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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연상 뒤 급전직하' 현대사료, 몸값 뻥튀기 논란에 투자자 걱정만 커진다

'7연상 뒤 급전직하' 현대사료, 몸값 뻥튀기 논란에 투자자 걱정만 커진다

등록 2022.04.04 17:31

박경보

  기자

최대주주 변경 기대감에 524% 급등 후 27.6% 하락카나리아바이오 우회상장 기대감···현실성은 낮아두 회사 모두 실적부진에 자금난···신약은 3년 뒤쯤전문가 "투자자 보호 위해 코스닥 문턱 높일 때 됐다"

'7연상 뒤 급전직하' 현대사료, 몸값 뻥튀기 논란에 투자자 걱정만 커진다 기사의 사진

현대사료가 역대급 '7연상'을 달성한 뒤 급전직하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카나리아바이오(옛 두올물산)와의 합병 및 우회상장 기대감에 급등했지만 가격 부담이 커진 모양새다. 현대사료는 펀더멘털이 강하지 못한 데다 M&A 실현 가능성도 떨어져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사료는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3.16% 하락한 8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사료는 전날(-16.70%)에 이어 2거래일 간 27.6%나 쪼그라들면서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렸다.

현대사료는 앞서 지난 21일부터 7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로 마감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1만8700원(18일 종가)에 그쳤던 현대사료는 단기간에 11만6800원까지 뛰면서 지난 31일 투자위험종목에 지정됐다. 현 상한가(30%) 제도가 도입된 2015년 6월 이후 '7연상' 마감 사례는 우선주(삼성중공업우)와 상장폐지(코리아02호) 종목을 빼면 현대사료가 유일하다.

현대사료가 7거래일간 524.5%나 치솟게 된 건 최대주주 변경 소식 때문이다. 현대사료는 지난달 21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한다고 공시했다. 총 양수도 대금은 1000억원이며, 현 최대주주인 문현욱 외 2인 및 기타주주가 카나리아바이오, 와이드필드조합, 하이라이드컨소시엄1호조합에 71.07%의 지분을 넘겨주는 계약이다.

이에 비상장사인 카나리아바이오가 현대사료와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카나리아바이오는 핵심 파이프라인인 난소암 치료제 '오레고보맙'의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현대사료가 카나리아바이오와 합병하면 기존 배합사료 대신 '바이오 신약'을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게 된다는 이야기다.

카나리아바이오는 K-OTC(장외) 시장의 스타였던 두올물산의 새 이름이다. 지난해 9월 13일 107원에 거래를 시작했던 두올물산은 올해 2월 2559.7% 상승한 27만4000원까지 치솟으면서 시가총액 2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현대사료의 현재 주가는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오레고보맙'의 상용화도 갈 길이 멀어서다. 일각에선 주가 급등과 카나리아바이오의 부족한 자금능력으로 인해 주식 양수도 계약 자체가 불확실해졌다는 우려도 확산되는 중이다.

현대사료는 지난해 매출액(별도 기준) 1103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2억원에 그쳤다. 2020년에는 107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해 4분기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6억원에 머물렀다.

현대사료의 지난해 주당순이익(EPS)는 -118원으로, 전형적인 적자기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사료의 EPS는 최근 분할이나 증자를 하지 않았는데도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재무구조에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이다.

특히 카나리아바이오는 현대사료 인수를 위한 자금 대부분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하지만 자금조달 능력에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카나리아바이오는 약 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자본총계는 99억원이 전부다. 최근 발행한 535억원 규모의 CB(17~20회차)도 타법인 증권취득이 아닌 채무상환이 목적이다.

카나리아바이오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오레고보맙이 언제 상용화될지도 아직까지 알 수 없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의 결과는 2025년에나 발표될 예정이고, 통상 임상시험 약물이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 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이다. 임상시험 및 품목허가 과정에서 기대에 상응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상업화 계획을 변경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현대사료와 같은 중소형 코스닥 종목의 경우 유통물량이 많지 않아서 호재나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다"며 "수익성과 현금흐름, EPS 등을 감안할 때 투자자 입장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접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닥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코스닥 상장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처럼 상한‧하한가 제도가 없어도 안정적으로 길게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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