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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혈액제제·백신 떠나보낸 SK케미칼···新 먹거리 찾기 분주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혈액제제·백신 떠나보낸 SK케미칼···新 먹거리 찾기 분주

등록 2022.05.01 10:44

유수인

  기자

SK플라즈마·SK바이오사이언스 분사로 성장동력 잃어 '조인스', '기넥신' 등 주력 처방의약품 매출 견조, 3000억원대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으로 신약개발 나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SK케미칼이 제약 부문에서 새 사업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혈액제제와 백신사업을 담당하던 자회사들이 잇따라 분사함에 따라 새로운 성장엔진 찾기에 나선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지난 달 2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존 합성의약품 중심 의약품 사업을 바이오 전반으로 확대하는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바이오 분야 매출 1조를 달성하고, 전체 매출을 2025년까지 4조원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기존 보유 자산과 견조한 사업 이익을 기반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제약·바이오에 6000억원 이상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SK케미칼이 의약품 부문에 투자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자회사 분사에 따른 먹거리 부재에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1987년 생명과학연구소 설립, 삼신제약 인수 등을 통해 제약 사업에 뛰어든 이후 신약개발에 매진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첫 번째 성과가 국산 신약 1호 위암 치료제 '선플라'다. 이후 천연물로 만든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 혈액순환 개선제 기넥신, 소염진통 패취제 '트라스트' 등의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이어 혈액제제 분야에 강점이 있던 동신제약의 지분을 인수하고 2006년부터 혈액제제 사업을 본격화했다. 혈액제제는 선척적 면역결핍질환, 혈우병, 화상 등에 쓰이는 필수의약품이다. 또 세계 생명과학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백신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했다. 2008년부터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R&D)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하기 시작했고 2012년에는 안동에 백신 공장 L하우스를 완공하고 프리미엄 백신 개발 전략을 추진했다.

회사는 혈액제제 사업과 백신 사업을 키우기 위해 관련 사업부만 떼어내기로 결정, 2015년 혈액제제 사업을 전담하는 SK플라즈마를, 2018년 백신사업을 담당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했다. SK플라즈마는 물적분할을 통해 SK케미칼의 100% 자회사로 설립됐으나 2017년 SK케미칼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재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SK케미칼이 지분 68.1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혈액제제·백신 떠나보낸 SK케미칼···新 먹거리 찾기 분주 기사의 사진

자회사 분사로 성장동력을 잃은 SK케미칼은 관절염 치료제, 혈액순환개선제 등 합성의약품 제약사업만 남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SK케미칼 매출액(2조896억원) 중 의약품 부문 매출은 전체 14%인 3002억원으로 집계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액은 9290억원으로 전체 44%를 차지했다.

회사측은 탄탄한 영업망으로 주력 처방의약품의 매출이 유지되고 있지만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간 SK케미칼은 제약바이오 부문에서 씨앗를 뿌리고 투자하며 사업을 키워왔다"며 "영업망이 탄탄해 처방의약품 매출은 견고하지만, 혈액제제와 백신 사업부를 내보냄에 따라 새로운 씨앗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은 신약개발 역량을 확보하려고 한다"며 "바이오벤처들과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으로 협업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고 전했다.

현재 SK케미칼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기술과 인프라를 외부와의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새로운 R&D 전략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유전자 편집 ▲유전자 치료제 ▲표적 단백질 분해 ▲세포치료제 등 신규 바이오 영역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기술을 확보, 사업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또 스탠다임, 닥터노아, 심플렉스, 디어젠 등과 같은 AI기업과 협업을 통해 알콜성지방간염과 특발성폐섬유화증,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질환을 타겟으로 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합성신약 기업들과도 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합성 신약 기업 온코빅스와 '공동연구계약 협약식'을 갖고 혁신 신약 공동 연구를 본격화했다. 온코빅스는 독자적인 신약 개발 플랫폼 'TOPFOMICS'를 보유한 기업으로 합성 기술 기반 혁신 신약 개발에 특화된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협약에 따라 온코빅스는 혁신 신약 개발 플랫폼 'TOPFOMICS(토프오믹스)'를 기반으로 신약 후보 물질을 도출, 합성 연구를 수행하고, SK케미칼은 도출된 후보 물질 검증, 개발, 인허가 등 상용화에 필요한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SK케미칼 김정훈 연구개발센터장은 "혁신 신약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약물 구조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개발 난이도가 높지만, 인류의 건강 증진을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과제"라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 신약 개발에 대한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빠르게 혁신 신약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 전광현 사장은 "기존 보유 자산과 견조한 사업 이익을 기반으로 2조원 이상의 투자 재원을 마련해 그린소재, 바이오 사업 추진을 위한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격적 R&D와 함께 M&A 투자 등 신규 사업 기회 창출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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