용공여액은 282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조2000억원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채권은행(6개)의 평가담당 부서장회의를 소집해 정확한 재무구조평가와 실효성 있는 약정 체결 및 담당 계열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당부할 것이다”며 “5월 말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 및 정보제공약정을 체결해 실효성 있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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