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7℃

  • 인천 7℃

  • 백령 6℃

  • 춘천 9℃

  • 강릉 10℃

  • 청주 9℃

  • 수원 7℃

  • 안동 8℃

  • 울릉도 10℃

  • 독도 10℃

  • 대전 8℃

  • 전주 10℃

  • 광주 9℃

  • 목포 9℃

  • 여수 12℃

  • 대구 10℃

  • 울산 11℃

  • 창원 11℃

  • 부산 11℃

  • 제주 11℃

'고공행진' 백화점···'명품+골프'가 먹여살렸다

NW리포트

'고공행진' 백화점···'명품+골프'가 먹여살렸다

등록 2022.03.15 08:00

수정 2022.03.15 08:06

신지훈

  기자

롯데·신세계·현대百, 3년새 명품 비중 급증해외여행 못가는 MZ세대, 보복 소비 폭발올해 해외패션·골프 카테고리 강화 방점

'고공행진' 백화점···'명품+골프'가 먹여살렸다 기사의 사진

2020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로드앤테일러'가 영업을 중단하고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소비는 움츠러들었고 대면 쇼핑 기피 현상이 확산했다.

그 사이 이커머스 시대가 도래했고, 그렇게 백화점 시대가 저물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반면 국내 백화점들은 반전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매출 상승세를 유지하며 코로나19 이전보다 오히려 더 나은 실적을 거뒀다. 배경엔 명품과 골프가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화점 3사는 오프라인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2조8880억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8.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2조1365억원을 거두며 20% 증가했고, 현대백화점 역시 20% 신장한 2조10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명품 없으면 어쩔 뻔···"=지난해 백화점 매출은 때 아닌 호황을 누린 명품이 이끌었단 분석이다.

실제 전체 패션 매출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던 명품 비중이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2019년 12%에서 지난해 18%로 2년 새 6%p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명품 매출 비중이 2019년 16.7%에서 2020년 20.9%, 지난해 25.7%까지 뛰었다. 현대백화점도 2019년 18.9%에서 지난해 23.5%로 크게 신장했다.

특히 MZ(밀레니얼+Z)세대가 명품 소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전체 명품 매출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5%에 달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MZ세대 비중이 각각 48.5%, 48.7%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며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명품을 대상으로 분출됐다는 해석이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더불어 리셀테크에 나서는 MZ세대가 증가하며 명품 활용 범위가 넓어진 것도 수요가 증가한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골프에 입문하는 MZ세대가 늘어난 것도 백화점 매출 신장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롯데백화점의 전체 골프 매출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7%에서 지난해 21%에서 4%p 늘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16.8%에서 19.0%, 현대백화점은 9.1%에서 18.9%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백화점 명품 전쟁, 본격화= 이 같은 배경으로 주요 백화점들의 명품 강화 움직임은 올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고급화'에 초점을 맞춰 대대적인 개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브랜드 경쟁력이 낮다는 평가 때문이다. 실제 롯데백화점 점포 중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가 모두 입점한 곳은 잠실점이 유일하다. 이는 신세계백화점이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 대구점 등 4개 점포에서 에루샤 매장을 확보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글로벌 명품 브랜드 전문가로 꼽히는 외부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며 명품 경쟁력 제고에 사활을 걸었다. 지방시 한국 지사장을 지낸 이효완 전무를 MD1 본부장으로 영입했고, 럭셔리 부문장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 명품 바이어 출신 조형주 상무보를 앉혔다.

신세계백화점은 명품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국내 백화점 매출 1위 점포인 신세계 강남점은 1층에 구찌, 펜디, 버버리 등 10여개 명품 브랜드 가방을 모아 선보인다. 2030세대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로 엄선한 것이 특징이다. 경기점 또한 명품관 리뉴얼을 진행한다. 특히 지하 1층에 명품 전문관을 선보이는 것은 업계 최초다. 1층을 포함해 명품 및 화장품 전문관 총 영업면적이 2배 이상 늘 전망이다.

또 기존 5단계였던 VIP 등급을 6단계로 확대했다. 기존보다 낮은 기준의 엔트리 등급인 '레드'를 신설해 2030 젊은 고객들의 접점을 늘렸다. 향후 백화점 큰손이 될 확률이 높은 만큼 이들의 발걸음을 미리 선점해 충성 고객으로 전환하겠단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명품을 선호하는 2030 남성 고객이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남성 명품 전문관에 힘을 준다. 이달 무역센터점에 버버리 멘즈 매장을 선보이고, 내달 구찌 멘즈를 오픈한다. 또 하반기에는 판교점 남성 브랜드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명품이 백화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명품 수요 증가에 따른 판매 채널 다양화, 해외여행 활성화 이후 면세점 등으로 이탈할 명품 수요 등은 실적 악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