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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낮아진 아파트 청약률, 인기가 식었다고 보나요

오피니언 기자수첩

낮아진 아파트 청약률, 인기가 식었다고 보나요

등록 2022.03.04 15:41

수정 2022.03.04 15:42

김소윤

  기자

낮아진 아파트 청약률, 인기가 식었다고 보나요 기사의 사진

서울 강북구 미아3구역 '북서울자이폴라리스' 아파트 청약 경쟁률 평균 34.4 대 1. 올해 서울에서 처음으로 분양에 나선 단지인 '북서울자이폴라리스'를 두고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이기는 했지만 시장에서는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무래도 작년 이른바 '묻지마 청약' 열풍까지 불던 때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이렇듯 평소보다 낮은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 시작으로 연초부터 아파트 청약 열기가 급속도로 가라앉고 있다는 소식이 연달아 들려온다. 이미 지방에서는 청약 미달 단지가 속출하는가 하면 서울, 수도권 인기 브랜드 단지도 청약 경쟁률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에는 서울 아파트 청약에서 1년 반 만에 미달 단지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 22개 주택형 가운데 6개 타입이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청약이 1순위에서 미달된 것은 2020년 9월 이후 1년 반 만에 처음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서울 외곽, 지방 등을 포함해 완판 신화를 이어갔던 아파트 청약시장. 그러나 올 들어서는 경쟁률과 가점 모두 낮아지면서 아파트 청약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를 두고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시들인 개뿔"이라며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들은 "안그래도 분양가도 비싼데다가 또 작년부터 9억원 이상이면 중도금 대출도 안되게 막아놨으니 사고 싶어도 못사는 '그림의 떡'일 뿐"이라고 한탄했다.

아파트 청약 시장에 이상기류가 생긴 것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거래 절벽' 상황에 치달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묻지 마 청약'이라는 부분이 있었지만, 이제는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되다 보니까 아무래도 청약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가까스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도 대출을 받지 못해 포기자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올해 1월 분양 받은 10명 중 4명이 대출을 받지 못해 입주를 포기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작년 말부터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정책으로 금융권이 대출을 조인 데다 올해부터는 잔금대출도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에 포함돼 대출 한도가 더욱 줄어든 이유에서다.

반대로 20, 30대 금수저들이 작년에 현찰로 '마용성'이나 '노도강' 아파트를 싹쓸이했다는 소식 등은 이들로 하여금 심한 박탈감을 느꼈을 것이다.

결국 대출을 조이면 조일수록 빈부격차만 더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분양 관계자는 "실제 대출이 필요 없는 부유층들은 청약자들이 포기한 아파트들을 기다렸다가 사가는 경우들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물론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 시기에 발맞춰 대출 규제에 나선 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가계부채를 관리할 수 있는 범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행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최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관리 필요성에 힘을 더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대출 규제가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지 못하고 애꿎은 서민 피해만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총량 규제 함정에 빠진 금융당국의 정책으로 은행들이 대출 창구를 닫아버리면서 실수요자 대출마저 차질이 생겼다. 최근 집값이 폭등하면서 실수요자들은 어쩔 수 없이 대출을 껴야하는 상황이 대다수인데만 규제 시행에 따라 대출이 막히면서 실수요자들은 패닉에 빠진 것이다.

세대별 부채 상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떤 정책이든 간에 실수요자들 즉 서민들을 '사지'에 몰아 넣는 정책만큼은 피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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