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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패딩은 여름에 사야"··· 개성 넘칠수록 불티

민지야 놀자

"명품 패딩은 여름에 사야"··· 개성 넘칠수록 불티

등록 2022.08.11 07:40

천진영

  기자

의류 소비 주체 MZ·럭셔리 성향 추구프리미엄 아우터, 개성 표현 수단으로 하반기 가격 인상 앞두고 선점 경쟁도 취향 저격 아이템 대거 조기 품절 대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날씨는 패션·의류업계 4분기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요건이다. 추위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겨울 의류 판매는 부진할 수밖에 없다. 평년 대비 따듯한 겨울을 지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 업계도 덩달아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올해는 생각해야 할 변수가 여럿이다.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면서 차세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밀레니얼+Z)세대와 소비 양극화 현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쇼크 등 복합적이다.

특히 MZ세대는 개성을 드러내는 문화를 즐기며, 자신에게 아끼지 않는 소비 행태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프리미엄 패딩을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며 플렉스(Flex·자신의 부나 성공을 과시하는 것)를 즐기는 소비 성향이 작년에 이어 올해 더욱 확산된 분위기다. 벌써부터 품절 대란을 겪는 아이템도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하반기 가격 인상 러시가 이어질 조짐을 보이자 일찌감치 선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 날씨가 관건? MZ·럭셔리·인플레 새 변수 여럿 등장

통상 패션 브랜드사들의 이익 비중이 가장 높은 구간은 4분기다. 실질적으로 옷이 가장 많이 필요한 계절인 데다 평균판매단가(ASP)도 높기에 영업 레버리지가 크다. 무엇보다 겨울 초입인 10~11월 날씨가 중요한데, 이는 정상가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기간으로 꼽힌다.

우호적인 소비심리 흐름이 나타나면 소비자들의 의류비 지출 확대가 본격화된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예외 상황이 발생했다. 작년부터는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서 전년도 소비가 줄었던 상품군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의복과 신발 및 가방 품목은 2020년 전년 대비 각 17%, 25% 급감했으나, 이듬해 반작용 효과로 각 15%, 14% 증가했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명품 및 고가 의류 소비가 국내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가격 인상에도 수요는 쉽게 꺾이지 않았으며, 고가의 소비재를 유통하는 백화점 채널도 가격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수혜를 입었다.

작년 겨울에는 100만~200만원대의 프리미엄 패딩이 인기를 끌었다. 당시 예년 대비 강추위가 예보된 것도 있지만,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색상이나 길이감을 내세운 상품들이 대거 등장한 영향이다. 이에 프리미엄 패딩만 모아 단독 매장을 선보인 백화점도 적지 않다.

각 브랜드들은 핑크, 블루 등 화사한 컬러와 새로운 디자인의 패딩을 선보이며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기존 스테디셀러 외 신제품 수요가 늘었으며, 이미 프리미엄 패딩을 보유한 고객이 새 브랜드를 찾는 경우도 많았다. 상대적으로 겨울은 다른 계절 대비 활용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 적은 만큼, 개성 표현의 수단으로 영향력을 확대한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 같은 소비를 이끄는 주체는 바로 MZ세대다. 이들은 보온성은 물론 본인의 개성까지 나타낼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프리미엄 패딩을 낙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구 수는 구매력과 직결된다. 절대적인 의류 소비지출 금액은 인구 비중이 높은 40대와 노인이 크지만, 20대 후반과 30대 후반(MZ세대)의 인구 수 대비 패션 소비 지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들의 구매력은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올 패션 시장도 MZ세대의 입김이 거세진 가운데 럭셔리 브랜드와 개인 취향에 부합하는 미닝아웃 브랜드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럭셔리·프리미엄 제품군의 경우 단순히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국내 수요로의 대체 영향도 있지만, MZ세대의 소비 성향과도 맞닿아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서 대외적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골칫거리다. 올 하반기부터 패션업계가 본격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부분 수입해오는 원면(면화) 가격이 폭등한 데다 물류비, 운송비 등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올해 국제 면화 가격은 전년 대비 40% 올랐다.

듀베티카 사밀리아(왼쪽), 사모나. 사진=듀베티카 제공듀베티카 사밀리아(왼쪽), 사모나. 사진=듀베티카 제공

◇ "더 오르기 전에, 품절 전에 사자" 프리미엄 아우터 선점 경쟁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위축 우려와 달리 프리미엄 아우터 시장은 조기 품절 사태까지 일으키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각 브랜드사는 앞당긴 일정에 신상품을 소개하며 조기 대응에 나섰으며,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선점하려는 수요도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듀베티카(DUVETICA)의 반팔 패딩 '사밀리아(SAMILIA)'와 베스트 '사모나(SAMONA)'는 시그니처 디자인을 살린 프리미엄 패딩이다. 21 FW 시즌 첫 출시와 동시에 완판 기록을 달성한 품절 대란 아이템이다. 듀베티카는 이번 FW을 맞아 전 시즌 대비 다양해진 소재와 컬러 구성의 리뉴얼 버전을 내놨다.

사밀리아는 여성스러운 매력을 부각시켜주는 페플럼 스타일의 반팔 패딩이다.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디자인으로 프리미엄 라이프를 즐기는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기존 컬러 외 오로라, 핑크 바이올렛 신규 컬러 2종을 새롭게 출시했으며 포켓 디테일을 추가해 듀베티카만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완성했다. 사모나는 그린 컬러를 새로 추가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듀베티카 관계자는 "시그니처 아이템인 사밀리아와 사모나는 올해 SS 시즌 조기 출시 이후 3차 리오더까지 진행하며 프리미엄 여성 다운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인기를 증명했다"고 전했다.

디올의 '매크로까나쥬 피코트'와 '매크로까나쥬 반소매 블라우스'는 시그니처 문양인 매크로까나쥬 디자인의 퀼팅 패딩으로 초경량 블랙 테크니컬 태피터 소재로 제작됐다. 디올 하우스의 아이코닉한 모티브가 돋보이는 피코트와 블라우스 형태로 일상 속 다양한 스타일에 매치할 수 있어 SS 시즌 이후 조기 품절됐다. 현재도 매크로까나쥬 피코트와 크로까나쥬 반소매 블라우스는 일부 사이즈를 제외하고는 품절된 상태다.

매크로까나쥬 피코트는 캐주얼한 V넥 실루엣과 앞면의 꿀벌 자수 포인트가 특징이다. 미니스커트와 세트로 매치하거나 버뮤다 쇼츠와 매치해 시크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매크로까나쥬 반소매 블라우스는 크롭 기장의 스트레이트 실루엣과 카라가 인상적이다.

하반기 가격 인상을 예고한 루이비통의 '오픈 암 필로우 푸퍼 재킷'은 유니크한 디자인과 모노그램 안감이 특징인 구스 다운 패딩이다. 아이코닉한 필로우 부츠에서 영감을 받은 볼륨감 넘치는 실루엣의 패딩은 따스하고 편안하게 몸을 감싸준다. 발수 가공 처리한 에코닐 소재와 루이비통 고유의 감성이 돋보이는 그래픽한 모노그램 안감이 어우러진 디자인으로 후드 및 지퍼형 포켓 디테일로 실용성까지 갖췄다. 눈에 띄는 연출로 높은 인기를 끌며 품절 대열에 합류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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