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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건설, 한진칼 표대결서 'KCGI 편' 안들었다

2022 주총

반도건설, 한진칼 표대결서 'KCGI 편' 안들었다

등록 2022.03.23 14:48

수정 2023.09.06 10:49

이세정

  기자

이번 주총 캐스팅보트는 산업은행·반도건설산은, 조원태 회장측 의결권 방향과 같은 선택반도, 사측 사외이사 반대···KCGI측 후보도 반대

반도건설, 한진칼 표대결서 'KCGI 편' 안들었다 기사의 사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주사 한진칼 경영권 방어전을 완벽하게 치뤘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등 주주제안으로 현 경영진을 압박했지만, 단 한 건의 안건도 가결시키지 못했다. 눈여겨 볼 점은 캐스팅보트를 쥔 산업은행과 반도건설의 표심이다. 산은은 조 회장 측과 동일한 의결권을 행사한 반면, 과거 KCGI와 연합 전선을 구축한 반도건설은 KCGI측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한진칼은 23일 오전 제9기 서울 중구 한진칼 본사에서 제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에는 의결권을 가진 주식 총수 6726만9123주 가운데 5871만1936주(87.23%)가 참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칼 주식 5% 이상을 보유한 주주들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조현아 제외) 18.87% ▲델타항공 13.21% ▲KCGI 17.41% ▲반도건설 17.02% ▲산업은행 10.58%으로 총 77%가 넘는다. 이에 따라 주총에 참가한 소액주주 주식수는 10%로 추산된다.

사측과 KCGI가 충돌한 의안은 ▲사외이사 선임 ▲사내이사 선임 ▲정관 일부 변경 ▲이사보수한도 승인이다. 우선 사측은 임기가 만료된 주인기 연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와 주순식 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총 2인의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반면 KCGI는 2020년 주총에서도 이사 후보로 나왔지만, 한 차례 부결된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 명예교수를 추천했다.

주인기·주순식 후보의 선임안은 찬성 60.6%(3557만3820주)로 가결됐다. KCGI 측 서윤석 후보의 선임안은 25.02%(1469만312주)의 찬성표를 받는데 그쳐 부결됐다. 사측이 제안한 사내이사 후보인 류경표 사장의 선임안은 79.9%(4969만2660주)의 높은 찬성율로 통과됐다.

특히 KCGI가 제안한 정관 변경의 안건은 부결됐다. 특별결의 사항인 정관 변경은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만큼, 통과 기준이 높다. 전자투표제 도입 안건은 찬성표 57.9%(3396만3312주)를 받았지만 부결됐다. 이사 자격을 제한하는 안건 역시 찬성 53.4%(3132만3676주)로 가결 기준을 넘지 못했다.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은 56.8%(3331만6913주)의 찬성표로 승인됐다. KCGI는 사측이 제시한 이사보수한도 50억원이 과도하다며 반대했다. 반면, 사측은 지난해와 동일한 한도지만 실제 집행액은 29억원에 불과하고 이사 후보가 전원 선임될 경우 인원수가 늘어나는 만큼 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고 넘어가야 할 대목은 산은과 반도건설이 누구 편을 들어줬는지다.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결정된 2020년 11월 한진칼에 인수대금을 지원하며 주식을 취득했다. 단일기준으로는 4대주주이지만, 10%가 넘는 지분율을 확보했다. 산은은 대외적으로 '경영 감시와 견제' 역할을 수행한다며 중립적 지위를 유지했지만, 업계에서는 조 회장의 잠재적 백기사로 분류하는 시각이 많았다.

반도건설의 경우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자 주주연합을 구성할 만큼 끈끈한 관계였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주주연합이 해체되면서 KCGI와 기존의 우호적인 관계가 유지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 특히 KCGI의 이번 주주제안이 반도건설 등과 협의한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반도건설의 표심 향방에 대한 궁금증이 높았다.

우선 산은은 조 회장 측과 동일한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측 사외이사 선임안의 경우 3558만여주의 찬성표를 얻었다. 조 회장 측 1260만여주와 델타항공 882만여주, 산업은행 706만여주를 모두 더해야 가능한 숫자다. 여기에 GS칼텍스와 한일시멘트 등 우군들이 합세한 형국이다. 국민연금도 사측 이사 선임안에 찬성했다. 또 사측이 반대한 KCGI측 정관 변경안이나 사측이 제안한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은 모두 3000만표 이상 받았다. 조 회장 기존 우호세력들이 사측 의결권 행사 방향과 같은 선택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도건설은 사측 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를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선임안 반대표는 총 2314만여주인데, KCGI가 보유한 1162만여주와 반도건설 1136만여주와 비슷한 규모다.

특이점은 반도건설이 KCGI측 사외이사 후보 선임안에도 반대표를 행사했다는 점이다. 서윤석 후보의 찬성표는 1469만여주에 불과하다. 반도건설이 찬성했다면 최소 2290여표 이상을 얻었어야 한다. 또 반도건설은 사측의 류경표 사장 사내이사 선임안에는 찬성표를 행사했다. 류 사장 선임안 반대표는 1175만주인데, KCGI측에 일부 소액주주가 힘을 보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표결 결과로 미뤄볼 때 반도건설이 현 경영진 공격에서 '견제와 감시자' 역할로 무게추를 옮긴 것으로 해석한다. 더욱이 KCGI가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준비하는 상황인 만큼, 독자적인 전략을 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향후 지분 매각을 고려해도, 단순 시세차익이나 점령군 등 부정적인 이미지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건설이 완전히 사측 편으로 돌아선 것은 아니지만, KCGI와의 관계에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며 "당분간은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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