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銀 ‘방 빼’ vs 광주롯데百 ‘못 빼’

광주은행과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임대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으면서 소송전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광주은행과 롯데백화점 광주점에 따르면 광주은행은 지난 1월 서울 우리금융 통합전산센터에 있는 광주은행 전산망을 광주 시내 광주은행 본점 5층으로 이전하기 위해 5층을 빌려 사용 중인 롯데백화점 광주점에 다음달 말까지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광주은행은 지난 2003년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되면서 당시 5층에 시설된 전산망을 서울로 모두 이전해야 했다.

그러나 정부의 지방은행 매각방침에 따라 광주은행 인수자로 전북은행이 선정되면서 이 전산망을 다시 광주 본점으로 옮겨야 한다.

광주은행은 “5층은 전산망 전용 공간으로 설계돼 전산망은 반드시 5층으로 가야 한다”며 “내 건물을 용도에 맞춰 사용하려는데 비워줄 수 없다니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5층을 시민들의 공공 공간인 문화센터로 사용해왔는데 주변에서 대체 건물을 구할 수도 없어 비워줄 수 없다”며 “현 백화점 건물에 문화센터를 신축하고자 오는 5월로 종료되는 임대기한을 수개월 늦춰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광주은행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 주변에 A빌딩 등 텅텅 비어 있는 건물이 여럿 있는데도 대체 건물을 구할 수 없다고 변명하고 있다”며 “공간이 없으면 백화점 건물 매장을 할애해서라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순리인데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용 기자 morbid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