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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탄소 저감 식량의 이동 에너지 전환

전문가 칼럼 권용주 권용주의 모빌리티쿠스

탄소 저감 식량의 이동 에너지 전환

등록 2022.12.01 18:59

탄소 저감 식량의 이동 에너지 전환 기사의 사진

세계 4대 작물로 흔히 밀, 쌀, 옥수수, 감자를 꼽는다. 이 가운데 옥수수는 미국, 중국, 브라질 등을 중심으로 해마다 10억톤 가량이 재배된다. 특히 미국은 옥수수와 함께 콩도 많이 생산해 세계 곡물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곡물 강국이다.

옥수수는 주로 사람과 동물이 섭취하는 식량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워낙 생산이 많아 때로는 이동 수단 에너지로 사용되는데 이른바 '바이오 에너지'다. 그래서 옥수수로 만든 바이오에탄올을 휘발유에 의무적으로 혼합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휘발유 850㏄에 바이오에탄올 150㏄를 섞어 연료 1ℓ를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이른바 '식량 자원 활용의 다변화'를 통해 환경과 석유 가격 사이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 바이오에탄올의 역할 확대를 꾀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특히 탄소 중립 관점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면서 에탄올 혼합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미국 국립 아르곤 연구소가 휘발유 1ℓ에 에탄올을 각각 0%, 15%, 20%을 섞은 후 자동차에 넣어 장시간에 걸쳐 시험한 결과 에탄올 혼합 연료일 때 연소율이 더 높고 탄소 배출도 감소된다는 점을 입증한 덕분이다.

물론 반대도 만만치 않다. EU는 식물 기반의 수송 연료가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경작 면적이 늘어 산림 훼손이 발생하는 만큼 사용 확대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바이오에탄올의 탄소 감축 효과를 인정할 수밖에 없어 곡물 재배 및 사용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주기 관점의 온실가스 배출량, 그리고 토지 활용 방안 등을 고려해 수송 부문의 에탄올 사용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있다.

사실 바이오 연료가 각광받은 시기는 2차 대전이다. 수입에 의존했던 석유 대체재로 여겨지며 독일을 중심으로 적극 사용됐다. 전쟁 중 독일은 화석연료 부족을 메우기 위해 감자에서 추출한 에탄올을 휘발유에 섞어 사용했으며 영국 또한 곡물에서 뽑아낸 에탄올을 휘발유에 석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사용되던 바이오 연료도 석탄, 석유, 가스 등 이른바 화석연료의 등장에는 불가항력이었다. 화석연료 자체가 워낙 저렴했던 탓에 '경제성'이 중요한 산업 관점에선 경쟁 자체가 되지 못했다. 간혹 화석연료의 성분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며 수송 부문의 틈새를 노렸지만 가격 얘기만 나오면 밀려나기 일쑤였다. 그 결과 바이오연료는 결국 '식량 가치'에만 머물렀을 뿐 수송 부문에선 쇠퇴했다.

그런데 최근 바이오연료에 대한 관심은 관점부터 다르다. 수송 부문의 석유 대체재가 아니라 탄소 배출 저감 방안이다. 그래서 한국도 내년부터 옥수수 등의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연료를 휘발유에 섞어 사용한다. 또한 경유에 혼합하는 바이오디젤 함량은 2030년까지 8%로 상향된다. 심지어 항공 및 선박에도 바이오연료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실험에 나선다. 재배 물량은 적지만 한국 또한 탄소 감축에 적극 나서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선진국 가운데 한국은 탄소 중립을 위한 산업 전환에서 충격이 가장 큰 나라다. 산업 전체가 탄소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탄소 감축'이 곧 '산업 충격'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할 수 있는 부문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배출 감소 방안을 찾아 시행해야 하는데 그 중 하나로 수송 부문의 바이오 에탄올 사용을 결정한 형국이다. '먹느냐 가느냐'의 문제를 떠나 '어떻게 지속 가능한 생존을 확보할 것인가'로 통합되는 상황이니 말이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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