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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엑소더스에 증권사 1분기 실적 '반토막'···"IB가 돌파구"

동학개미 엑소더스에 증권사 1분기 실적 '반토막'···"IB가 돌파구"

등록 2022.04.25 16:07

박경보

  기자

증권사 줄줄이 어닝쇼크···수수료 수익 급감·운용손익 적자 탓지난해 호실적 '기저효과'에 금리 급등 악재···하반기 반등 전망부동산 PF 등 IB 역량 강화에 집중···새 정부 규제완화 수혜 기대

동학개미 엑소더스에 증권사 1분기 실적 '반토막'···"IB가 돌파구" 기사의 사진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큰 폭으로 늘었던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정확히 1년 만에 반 토막 났다. 증시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인상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위탁 수수료가 줄고 운용손익도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은 금융과 부동산 PF 등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은 증시 활황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와 대어급 기업공개(IPO)의 영향으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5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위축된 투자심리 탓에 올해 1분기엔 잇따라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울상이 됐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47.9% 급감한 1159억원(연결기준)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투자(1193억원)와 신한금융투자(1045억원)의 순이익도 같은 기간 12.80%, 37.80%나 감소하면서 모회사인 금융지주의 호실적 파티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60.3%나 쪼그라들면서 1023억원에 그쳤다. 현대차증권의 순이익도 같은 기간 26.7% 줄어든 302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도 매우 부진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는 전년 동기 대비 31.34% 감소한 27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2198억원)과 키움증권(1637억원)의 순이익도 각각 24.52%, 37.57%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6.24% 줄어든 1554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 사상 최고치(33조원)를 기록했던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20조원 내외에 머물면서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수료 감소로 이어졌다. 특히 1분기 말 금리 급등으로 채권 운용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도 수익성에 직격탄이 됐다. 지난해 기록했던 역대급 실적의 기저효과 탓에 실적 하락 폭이 더욱 두드러진 모습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의 올해 1분기 합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5% 감소한 9993억원으로, 전망치(1조1200억원)를 11% 하회할 전망"이라며 "거래대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올해 1분기는 금리 및 지수 변동성까지 확대돼 트레이딩 수익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거래대금 감소를 방어했던 해외주식 거래대금도 전년 동기 대비 27.7% 감소한 791억달러에 그치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크게 떨어졌다"며 "대형사 기준 분기 순이익 2000억원에 육박하는 어닝파워는 유지되겠지만 추가 증가 여력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올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면서 증권업계는 IB 강화 등 수익구조 다각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IB부문의 ECM 수익은 감소하겠지만 꾸준한 국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거래 덕분에 부동산 관련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판단이다.

여전히 수도권 부동산 경기의 온기가 일부 남아있는 만큼 현재 주거용과 상업용 모두 부동산 PF의 영업환경이 우호적인 편이다. 대신증권의 경우 올해 나인원한남 펜트하우스 분양, 명동·강남 등 부동산 임대 등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앞둔 키움증권은 자기자본을 적극 활용한 기업신용공여를 통해 IB부문을 크게 강화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2대주주인 한국금융지주도 IB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유지분을 일부 처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증권가는 현재의 부진한 증권업황이 '바닥'이라고 보고 있다.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의 증시 호황이 일시적인 국면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실적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동안 증권사들의 수익성 둔화는 계속되겠지만 'IB부문'의 성과에 따라 실적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의 브로커리지 수익성 둔화는 2020년과 같이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될 때 단기적으로 극복이 가능하지만, 구조적인 수수료율 하락 추세는 사실상 해결할 수 없다"면서도 "최근 증시 부진으로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IB가 부동산PF 규제 완화 시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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