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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에피스 품은' 삼바, 'CMO·바이오시밀러·신약' 세마리 토끼 잡는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에피스 품은' 삼바, 'CMO·바이오시밀러·신약' 세마리 토끼 잡는다

등록 2022.04.21 14:44

수정 2022.04.21 15:13

유수인

  기자

김태한 전 사장, 'CMO·CDO'로 제2 반도체 신화 써바통 이은 존림 사장,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 도약 기대매년 매출 신기록···올해 3조원 기대, 2025년엔 배당 예상

그래픽= 박혜수 기자그래픽= 박혜수 기자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커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인수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신약 개발까지 섭렵한다. 이에 국내 업계 최초로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종합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고성장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 100% 자회사 전환=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바이오젠사(社)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 지분 인수 1차 대금(10억 달러) 납부를 완료했다. 양사 계약에 따라 1차 납부가 완료된 이날부터 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로 공식 전환됐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월 바이오젠과 바이오젠이 보유한 에피스 지분 1034만1852주(50%-1주)를 23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금액 중 5000만 달러는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추가로 지급하는 '언 아웃(Earn-out)'비용에 해당하며, 나머지 22억 5000만 달러는 향후 2년 간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이 합작해 만든 바이오기업으로 10년 전인 2012년 2월 28일 설립됐다.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오리지널 약의 50~80% 수준 가격이면서 약효가 유사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1년 100억 달러에서 2030년 220억 달러로 연간 8% 이상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분야다. 에피스는 설립 당시부터 고한승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과의 공동 경영 체제에서 단독 경영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에피스에 대한 독자적이고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에피스의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 오픈이노베이션, 신약 개발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보다 빠르고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피스의 연결 실적도 2분기부터 반영된다. 그간 에피스는 가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설립 첫 해 0원이던 매출액은 4년 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19년에는 설립 8년 만에 흑자를 실현하고 영업이익 1225억원을 기록했다. 파트너사 바이오젠과 오가논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엔브렐·휴미라·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과 항암제 2종(허셉틴·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총 12억5510만달러(약 1조4950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매출은 약 3조원, 영업이익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양사의 실적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 1조5680억원, 영업이익 5373억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8470억원, 영업이익 1927억원이었다. 양사의 실적을 단순 합산해도 매출은 2조원이 넘고 영업이익은 73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의 높은 성장성을 감안하면 업계 최대 기록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의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 역량을 내재화 해 장기적으로는 신약 개발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지난 달 2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에피스의 지분 인수를 통해 CDMO·바이오시밀러·신약 등 3대 축을 갖춘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업 방향은 바이오의약품 전문 위탁생산(CMO), 위탁개발(CDO)에 집중하는 거였다"며 "에피스 인수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더 나아가 신약 개발까지 영역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에피스 품은' 삼바, 'CMO·바이오시밀러·신약' 세마리 토끼 잡는다 기사의 사진

◇'제2 반도체 신화' 기대···전 공장 풀가동= 삼성바이오로직스 초대 대표였던 김태한 전 사장은 CMO, CDO 사업으로 '제2 반도체 신화' 재현을 꿈꿨다. 그는 삼성그룹의 소재 분야 계열사였던 제일합섬(도레이첨단소재)에 입사해 그룹 비서실 부장, 삼성전자 신사업팀 부사장 등을 거쳤으며 신사업추진팀의 일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립을 주도했다.

김 전 사장은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CMO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위탁생산, 품질관리, 인허가 지원 등의 서비스 제공에 주력했다. CMO 사업은 자체 생산역량이 부족하거나 의약품 R&D 및 마케팅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생산을 전략적으로 아웃소싱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한다.

글로벌 바이오산업 시장 규모는 연평균 7.7% 성장해 2027년 9114억 달러로 예상되며, 글로벌 매출 상위 100대 제품에서 바이오의약품 비중은 2012년 38%에서 2020년 52%로 기존 제품(저분자화합물)을 추월했다.

회사는 삼성의 반도체,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경험, 기술력 등을 앞세워 지난 2018년 18만L 규모의 3공장을 준공, CMO 사업을 시작한지 8년 만에 바이오의약품 생산규모 1위 기업이 됐다.

김 전 사장의 바통을 이어 받은 존림 사장은 2018년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해 제 3공장 운영을 총괄했다. 존림 사장은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화학공학 석사 학위를, 노스웨스턴대에서 MBA를 각각 받았으며 다국적 제약사 로슈, 제넨텍 등 글로벌 제약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쳤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수주 확보 및 조기 안정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회사는 지난해 1,2,3 공장 모두 100%에 가까운 가동률을 유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CMO 부문 누적 수주 건수는 69건에 달한다.

올 하반기에는 25만6000L 규모의 4공장 부분 가동도 예정됐다. 4공장은 세포주 개발부터 완제 생산까지 한 공장 안에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슈퍼 플랜트'로 설계 됐다. '4공장'의 선 수주 활동으로 글로벌 빅파마 3곳과 총 5제품의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현재 메신저 리보핵산(mRNA), 플라스미드 DNA(pDNA), 세포 유전자 치료제 등을 모두 한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 Modal) 형식의 5공장 착공 계획도 추진 중이다.

특히 회사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하며 기술이전부터 검증용 배치 생산까지 평균 6개월 이상 소요되는 기간을 3개월로 대폭 단축했으며,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는 등 CMO 경쟁력을 전세계에 입증했다. 상반기 중으로는 mRNA 백신 원료의약품(DS) 생산설비를 증설해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에 대한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와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CDO 부문에서는 자체 기술 플랫폼인 '에스셀러레이트(S-Cellerate)'를 론칭해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지난 2020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의약품 위탁 개발 R&D센터를 개소했으며, 향후 미국 동부, 유럽, 중국 등에도 순차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CDO 누적 수주 건수는 87건이다.

이러한 사업 성과로 회사는 매년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회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15년 912억원, -2036억원, 2016년 2946억원, -304억원에서 2017년 4646억원, 660억원으로 흑자 전환하고 2018년 5358억원, 557억원, 2019년 7016억원, 917억원, 2020년 1조1648억원, 2928억원, 2021년 1조5680억원, 5373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예상 실적에 대해 "작년 매출 중 코로나19 관련 사업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지 않아서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현재 전 공장이 풀(full) 가동 중이고 올해 mRNA 백신의 원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4공장 부분 가동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이익구조 안정기···2025년부터 주주환원= 회사는 매출과 이익구조가 안정기에 들어서고 있는 만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도 계획 중이다. 오는 2025년부터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약 10%를 현금배당하는 배당정책을 검토 중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또 회사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를 첫 발간하는 등 ESG 경영도 적극 실천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하고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월드 지수에 편입되기도 했다.

제2 바이오캠퍼스 부지 확보도 추진한다. 인천 송도 내 10만평 규모의 제2 바이오캠퍼스 부지를 추가 확보해 항체의약품 대량생산 시설과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하고 글로벌 생산능력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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