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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에 삼계탕 해 먹기 겁난다"

밥상물가 非常①

"초복에 삼계탕 해 먹기 겁난다"

등록 2022.07.13 12:00

수정 2022.07.14 10:49

조효정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생활물가지수 7.4% 급등···IMF 이후 가장 큰 상승률유통업계, 생필품 가격 할인 등 생활비 줄이기 동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김지환(39세) 씨는 초복(16일)을 앞두고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삼계탕을 주문하려다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일반 삼계탕은 기본 1만7000원, 옻삼계탕 및 전복삼계탕은 2만5000원까지 호가하기 때문이다. 김 씨가 4인 가족과 함께 삼계탕을 먹으려면 10만원 돈이 나가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고통에서 벗어나 활기를 찾나 싶었던 유통업계가 '고물가'로 시름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라는 글로벌 리스크로 IMF 이후 최악의 소비자물가를 맞이하고 있다.

13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포털인 '참가격'을 보면, 지난 6월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4885원이었다. 2~4월 1만4500원에서 5월 1만4577원으로 오른 가격이 더위가 본격화한 6월 들어 더 상승했다.

삼계탕의 주재료인 생닭 가격도 오름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를 보면, 육계 가격은 1㎏당 평균 5584원(6일)→5609원(8일)→5638원(10일)으로 상승 중이다. 육계 최고 가격은 이미 7000원을 넘어섰다.

오른 건 삼계탕 가격만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6.0% 오르면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5개월 동안 3%대에 머물던 물가상승률은 4개월 만에 약 두 배로 뛰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3월(4.1%) 4%대를, 5월에는 5.4%를 기록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로 올라선 데는 기름값과 곡물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며 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물가 상승세를 이끄는 대외 여건이 지속되는 데다 이달부터 전기·가스 요금까지 오르면서 올해 하반기(7∼12월) 중 물가상승률이 8%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금 같은 흐름이라면 향후 7∼8%대 물가 상승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서민들의 어려움이 커지자 정부는 매주 비상경제 민생회의를 열기로 했다

국제유가와 곡물 가격 등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경유가 50.7%, 수입 쇠고기가 27.2% 급등했다. 특히 쌀과 라면, 돼지고기 등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돼 서민들의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7.4%로 크게 올랐다. 이 역시 1998년 11월(10.4%)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과일과 채소 등을 나타내는 신선식품지수도 5.4% 상승했다. 먹거리 등 '밥상물가'가 치솟으며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은 클 것으로 보인다. 개인서비스에 포함되는 외식 가격도 1년 전보다 8% 오르며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초복에 삼계탕 해 먹기 겁난다" 기사의 사진

이에 정부는 서민 식료품비 부담 경감을 위한 조치를 추진하는 등 물가 대책 마련 나선 상황이다. 정부는 가격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주요 축산물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도축비 지원확대 등을 통해 시장공급 물량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소고기의 경우 호주·미국 등 수입산에 할당관세(10만t 물량)를 연말까지 적용해 수입단가를 낮추고 가격하락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할당관세가 적용 중인 돼지고기에 대해서도 삼겹살 물량 2만t에 추가로 적용한다.

유통업계 또한 생필품 가격 할인 행사 잇따라 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활비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4일부터 고객이 많이 구매하는 주요 상품의 가격을 내려 상시 최저가로 제공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마트는 매일 주요 상품의 가격을 홈플러스·롯데마트 온라인몰, 쿠팡 로켓배송 가격과 비교해 오프라인 매장과 SSG닷컴의 이마트몰에서 최저가로 판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부터 물가안정 TF인 '프라이싱(Pricing)팀'을 운영 중이다. 프라이싱팀은 합리적인 소비자 가격의 적절성과 각 상품 특성에 따른 가격 분석을 통해 실질적으로 고객이 가격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물가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팀이다. 카테고리별로 매출 상위 30%에 드는 생필품 500여 품목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지난 6일까지 김치·고추장 등 부가가치세 면세 조치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긴급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GS프레시몰에서는 생필품 등 30여종을 선정해 하루 단위로 가격을 모니터링해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에브리데이굿프라이스' 기획전을 상시 진행하고 있다. GS프레시몰은 상품 규모를 100여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공영홈쇼핑은 민생 안정을 위해 추석까지 '장바구니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이어가기로 했다. 화장지, 세제, 쌀, 김치, 탕류, 정육, 구이류, 굴비, 전복, 갈치, 오징어 등 11개 생활 필수 상품군을 선정하고, 전년 수준 이하의 적당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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