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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치매 전 단계 환자수만 250만명···대안 없는 치료제 개발 '활발'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치매 전 단계 환자수만 250만명···대안 없는 치료제 개발 '활발'

등록 2022.09.20 16:34

유수인

  기자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시장 규모 63억 달러18년만에 나온 '아두카누맙' 효과 논란, 2세대 항체치료제 기대↑아리바이오 'AR1001', 단일표적 기전 한계 극복···美 임상3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치매 환자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마땅한 치료 대안이 없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20일 대한치매학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치매 유형은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기타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다.
국내 65세 이상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수는 2010년부터 10년간 약 3.2배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67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치매 전 단계 환자수만 250만명···대안 없는 치료제 개발 '활발' 기사의 사진

치매 전 단계로 흔히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도 꾸준히 증가해 254만명을 넘어섰다. 매년 10~15%의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치매로 진행된다.

IMARC 리서치 자료에 의하면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63억 4000만 달러에 달하며,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6.5%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미 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알츠하이머병 약물들은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목적 위주이며, 근본적인 치료 약물은 없는 상황이다.

또 2003년 이후 신규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큰 상황이다. 미국 바이오젠이 개발한 신약 아두헬름(아두카누맙)이 18년만인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조건부 허가를 받아 기대를 모았으나 비용효과성 논란으로 성공적인 상용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국내에서 또한 허가 받은 치료제는 없다. 아두헬름은 치매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뇌 신경세포 표면의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플라크)에 선택적으로 붙어 제거하는 항체 치료제다.

설상가상 뇌기능개선제와 혈관치매 치료약제 등도 최근 국내에서 사용이 제한되며 선택지도 부재한 상황이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9년 도네페질 제제의 '혈관성 치매' 적응증을 삭제했다.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에 대해서도 '일차적 퇴행성질환'의 적응증을 삭제했고, 지난달 5일에는 임상시험 재평가 결과 '뇌혈관 질환에 의한 이차적 퇴행성 질환'에 대한 유효성도 입증하지 못했다며 해당 제제의 처방·조제 중단을 조치했다.

총 35개사 39품목이 대상이 되며, 동아에스티 '동아니세틸' 한미약품 '카니틸' 등이 대표적이다.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 처방액은 지난해 기준 500억원에 달한다.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주요 제품은 약가인하와 보험급여 적용 범위 축소 상황을 맞았으며, 또 다른 뇌기능 개선제 '옥시라세탐'도 내년에 재평가를 받는다.

박기형 치매학회 기획이사(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는 "학회가 성인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알츠하이머병 경도인지장애 상태에서 약값이 60만원 이상이어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0%에 달했다. 의료비를 지급하는 것에 대한 저항감보다 (치매 진행을 막는 것에 대한) 절박함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아두헬름이 널리 사용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연간 약 6000만원이 필요한 고가 약물이었기 때문인데, 연구자이자 의사로서 많은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데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치매 전 단계 환자수만 250만명···대안 없는 치료제 개발 '활발' 기사의 사진

국내외에서는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미국 국립보건원임상시험정보사이트(올해 1월 5일 기준) 자료를 바탕으로 발간한 '알츠하이머병 진단과 치료제 개발 동향'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143개 신약후보물질을 대상으로 총 172건의 임상시험이 시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상 현장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치료제는 아두헬름과 비슷한 기전의 후발주자들이다. 바이오젠은 에자이와 아두헬름의 후발주자인 '레카네맙'을 공동 개발하고 FDA 신속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FDA 결정은 내년 초 발표될 예정이다. 레카네맙은 아두헬름과 비슷한 기전의 약물로, 초기 임상에서 뇌의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감소시켰다.

로슈의 '간테네루맙'과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도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표적으로 한 항체 치료제 아두헬름의 후발 주자다.

2세대 항체치료제는 증상 완화가 아닌 병의 근본부터 치료하기 때문에 치매 치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고 평가받는다. 주 치료 대상은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 치매' 환자들이다.

임재성 치매학회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현재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2세대 항체 치료제들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며 "이 치료제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지만 발병 기전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고,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치매 치료 시대의 새로운 서막이 열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양동원 치매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은 "아두카누맙은 전문가들이 실패한 연구라고 본다. 중간 분석에서 효능 입증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 이후 연구에서는 고용량에서 효과가 있다는 게 입증됐다. 고통받는 환자를 보는 의사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다면 의미가 있는 약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베타 아밀로이드 등 단일 표적 기전 약물 개발의 한계를 극복하는 '다중 표적' 약물도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진제약과 아리바이오가 공동 개발 중인 다중기전 경구용 치매 치료제 'AR1001'가 대표적이다. 두 회사는 '기술경영동맹' 협약을 맺고 치매치료제 후보물질들의 연구개발 및 글로벌 임상시험 등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리바이오의 'AR1001'은 현재 FDA 임상3상을 앞두고 있다. AR1001은 뇌혈관을 확장해 혈류를 개선하고 신경세포의 사멸 억제, 장기기억 형성 단백질과 뇌세포 증식 단백질의 활성화, 뇌의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다중 기전을 가진 치매 신약 후보물질이다. 미국 FDA 임상 2상을 통해 치매 진행 억제와 인지기능 향상 효과가 성공적으로 입증됐다.

이밖에도 줄기세포치료제, 펩타이드 의약품 등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젬백스앤카엘은 식약처로부터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펩타이드 의약품에 해당하는 'GV1001'에 대해 3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치료제 기반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브이티바이오는 T면역조절 핵심세포인 조절T세포를 이용한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세포치료제를 'VT301'을 개발하고 있다. VT301은 알츠하이머병의 질병원인을 과도한 면역작용에 의해 발생되는 질환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뇌 속에서 일어나는 면역작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미세아교세포를 조절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국내 임상 1상 마무리 중이며, 미국 1/2a 임상시험을 승인 받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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