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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샵’은 세상을 이어주는 플랫폼이다

[기고] ‘타로샵’은 세상을 이어주는 플랫폼이다

등록 2013.12.24 11:18

수정 2014.02.25 13:10

김재범

  기자

 ‘타로샵’은 세상을 이어주는 플랫폼이다 기사의 사진

수많은 사람들이 출근길에서 혹은 목적지를 향해 가기위해 한번쯤은 경유하기기 마련인 플랫폼(Platform:승강장-역이나 정거장에서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 경유라는 단어에 집중해 본다. 경유는 지나간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그 의미에서 알 수 있듯 현대를 살아가며 마주할 수 있는 플랫폼 속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인연들과의 여러 가지 형태의 연결고리를 어떤 식으로든 만들어 갈 수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어떤 식으로 든 말이다. 일종의 플랫폼 현상이라고 멋들어지게 표현해 보고 싶다.

하지만 그 현상은 연결고리를 채우는 데만 집중하게 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고 그대로 지나칠 수 있다. 결국 그렇게 되면 여전히 모르는 사이로 남게 되겠지만 우연한 기회가 겹쳐진다면 새로운 인연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때로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모습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 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보낼 수도 있다. 그런 멈춤 속에서 가만히 시선을 보내보자. 내 옆을 지나쳐버린 사람에게서 낯익은 무언가를 또 느낌을 받은 적은 없는가. 분명히 단 한 번은 있을 것이다. 그래서 플랫폼과 경유 그리고 인연의 연결 고리가 지금 사회에서 우리도 모르는 찰나의 순간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찰나’, 다시 말해 오늘날처럼 빠르게 진화했다 사라지는 순간의 시대, 디지털사회에서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빠르고 쉽게 주고받는다는 의미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은 결국 미디어산업의 핵심으로 풀어 낼 수 있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플랫폼 문화를 기반으로 발전했다고 설명 가능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아날로그적인 카드 텔링 다시 말해 ‘타로’가 미디어산업의 핵심으로 정리되고 있는 플랫폼 문화와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점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도심 한켠에 자리한 나의 일터인 타로샵 역시 작은 플랫폼이다. 이곳에 앉아 있으면 하루 24시간 1분 1초를 아끼며 현대인들은 바쁘게 자신의 목적지를 향해 움직인다. 그 움직임 속에 나는 하나의 고리로 그 자리를 지킨다. 그 고리 안에 앉아 있으면 사람들은 고리를 채우기 위해 낯선 타로샵을 알게 되고 느끼고 또 보게 되면서 한 번씩은 발길을 돌린다. 작은 플랫폼처럼 기다리는 곳으로서 또 인연의 고리를 채우기 위해서 그런 기다림 속에 사람들은 자신의 얘기를 풀어내며 내게 공감대를 쌓아주기를 원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나와의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는 이곳 ‘작은 플랫폼’에서 우연찮게 약속하지 않은 친구를 만나게 되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정말 반가운 얼굴을 보기 위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다. 나의 일터 ‘타로샵’은 그들에게 ‘플랫폼’이고 인연이며 고리가 된다.

처음에는 분명 모두가 낯선 타인으로 지나치는 사람들이었겠지만 타로샵(플랫폼)이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만나 서로의 얘기를 하고 헤어진다. 그 헤어짐의 반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고 그렇게 또 인연들은 지워져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중에는 타로샵(텔링)을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또 홀로 왔지만, 그 다음에는 연인이나 친구를 데리고 함께 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처음엔 친구를 따라 함께 왔는데 나중엔 혼자 찾아오는 사람들로 타로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타로텔링을 통한 인연들이 점점 많아진다는 것이다.

나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다. 그래서 타로의 아날로그가 참 좋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아날로그에 반해 직접적으로 대하지 않고도 너무도 많은 것들을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역설적으로 타로라는 점에서 플랫폼 산업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낯설다. 하지만 내가 늘 얘기하고 있는 타로텔링 역시 하나의 플랫폼이라는 의미임을 알게 된 순간 누가 더 많고 적음을 떠나 사람들이 찾아오는 플랫폼이 되어버린 타로샵은 그래서 오늘도 늦은 시간까지 불을 내릴 수가 없다. 타로샵은 인연이고 고리이며 그래서 그 둘이 지나가고 기다리는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다. 이 도심 속에서.

이민아 (타로를 사랑한 천사 헤라 대표)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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