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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연고점 갈아치우는 원·달러 환율···'대책' 없는 정부

'킹달러' 연고점 갈아치우는 원·달러 환율···'대책' 없는 정부

등록 2022.09.29 15:34

한재희

  기자

28일 원·달러 환율 장중 1442.20원까지 치솟아기재부 "원인은 역외 아닌 국내···대응 강구"문제는 신뢰 못주는 정부···개입 효과 '미비'전문가, 강달러 당분간 지속···1500원까지도

29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29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만에 처음으로 1440원을 돌파하는 등 '킹달러'(달러화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환율 상단이 1500원까지 오를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 원인이 내부에 있다고 보면서 대응 마련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2.20원을 기록한 뒤 143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3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의 강한 긴축정책에 전세계적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원화 절하폭은 상대적으로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으로 지난 7월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원화의 환율은 5.9% 하락했다. 같은기간 중국 위안화가 2.7%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최근 한 달 사이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연일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 부진과 국내 수출 둔화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에서는 원‧달러 환율 급등의 주체를 역외가 아닌 국내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현재 환율의 급변동 상황이 역외 움직임 때문은 아니다"라면서 "지금 우리 시장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내 주체"라고 말했다. 국내 수출입기업이나 국민 등 경제주체가 달러를 이른바 '사재기'를 하는 등의 이유 때문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관리관은 "외국 주요 언론이 역환율 전쟁이라는 표현을 쓴다"면서 "일본도 24년만에 시장 개입을 하는 등 각국의 외환당국이 매일 전쟁에 준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지금까지 위기 대응을 해온 것들을 토대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의 환율 대응이 신뢰를 주지 못하고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그간 구두개입을 통해 환율 안정화를 꾀했지만 환율 상승이 심상치 않자 필요할 경우 외환당국이 조선사의 선물환을 직접 매입하고 서학개미 등 민간의 해외 금융자산을 국내로 유턴시키는 인센티브 도입을 검토한다고 25일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이 발표된 다음날 원‧달러 환율은 이를 비웃듯 1430원까지 치솟았다.

이보다 앞서 지난 23일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이 1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도 조치 중 하나다. 연금 수급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해외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외환시장에서 이들의 대규모 달러 수요가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환전 수요를 줄여 원화 약세를 줄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28일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한은이 3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 매입하고 기획재정부는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 금융당국은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 재가동에 나서기로 하는 등의 시장 안정화 조치를 가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조치에도 환율 안정은 요원하다는 반응이다. 전규연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 흐름이 내년 1·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 달러화가 미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폭을 온전히 반영하고 있고 주요국의 경기 펀더멘털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도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미국을 제외한 기축통화국인 5개 국가와만 체결하거나 상설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경우엔 한시적인 것이 되는데 이는 금융위기나 외환위기 상황에서 체결하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이같은 맥락이다.

이 총재는 지난 26일 "이론적으로는 지금 통화스와프가 필요 없는 상황"이라며 "조건이 맞지 않는데 지금 마치 우리나라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스와프를 달라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저자세일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민간기업의 대외자산을 국내로 끌어오려는 방안도 검토 중이만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기준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은 7441억 달러다. 순대외금융자산은 한국이 보유한 대외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개념이다. 쉽게 말해 우리 국민의 해외 금융투자 자산이다. 외환당국은 경제주체가 대외금융자산을 팔고 자금을 국내로 유입시킬 때 어떤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무역수지 적자 분류에 속한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통화가치 약세로, 또 다시 무역적자 폭이 확대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원‧달러 하락을 위해서는 연준의 긴축 강도 완화, 중국 부동산 시장 및 유럽 에너지난 안정이 필요하다"며 "대외 달러 강세 환경과 더불어 대내적으로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 무역수지 적자 등이 이어질 것이 예상되는 만큼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달러 및 달러/원 하락 전환을 당장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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