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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세 번째 상장 추진도 고배···하반기 IPO 시장 '급랭'

현대오일뱅크, 세 번째 상장 추진도 고배···하반기 IPO 시장 '급랭'

등록 2022.07.21 09:19

임주희

  기자

권오갑 회장 "경영 전략 수시 점검, 전면 재검토" 언급증시 악화·대주주 구주매출 비중, 흥행 실패 요인 꼽혀'IPO 전통 강자' NH투자증권, 연이은 상장 실패에 쓴맛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大漁)로 꼽힌 현대오일뱅크가 돌연 상장을 철회했다.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코스피가 약세인 상황에서 정유주도 저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오일뱅크는 제대로 된 기업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세 번째 도전마저 포기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철회로 하반기 IPO 시장 분위기는 급속하게 얼어붙는 모습이다. 대어의 상장 철회에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도 곤란한 상황을 맞으며 'IPO 전통 강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됐다.

21일 현대오일뱅크는 "전일 이사회를 개최해 논의한 결과 최근 주식시장 상황과 동종사 주가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IPO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석 달 만에 사장단 회의를 열고 "각 사에서는 경영전략을 수시로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이를 전면 재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며 위기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계열사 사장단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과 금리인상 움직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본격화된 코로나 재확산 등이 각 사업에 미치게 될 리스크와 이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전략들을 공유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이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IPO 철회를 결정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1년 전 대비 30% 가까이 하락하고 공모시장이 경직된 점을 이유로 꼽혔다. 올 상반기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등 금년도 상장을 추진했던 대부분의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한 점도 부담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현 시장 상황에서 더 이상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과거와 달리 IPO가 몸집을 불려 평가 받기 보단 프리시장보다도 밸류가 작아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모가 밴드는 프리IPO에 적용된 기업가치의 2~3배 수준으로 정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IPO시장은 직전 투자라운드에서 책정된 기업가치와 공모가밴드에 반영된 기업가치의 차이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쏘카의 경우 2020년 시리즈G 포스트밸류가 1조원이었으나 공모가밴드의 기업가치는 1.1조원~1.5조원수준에 그쳤다. 루닛은 지난해 11월 포스트밸류 4800억원으로 투자를 받았으나 공모가를 3만원으로 확정하면서 기업가치는 3152억원에 그쳤다. 당초 5000억원 이상이 예상됐지만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심이 줄어들면서 시장에서 박한 평가를 받은 것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3년 전 2대 주주인 아람코에게 8조원으로 프리IPO를 유치했다. 하지만 올해 IPO 시장에선 이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여기에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와 아람코의 구주매출이 IPO 흥행에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정유업이 초호황을 누리는 것이 그나마 호재로 꼽혔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철회에 IPO 시장 분위기는 더욱 냉랭해질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하반기 대어는 쏘카, 케이뱅크, 컬리 정도다. 현대오일뱅크마저 상장을 철회한 상황에서 해당 기업들이 IPO를 진행할진 의문이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 교보생명에 이어 현대오일뱅크까지 놓친 NH투자증권도 하반기 IPO 시장이 부담인 상황이다. 정영채 사장 취임 이후 NH투자증권은 'IPO강자'로 자리매김했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I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국내 IPO 시장에서 '빅3'로 꼽히며 시장을 지배했지만 올해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올 상반기 NH투자증권은 IPO 시장에서 적지 않은 수난을 겪고 있다. 주관을 맡은 기업들의 상장 철회는 물론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직접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선 LG CNS의 경우 공동 주관사에도 들지 못했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상장 주관사단에 선정되지 못했다.

이에 지난달 22일 실무진인 주식발행시장(ECM) 1~3부 부장을 전원 교체, 하반기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이마저도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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