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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퇴출 심판대 서는 신라젠···"개선과제 모두 완료했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퇴출 심판대 서는 신라젠···"개선과제 모두 완료했다"

등록 2022.10.11 14:54

유수인

  기자

1년 고민 끝 '항암 파이프라인' 추가, 거래소도 주목 자금 확보로 '펙사벡' 임상 순항, 'SJ-600'도 준비인력 확충으로 투명경영, R&D 강화 나서

퇴출 심판대 서는 신라젠···"개선과제 모두 완료했다" 기사의 사진

바이오기업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가 내일(12일) 결정된다. 회사 내부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요구한 개선과제들을 모두 완료한 만큼 거재재개 가능성을 기대하는 눈치다.

11일 신라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이날 내부회의 등을 거쳐 하루 뒤인 12일 신라젠의 상폐 여부를 심의·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라젠은 지난 2020년 5월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는 같은 해 11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1심 격인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고 신라젠에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으며, 개선기간이 끝난 뒤 올해 1월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 2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개선기간을 부여하면서 상장폐지는 면했다. 개선기간은 6개월을 부여 받았다.

거래소는 당시 신라젠에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영업 지속성 확보 ▲연구개발(R&D) 분야 임상 책임 임원 채용 ▲비 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했다.

신라젠 측은 최근 새로운 파이프라인 확충을 마지막으로 거래소 요구 과제들을 모두 완료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5월 코스닥 상장사 엠투엔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이하고 자금을 확보했으며, 지난 2분기에 투명경영위원회와 기술위원회를 설치했다. 투명경영위원회는 내부 통제 및 투명성 강화를 위해 기존에 활동 중이던 내부거래위원회에서 확대·상향 조치됐다. 기술위원회는 당사 연구개발 역량 지원 및 R&D파트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내·외부 전문가로 꾸려졌다.

문은상 신라젠 전 대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문은상 신라젠 전 대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이와 함께 제3기관을 통한 외부인사 충원도 완료했다. 사외이사에는 장용재(법무법인 광장 소속변호사·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전문위원) 변호사와 정병욱(서울시립대학교 재무금융 교수) 교수를 선임했다. 상근감사로는 이영우 전 국민연금공단 감사를 선임했다. 신규 사이외사와 상근감사는 상장사협의회 및 코스닥위원회에서 추천받은 외부인사다.

대표이사도 보건의료에 전문지식을 가진 인물로 변경했다. 새로 선임된 김재경 대표이사는 유전자‧분자진단검사 업체 랩지노믹스 창립 멤버이자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로 재직했다.

지난달에는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Basilea)로부터 항암제 일종인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했다. 해당 물질은 종양을 유발하고 성장하는데 관여하는 TTK와 PLK1 두 가지 인산화 효소를 저해하는 이중인산화효소억제제다. TTK와 PLK1을 동시에 저해하는 MCI는 'BAL0891'이 유일하고, TTK 저해제 또는 PLK1 저해제가 항암제로 승인을 받은 사례도 없어 BAL0891 개발 성공 시 '퍼스트-인-클래스 신약'(치료제가 없는 질병을 고치는 세계 최초 혁신 신약)이 될 수 있다.

특히 BAL0891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삼중음성유방암(TNBC)에 대한 임상 1상 허가를 받은 상태여서 즉시 임상 진입이 가능하며, 연내에 첫 환자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초 신라젠은 파이프라인 다각도를 위해 안과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물질들을 검토했으나 항암제 개발 기업으로서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신중한 고민 끝에 'BAL0891'을 도입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새로 들여올 파이프라인이 반드시 다른 분야의 새로운 질환 치료제여야 하는 조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신라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항암 파이프라인을 추가하게 됐다"며 "작년부터 새 파이프라인 확충을 검토했고, 올해 초부터 'BAL0891'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 최종 결정까지 8~9개월정도 소요됐다"고 밝혔다.

항암 파이프라인 도입에 따른 거래소 반응에 대해서는 "새로운 분야의 치료제인지 어떤 후보물질인지 평가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긍정하거나 부정할 사안이 아니었다"라고 부연했다.

다만, 거래소측에서 신규 후보물질에 대한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등 보다 꼼꼼한 검토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서는 신라젠이 신규 후보물질의 유효성을 얼마나 입증했는지가 거래재개 여부 결정에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회사는 '항암 바이러스' 시리즈의 특허출원을 최근 완료했다. 회사는 정맥 투여가 가능한 항암 바이러스 'GEEV® 플랫폼'을 통해 개발 중인 'SJ-600'의 전임상을 완료, 내년 중 임상1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사는 새로운 최대주주를 통해 확보한 자금 등으로 핵심 파이프라인인 항암신약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2상 시험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신라젠 측은 "올해 연말이면 펙사벡 임상2상이 종료된다"며 "엠투엔의 인수로 자금력을 보유해 R&D 및 파이프라인 도입에 충분한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또 R&D 인력을 중심으로 직원들이 늘어나며 활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신라젠의 상장 유지 결정을 내리면 신라젠 주식 거래는 바로 다음 날 재개된다.

업계에서는 신라젠이 거래소 과제를 모두 이행한 만큼 거래재개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6일 신약개발 기업 큐리언트에 대한 상장유지도 결정한 바 있다. 큐리언트는 지난 2016년 기술특례상장했으나 상장 5년 후 실적 기준 미달로 거래 정지 조치를 받았다.

신라젠 관계자는 "큐리언트의 재개 결정이 신라젠에 미칠 영향은 없을 거라고 본다. 성격이 달랐기 때문"이라면서도 "새 파이프라인을 들여오고 개선과제를 모두 완료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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