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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발포주' 내놓은 오비맥주···승부수일까 무리수일까

'프리미엄 발포주' 내놓은 오비맥주···승부수일까 무리수일까

등록 2022.07.04 16:28

수정 2022.07.04 20:43

김민지

  기자

'OMG' 편의점 기준 2000원···기존 제품 대비 400원↑'필굿' 출시 3년 반 지났지만 하이트진로 독주 못 막아실적 하락 지속에 '홈술' 트렌드로 커진 가정 시장 공략

'프리미엄 발포주' 내놓은 오비맥주···승부수일까 무리수일까 기사의 사진

오비맥주가 편의점 판매 가격 2000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발포주 '오엠지(OMG)'를 내놓았다. 오비맥주는 최근 3년간 실적이 지속 감소하며 부진에 빠져있는데, 오엠지가 '홈술' 트렌드를 업고 커진 가정 시장을 잡는 묘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OMG를 출시하고 이달부터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한다. OMG는 현미·보리·호밀을 사용해 고소한 풍미를 구현한 프리미엄 발포주로 알코올 도수는 4.5도다. 오비맥주 이천공장에서 500㎖ 캔으로 생산되며 가격은 편의점 기준 2000원이다.

오비맥주는 2019년 초 가성비를 앞세운 발포주 '필굿'을 출시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 중이다. 이번 OMG 출시로 오비맥주의 발포주 라인업은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이원화됐다.

현재 발포주 시장은 하이트진로가 압도적인 강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7년 '필라이트'를 출시하며 국내 발포주 시장을 개척했고 필라이트는 출시 4년 6개월 만에 전체 판매량 13억캔을 돌파했다.

오비맥주가 필굿으로 시장에 뛰어든 지도 벌써 3년 이상이 지났지만, 하이트진로의 독주를 막지는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발포주 시장은 필라이트가 70%, 필굿이 30%가량의 점유율로 오비맥주가 크게 밀리는 상황이다.

게다가 오비맥주는 최근 3년간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매출액은 2019년 1조5421억원, 2020년 1조3529억원, 2021년 1조3445억원으로 계속해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4090억원, 2020년 2945억원, 2021년 2699억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 대가 감소했다. 오비맥주의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로 떨어진 것은 2011년(2844억원) 이후 약 10년 만이다.

매출원가와 판관비·물류비 압박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매출원가는 2021년 5673억원, 2020년 5431억원, 2019년 6132억원으로 집계됐다. 판관비와 물류비는 2021년 5152억원, 2020년 5153억원, 2019년 5200억원을 지출했다.

이에 신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워 실적 개선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발포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홈술' 문화가 자리 잡으며 수요가 크게 늘었다. 맥주 시장이 2019년 5조원에서 지난해 4조5000억원으로 감소한 가운데서도 발포주 시장은 2900억원에서 3600억원으로 성장했다. 최근 장바구니 물가가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탓에, 맥주보다 저렴한 발포주의 성장 잠재력도 더욱 높게 점쳐진다.

오비맥주가 내놓은 발포주가 프리미엄이라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발포주는 맥주보다 저렴한 가성비로 승부를 보는 카테고리다. 현재 편의점 가격으로 비교했을 때 국산 맥주 가격은 약 2500원, 국산 발포주는 1600원 정도다. OMG는 일반 국산 발포주보다 400원이나 비싸다. OMG와 유사한 프리미엄 콘셉트로 신세계L&B가 지난 4월 내놓은 발포주 '레츠'(1800원)보다도 200원이 높은 가격이다.

하지만 업계는 발포주의 소구점으로 가격을 꼽는다. 발포주는 맥아 함량 비율이 10% 미만인 술로 주세법상 맥주가 아닌 기타 주류로 분류되고 세율 또한 종량세(현재 1ℓ당 834.4원)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반 맥주 대비 세율 부담을 덜 수 있어 낮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소비자들도 저렴한 가격에 맥주와 비슷한 맛을 느끼기 위해 발포주를 찾는 경향이 있다. OMG의 맛이 필라이트 대비 월등하지 않다면 소비자들이 굳이 이보다 비싼 OMG를 선택할 이유가 없고 차라리 행사 가격으로 판매되는 수제 맥주나 수입 맥주를 구매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액이나 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곳으로 가정시장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 시장에서 카스는 더 이상 점유율을 크게 늘리기 어렵고 발포주라는 카테고리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발포주는 저렴한 가격때문에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고 이미 다른 업체들도 다양한 좋은 재료를 사용한 발포주를 내놓았다. 이 시장에서 '프리미엄'이 통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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