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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오찬경영' 따라가는 이재용 부회장

아버지의 '오찬경영' 따라가는 이재용 부회장

등록 2022.09.28 14:15

김정훈

  기자

사업장 순회·사장단 소집 '임직원 오찬' 잇달아삼성 계열사 직원들과 스킨십 행보···'친근한 리더'로재계선 회장 타이틀·사장단회의 부활 초읽기 해석"고 이건희 회장 시절의 '강력한 리더십' 구축 숙제로"

10일(현지 시각)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의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10일(현지 시각)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의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건희 회장) 오찬경영이 다시 재현되는 모습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복귀 후 행보가 재계 안팎의 관심사다. 오는 11월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에 맞춰 삼성의 '제2의 신경영' 선언이 나올 거란 소문 때문이다.

덩달아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도 올 연말 이뤄질 거란 말들이 많다. 삼성은 겉으론 말을 아끼지만 내부에선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28일 재계 시선을 들여다보면, 최근 이 부회장의 사업장 순회 오찬 및 사장단 오찬 소집은 앞으로의 '뉴삼성 비전'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장면으로 거론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6일 경기도 용인 소재 인재개발원에서 전자·금융 계열사 사장단 40여명과 함께 외부 강사 강연을 듣고 오찬을 했다. 삼성그룹 해체 이전의 서초사옥에서 매주 열리던 '수요 사장단 회의'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회의가 열렸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러나 투자, 전략 등 민감한 얘기를 하는 자리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그룹 내부 결속을 다지고 주요 현안 등에 대한 정보 교류 차원에서 사장단 회의가 열렸을 것으로 봤다.

이 부회장이 옥중 경영을 하는 사이 삼성 계열사 CEO들 교체 역시 잦았다. 이 부회장이 잘 알지 못하는 새 얼굴도 사장단에 많다는 뜻이다. 이에 사장단과 스킨십 자리를 가졌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삼성 사장단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2020년 6월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노사관계 강연을 들은 이후 2년 만에 이뤄졌다고 삼성 측은 밝혔다. 삼성은 예전부터 각 분야별 전문가를 초빙해 경영진이 좋은 비전과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자리를 자주 갖곤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소재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해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소재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해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앞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기흥·화성·수원캠퍼스, 삼성SDS 잠실캠퍼스,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등 사업장을 돌며 직원들과 소통 시간을 가졌다. 잠시나마 멕시코, 파나마, 영국 등을 도는 해외 출장 일정이 끝났으니 다시금 계열사 사업장 순회 일정은 계속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소통 경영은 예상보다 적극적이었고 활기 찼다. 국내외 사업장 가는 곳마다 직원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고, 임직원 간담회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딱딱한' 재계 총수가 아닌 '옆집 오빠' '같은팀 부서장' 같은 친근한 리더로 다다가 직원들의 밝은 미소를 이끌어냈다. 직원들이 사진 촬영을 요구하자 흔쾌히 '셀카'에 응해주는 모습도 매스컴을 통해 훈훈하게 비춰졌다.

사업장 방문지에서는 매번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챙겼다. 추석 연휴 멕시코 사업장을 찾았을 때도 구내식당에서 떡만두국과 비빔밥을 배식받아 직원들과 식사를 같이했다. 이 때문에 고 이건희 회장이 즐겨하던 '오찬경영'이 아들인 이 부회장이 닮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었다.

이 부회장의 이같은 잇따른 오찬 행보를 놓고 회장 승진으로 가기 위한 전초 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그룹 계열사 사장단 오찬 모임도 결국 삼성 사장단 회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신호탄으로 보는 관측도 나왔다.

한 업계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이 사장단 회의를 굉장히 하고 싶어할 거다. 다만 경영 복귀한지 얼마되지 않아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시기"라면서 "사장단 회의를 직접 주재할 타이밍이 조만간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삼성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회장 승진으로 가는 몇 가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계열사 사업장을 순회하며 임직원들과 스킨십 행보에 속도를 붙이는 대목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오찬경영 행보도 그 중 하나다. 살아생전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 간부들과 오찬을 즐겨 했다.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직전까지도 일주일에 한 두차례 서초사옥으로 출근해 계열사 사장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경영 현안을 보고받았다.

이건희 회장이 즐겨하던 오찬경영이 이제 이 부회장에게 옮겨간 것처럼 보인다. 아버지의 유산을 아들이 몸소 물려받겠다는 의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이건희 회장 시절처럼 카리스마 있는 강력한 회장 리더십 구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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