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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되기’ 최고가 아닌 최선을 다하라

[오피니언]‘방송작가 되기’ 최고가 아닌 최선을 다하라

등록 2014.03.31 16:00

수정 2014.03.31 16:37

문용성

  기자

‘방송작가 되기’ 최고가 아닌 최선을 다하라 기사의 사진

“방송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방송작가를 하려면 꼭 대학을 나와야 하나요? 메인작가가 되려면 얼마나 걸리나요? 방송작가가 되면 돈은 얼마나 버나요?”

방송작가가 되고 싶은 친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들이다. 그러면 난 그 친구들에게 거꾸로 질문을 한다. “왜? 방송작가가 되려고 하니?” 그러면 대부분 머뭇거리다가 하는 대답이“그냥 좋아서요”다.

정답이다. 물론 이런 질문에 정답이 어디 있겠냐만 적어도 질문자의 의도에 정확히 들어맞는 대답이라는 뜻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난 방송작가만큼 그 일을 즐겨야 하는 직업도 없다고 생각한다.

방송만큼 표정관리가 안 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만드는 사람들이 얼마나 즐기면서 만들었는지가 너무나 화면에 드러나는 게 방송이다.

일례로 ‘무한도전’은 만드는 사람들 모두가 즐기면서 만드는 게 방송 내내 여실히 보인다.
피디들이 작가들이 출연자들이 너무나 즐기면서 만들고 있다는 게 화면 밖으로까지 넘쳐난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 역시 그 프로그램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방송작가가 되고 싶다면 진심으로 방송을 좋아하고 그 일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다음으로 난 그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니?” 이 질문에는 정말 망설이지 않고 대답한다.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토크쇼거든요. 토크쇼를 만들고 싶어요”

완벽한 오답이다. 방송은 작가라는 일개 개인을 위한 게 아니라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시청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잊은 대답이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내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아닌 시청자라고 불리는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프로그램, 대중들이 보고 싶을만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이 방송작가다.

“그럼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은요?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 수 있잖아요” 좋아할 수도 있다가 아니라 반드시 좋아해야만 한다. 방송작가는 내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보다도 대중들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고 방송작가도 그들과 같이 그걸 좋아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난 그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어떤 작가가 되고 싶니?” 이 질문에는 “왜?”라는 질문보다 훨씬 긴 시간을 고민한다. 그리고 하는 대부분의 대답은 “유명한 작가요”다.

이건 정답이 아니다. 물론 질문자인 나의 의도에 맞는 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명하다는 기준이 뭘까? 요즘은 작가들도 화면에 얼굴을 보이고 화제가 되면서 나름 유명해지는 작가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 ‘꽃보다 할배’ 시리즈나 ‘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든 이우정 작가가 유명하다는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우정 작가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우정 작가가 유명한 작가가 되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걸 알 것이다. 내가 듣기로 이우정 작가는 유명한 작가가 되려고 한 게 아니라 정말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작가였다.

그리고 유명한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지금 역시 가장 열심히 뛰어다니는 작가다. 바로 이작가의 모습이 내가 원하는 정답이다.

‘최고의 작가가 되려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작가가 되라.’ 최고가 되려고 하면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최고는 절대로 될 수 없다. 하지만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면 최고라는 타이틀은 반드시 따라오게 돼 있다는 게 내 경험에서 나온 정답이다.

요즘은 중학생만 돼도 이미 방송작가를 꿈꾸고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방송작가가 되고 싶다고 상담을 해오는 학생들이 많다. 그들에게도 난 ‘최고보다도 최선을 다하라’고 해주고 싶다. 방송작가가 되고 싶다면 지금 본인이 있는 자리에서 먼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중학교를 최선을 다해서 마치고 고등학교 역시 최선을 다해서 졸업하고 대학생활 역시 최선을 다한 다음 방송작가를 시작해도 절대로 늦지 않는다.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바로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만 도달하려 하는 건 좋은 방송작가가 되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고 본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예비 방송작가 후배들아, 최고가 되려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길.’

문선희방송작가아카데미 문선희 대표작가

뉴스웨이 문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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