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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 최악이라는데...SK실트론 웨이퍼로 불똥 튀나

반도체 경기 최악이라는데...SK실트론 웨이퍼로 불똥 튀나

등록 2022.08.08 13:58

김현호

  기자

하반기 반도체시장 침체···PC·모바일·서버용 D램값 줄줄이 하락전방산업 재고 조정 여파···"8인치·12인치 팹 가동률 떨어질 전망"원자재 부담은 '덤'···웨이퍼 주원료 폴리실리콘, 11년 만에 최고가1·2분기 웨이퍼 출하량 역대 최고치···하반기는 "제한적 공급 가능성"

SK실트론 본사 전경. 사진=SK실트론 제공SK실트론 본사 전경. 사진=SK실트론 제공

상반기 호실적을 낸 반도체 웨이퍼 생산기업 SK실트론이 팹(생산공장) 가동률 하락에 부담이 커질 조짐이다. 이 회사는 웨이퍼 판매로만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웨이퍼 출하량이 크게 늘어나자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190억원을 기록해 분기 최대실적을 세웠다. 스마트폰·PC·데이터센터의 수요가 지속됐고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성장도 영향을 줬다.

하지만 하반기 반도체 시장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반사 효과가 줄고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올 하반기 반도체 가격은 물론 팹 가동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경기가 비상상황이다.

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PC용 D램 고정가격은 DDR4의 경우 전월 대비 13~15%, DDR5는 18~20% 줄었다. PC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들의 과잉 재고와 노트북 수요 감소로 가격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재고는 쌓여있고 주문은 늘지 않아 3분기 모바일 D램 가격도 전 분기 대비 15~18%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서버용도 불투명하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B2C(PC, 스마트폰) 수요 약세가 목격되는 가운데 3분기 서버 업체들은 적극적인 재고 재확충보다 현 재고를 소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내 공급사들의 재고 부담이 소화되기는 제한적이며 이는 하반기 메모리 판가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펜트업(pent-up : 보복소비) 효과로 100% 가동됐던 파운드리도 가동률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하반기 8인치 파운드리 가동률은 90~9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CPU(중앙 처리 장치),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첨단 반도체를 위주로 생산하는 12인치 파운드리의 가동률도 9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하반기 추세를 살펴보면 스마트폰, PC 및 TV 관련 주변 부품에 대한 재고 조정이 시작됐고 기업들이 파운드리와 함께 웨이퍼 투입 계획을 축소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주문 취소 현상은 8인치 및 12인치 팹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며 "고급 공정인 7/6nm(1nm=10억분의 1m) 공정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원자재 가격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초 폴리실리콘 가격은 1kg당 287위안(중국 판매세 13% 포함)을 기록했다. 상반기 내내 소폭 오르다 두 달 만에 14% 급등한 것이다. 폴리실리콘은 이미 지난 6월 280위안을 돌파해 11년 만에 최고가를 달성했고 조만간 300위안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V인사이트는 "최근 가격 급등은 폴리실리콘 생산자 유지보수 일정에 의해 주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ECEA(아시아유럽청정에너지자문)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곧 300위안을 초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생산자의 유지보수 작업이 예정되어 있어 업계의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가격 폭등의 원인은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에서 발생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6월 중순, 중국 폴리실리콘 제조업체 이스트 호프(East hope)에서 화재가 발생해 한 달간 보수 과정을 거쳤다. 이에 두 달 동안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약 5000톤 감소했다. 폴리실리콘은 고체에서 액체로 융해돼 잉곳으로 만들어지며 이를 얇게 절단하면 웨이퍼의 주요 원재료로 사용된다.

줄곧 늘어났던 웨이퍼 출하량도 하반기부터 꺾일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리콘 웨이퍼 출하 면적은 36억7900만in²(제곱인치), 2분기는 37억400만in²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5% 늘어난 것으로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SEMI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실리콘 가격 인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 전 세계 팹에 제한적인 공급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SK실트론 관계자는 "반도체 시황이 좋지 않다는 건 회사 차원에서 인지하고 있다"며 "다만, 당사는 장기 계약을 통해 (웨이퍼를) 공급하고 있어 경기 변동성에 큰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폴리실리콘은 중국에서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태"라며 "회사는 미국, 독일, 한국 등에서 균등하게 공급 받고 있어 원자재 부담은 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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