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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현장 직원들은 나의 가족과 같은 존재”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현장 직원들은 나의 가족과 같은 존재”

등록 2014.03.31 07:00

수정 2014.03.31 16:21

윤경현

  기자

30년간 오대양 누빈 열혈 영업맨글로벌 기업 덕목 ‘상생과 소통’경험서 나오는 현장경영‘빛 발해’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2012년 사장 취임 후 절반이상을 현장인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보내며 현장 직원들과의 스킨십에 주력했다.

이런 그가 ‘현장’을 유독 강조하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조선실황이 어려운 이유가 있기도 하지만 현장이 상선에서 해양플랜트로 중심이 이동하는 변화 과정 중이기 때문이다.

고 사장의 이런 현장 중심 경영은 취임식 인사말에서 엿볼수 있다. 그는 ‘호시우행(虎視牛行)’을 강조했다. 호랑이 눈처럼 매섭고 날카로운 결정을 내리되 일단 실행에 들어가면 소처럼 신중하고 우직하게 일을 처리한다는 뜻으로 고 사장의 성품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평사원에서 시작해 글로벌 영업통으로=고재호 사장은 1980년 플랜트·해양 영업을 시작으로 34년간 대우조선해양에서 근무하면서 해외 영업과 조선소 현장을 두루 거치며 쌓은 균형 잡힌 시각과 탁월한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바탕으로 해외 현장에서 돌며 선주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왔다.

특히 고 사장은 오일메이저와 국영에너지회사, 양질의 선주들을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고객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영업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 사장은 해외와 현장에서 쌓아온 다양한 경험을 이용해 현장과 선주를 이어주는 가교(假橋) 역할을 직접 수행하고 있다.

이것으로 선주들에겐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에 대한 신뢰감을, 현장에는 영업 최일선에서 능동적인 수주를 이끌어내는 믿음직한 수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로 앙골라 국영선사인 소난골(SONANGOL)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앙골라 해역은 약 126억 배럴에 달하는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어 심해 자원의 보고(寶庫)로 여겨진다.

때문에 90년대 초반 소난골은 자국의 해양 천연자원 개발 및 운송을 위한 선박 발주를 각 조선업체들에게 타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대부분의 조선업체들은 내전 중인 앙골라의 불안한 정치 상황과 높은 사업 불확실성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당시 영업 부장이던 고 사장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앙골라에 대한 면밀한 시장조사를 통해 이곳이 향후 발전가능성이 큰 곳으로 판단했다. 타 업체들과는 다르게 소난골 관계자와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상호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한 결과 결국 선박을 수주 받는 데 성공한다.

그 결과 소난골은 지금까지 22척 이상의 선박을 대우조선해양에만 발주하며 대우조선해양이 보여준 신뢰에 화답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은 앙골라 해역에 투입될 3기의 FPSO와 8기의 고정식 플랫폼 등 다수의 해양 구조물들도 건조해내며 앙골라 지역의 주요 사업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이들 선박 및 해양설비들의 총 수주 규모는 약 122억 달러로 앙골라 지역에서만 10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수주해냈다.

고 사장의 뚝심은 시황이 어려울 때 더욱 빛났다. 2009년 미국발 경제위기로 조선업황이 악화되었을 당시 일부 그리스 지역 선주들은 수주 협상 막판에 돌연 선가를 낮춰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했다. 만약 거절할 경우 그대로 수억 달러 상당의 계약이 취소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 영업을 책임지고 있던 고 사장은 단호히 대응했다. 30년 동안 체득한 경험을 통해 그리스 지역 선주들이 간혹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소위 ‘찔러보기’식 요구에 무리하게 응하는 것보다 중심을 잡고 기준을 세워야 올바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와 같은 고 사장의 뚝심에 무리한 요구를 하던 선주들도 결국 마음을 바꿔 본래 조건에 배를 발주했다.

이런 뚝심과 더불어 고 사장은 까다로운 선주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세계 각국의 문화와 비즈니스 매너를 익혀왔다. 특히 오랜 기간 선주들과 어울리면서 와인에 대해서는 전문가 이상의 지식을 지니고 있다.

해외에서 선주들과의 만남이 있을 경우 선주들의 문화적?종교적인 특성과 더불어 계절과 지역에 맞는 와인을 추천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식견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2012년 사장 취임 후 절반이상을 현장인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보내며 현장 직원들과의 스킨십에 주력했다. 그 이유는 고 사장 또한 현장에서 열혈히 뛰었던 그의 모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2012년 사장 취임 후 절반이상을 현장인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보내며 현장 직원들과의 스킨십에 주력했다. 그 이유는 고 사장 또한 현장에서 열혈히 뛰었던 그의 모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조선실황 어려움 현장 직원과 동지애(同志愛)로 극복=고재호 사장은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현장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고 사장은 옥포조선소에서 근로자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취임식 당일부터 노동조합을 찾아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소통경영’을 펼치고 있으며, 이에 직원들의 사기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노동조합과는 수주 계약식에도 함께 참석해 성공적인 선박 건조를 선주 측에 약속하는 등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단합되고 안정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선주들로부터도 큰 신뢰를 얻고 있다.

고 사장은 조선소 현장을 둘러보며 FPSO, 여객선 등 건조 호선에 직접 승선해 현장의 애로점도 듣고, 선주들과의 즉석 간담회도 여는 등 현장경영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다.

현장에서 사내협력사대표자, 현장책임자연합회 등 생산의 근간을 이루는 협력사와 직반장 등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의 자리도 가지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그리고 야간작업자를 방문하거나 산재환자를 위로하고자 직접 부산 소재 병원까지 찾아가는 행보를 보이며 감성경영을 솔선수범함으로써 현장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회사의 미래 근간이 되는 주니어 직원들과의 소통도 활발하다. 고 사장을 포함한 고위 임원들은 기수별 공채사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재 회사가 처한 문제점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사항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했다.

간담회 자리에서 직원들은 회사 정책과 직결된 사안부터 개인별 복지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비판과 개선방안을 거침없이 이야기했다. 이처럼 보다 많은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앞으로 고 사장은 회사 포털 시스템에 ‘CEO 우체통’을 만들어 누구라도 언제든지 회사 정책과 조직문화에 대한 개선사항을 건의 받고있다.

이 밖에도 국내 자회사 등도 현지에 방문해 자회사 성과를 격려하고 기업 비전을 제시하는 등 자회사 관리에 대해서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이처럼 존중과 소통을 중시하는 고재호 사장의 ‘현장경영’은 점차 옥포조선소에 뿌리내리며 든든한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1955년생 ▲경성고, 고려대 법학과, 카이스트 경영학 석사 ▲1980년 대우조선공업 입사 ▲인사·총무 담당 상무 ▲선박사업부문장 ▲사업총괄장 ▲부사장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2012년 4월~현재) ▲한국조선협회장(2012년 4월~현재)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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