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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문 매직' 통한 메리츠증권, 위기 뚫고 1조 클럽 정조준

'최희문 매직' 통한 메리츠증권, 위기 뚫고 1조 클럽 정조준

등록 2022.05.30 16:23

임주희

  기자

위탁매매 탈피하며 새로운 수익원 창출2010년 취임 이후 부동산PF 시장 선점 '신중하면서 남과 다른 행보' 철학 빛나고객 유치 확대···리테일 역량 강화 추진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

'업계 최장수 CEO' 최희문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빛을 본 메리츠증권이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거래대금 감소로 다수의 증권사들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메리츠증권의 독주는 '군계일학'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4% 증가한 28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3769억원, 38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 32.0% 늘었다. 이는 모두 분기 사상 최대 규모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시장 예측치(1850억 원)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메리츠증권의 실적은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 경쟁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20~60% 가량 감소했다는 점에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1분기 실적 상승은 2010년부터 메리츠증권 대표를 맡고 있는 최희문 부회장의 '수익 다각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금융위기 직후 메리츠증권 대표가 된 최 부회장은 '신중하게 결정하되 남과 다르게 한다'는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메리츠증권의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다. 최 부회장 취임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부동산PF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부동산 PF는 부동산개발을 하는 시행사에 신용공여, 채무보증 등을 통해 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상품이다. 관련 시장을 선점한 메리츠증권은 증시 침체기에도 부동산 PF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면서 '실적 가뭄'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인재 중심의 경영도 메리츠증권의 변화를 이끌었다. 최 부회장은 연공서열과 직위에 상관없이 성과에 따라 책정되는 성과급 제도를 도입, 철저한 성과주의와 인사 및 보상 체계를 통해 메리츠증권으로 우수 인재들을 끌어 모았다.

그 결과 2000년 말 기준 741명이었던 직원 수는 지난해 말 1506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로 인해 인건비 지출은 늘었지만 파격적인 성과 지급은 다시 사업부문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 것이다.

지난 1분기 메리츠증권의 기업금융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한 2138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했다. 금융수지(대출, 신용공여 이자 등) 부문도 같은 기간 95% 급증한 1053억원을 달성했다. 자산운용 부문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33.6% 증가한 2309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각 사업부문의 실적 호조로 1분기 연결기준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1.0%로 작년 동기 대비 3.3% 포인트 상승했다.

올 초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25년까지 메리츠증권을 이끌며 금융투자업계 최장수 CEO 기록을 쓰게 된 최 부회장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리테일 경쟁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메리츠증권은 국내 주식 차액결제거래(CFD)를 시작하면서 업계 최저 수수료 등을 내세워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국내 유일 농산물 전체 지수 상장지수증권(ETN) 등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오는 2분기는 물론 올해 메리츠증권의 실적 개선을 전망하며 '1조 클럽' 가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메리츠증권의 영업이익을 1조480억원으로 전망했고 BNK투자증권은 1조120억원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9489억원을 기록하며 안타깝게 '1조클럽'에 들지 못한 바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CFD 영업력 강화에 따른 신용공여 잔고 확대로 2분기에도 이자이익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우호적 금융환경에도 양호한 자산운용 성과를 반영해 상품 및 기타손익 감소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주식시장 하락 및 채권금리 급등 등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이익축소 우려가 큰 상황이나 메리츠증권은 수탁수수료 비중이 크지 않고 부동산PF의 높은 경쟁력, 해외 부실자산 추가 환입 가능성 등으로 전년도 최대실적과 유사한 지배주주순이익이 예상된다"며 "더불어 지난해 3400억원 자사주 매입 이후 올해 998억원의 소각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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