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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눈치보는 한화솔루션·풍산, 물적분할 고심 깊어진다

개미 눈치보는 한화솔루션·풍산, 물적분할 고심 깊어진다

등록 2022.09.28 15:42

임주희

  기자

DB하이텍, 팹리스 부문 분사 검토 중단 동원산업, 주주 반발에 합병비율 조정한화솔루션은 700억원 규모 공개매수투자업계 "개미 눈치에 기업활동 제한"

개미 눈치보는 한화솔루션·풍산, 물적분할 고심 깊어진다 기사의 사진

최근 주식시장에서 소액주주들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물적분할을 결정한 기업들이 주주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일부 기업들은 당초 계획을 번복하거나 주주를 달래기 위한 정책을 내놓는 모습이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선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과도하게 기업 경영을 방해하는 행위는 향후 기업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8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지난 26일 "사업부 분야별 전문성 강화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설계사업 분사 검토를 포함해 다양한 전략 방안을 고려했으나 현재 진행 중인 분사 작업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DB하이텍은 시스템 반도체시장에서의 제조를 담당하는 파운드리 사업부와 설계(팹리스)를 담당하는 브랜드 사업부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분사 검토를 포함해 다양한 전략 방안을 고려했다. 하지만 DB하이텍 주주들이 물적분할 시 기업가치 하락과 주주가치가 훼손된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회사는 분사 추진 작업을 중단했다.

앞서 동원산업도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합병비율을 두고 주주들과 갈등을 빚었다. 동원사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를 1대 3.838553 합병비율로 흡수합병한다는 내용으로 합병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주주들이 이를 반대하면서 결국 1대 2.7023475로 조정했다.

풍산은 소액주주들과 갈들의 골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풍산은 지난 7일 방산 부문 물적분할을 결정했다. 오는 10월 31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분할안이 통과되면 12월 1일 방산 사업을 전담하는 '풍산디펜스'(가칭)가 출범한다. 풍산은 분사를 통해 각 사업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물적 분할을 통한 독립적인 경영구조로 1사 2사업부 체제의 한계를 타개하고 중장기적 기업가치 증대 및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하단 것이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풍산의 물적 분할을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이다. 방산 부문에 대한 직접투자 기회를 강탈하는 것이란 주장이다. 이에 풍산은 풍산디펜스의 상장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소액주주들을 진정시키진 못하고 있다. 오히려 물적 분할 시기와 명분에 대한 의혹만 쌓이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DB하이텍이 주주들의 불만 폭발 여파에 물적분할을 중단한 상황에서 풍산의 행보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앞날도 관심거리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3일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첨단소재 부문의 일부 사업(자동차 경량 소재와 EVA 시트)을 물적 분할하기로 결의했다.

인적분할은 존속법인 한화솔루션과 신설법인 한화갤러리아를 9대1로 분할하는 것으로 한화갤러리아는 내년 3월 신규 상장 계획이다. 기존 한화솔루션 주주는 리테일 부문이 제거된 존속법인 주식과 신설법인 주식을 각각 수령한다. 원활한 주식 거래를 위해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할 예정이다.

첨단소재 부문에서 물적 분할되는 '자동차 경량 소재'와 'EVA 시트 사업'은 지난해 말 기준 한화솔루션 자산의 5%, 영업이익의 4%를 차지한다.

한화솔루션은 물적 분할 공시 단계에서부터 소액주주를 위한 정책을 내놨다. 한화솔루션은 다음달 17일까지 보통주 주당 5만1000원, 우선주 4만7669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물적분할 시 주식매수청구권 제도 법제화'에 앞서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이 더욱 돋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와 한화소액주주모임 관계자들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물적분할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데 이를 꼼수로만 볼 순 없다"며 "기업 활동이 소액주주들 눈치를 보다 중단되는 것은 향후 성장 동력 확보에도 악영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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