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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현대맨' 김경배 사장 내정···속내는

HMM 제2의 도약②

산은, '현대맨' 김경배 사장 내정···속내는

등록 2022.03.07 07:10

수정 2022.03.07 09:45

이승연

  기자

현대글로비스로 매각 위한 채권단 빅픽쳐'물류·해운업 진출' 포스코로의 매각 시그널

HMM의 새 주인으로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꾸준히 소환되는 이유는 자금 여력이나 사업 연관성 등을 고려할 때 이들 만한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에게도 시가총액 14조원에 달하는 기업을 끌어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양사 모두 물류 사업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유일의 국적 선사인 HMM은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HMM 채권단이 최근 현대차그룹 출신의 김경배 전 현대위아 사장을 HMM 새 수장으로 낙점하면서 현대차그룹 인수설에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 특히 김 신임 사장이 글로비스 사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는 점에서 그의 선임이 HMM을 현대글로비스에 매각하기 위한 채권단의 '빅 픽쳐(Big picture)'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산은, '현대맨' 김경배 사장 내정···속내는 기사의 사진

김경배 신임 사장은 '현대맨'이던 시절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을 잇달아 보좌한 인물로, 현 정의선 체제에서도 현대차그룹 내 강력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 사장 출신으로, 물류 및 해운업에 대해서도 정통한 인물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사업 연관성 측면에서 HMM의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이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현대차그룹은 글로비스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최근 들어 중고차 시장 진출 등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는 연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글로비스에게 국적 선사 HMM은 글로비스 본연의 물류 사업 확대는 물론 기업 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는 평가다.

반대로 수조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해결해야 하는 HMM과 채권단 입장에선 현대차그룹만한 자금원이 없다. 물론 인수 주체로 거론되는 현대글로비스의 현금 곳간은 두둑하지 않다. 그러나 계열사 IPO 추진 등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오너 및 그룹 차원에서 이미 자금을 융통하고 있는 만큼 재원 확보에는 큰 무리가 없을 거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채권단의 김경배 사장 선임이 HMM을 현대글로비스에 매각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 사장이 현대글로비스와 물류 및 해운업에 능통한 만큼 현대차그룹과 HMM 간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김경배 사장 선임은 현대차그룹으로 매각 방향을 정한 채권단의 빅픽처(Big picture)로 보여진다"며" 이는 사실상 현대차그룹에 대한 무언의 압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HMM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총괄 부사장직을 새로 신설, 박진기 컨테이너 사업총괄 부사장을 선임했다. 사실상 채권단으로부터 민영화 숙제를 짊어 진 김경배 사장의 경영 부담을 최소화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포스코터미날 홈페이지 참조포스코터미날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한켠에선 김경배 사장이 물류 전문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포스코그룹을 염두한 인사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그룹은 계열사 포스코터미날을 그룹 물류 전문회사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물류·해운업 진출을 추진하는 셈이다.

포스코그룹은 당초 물류 자회사 신설을 계획했다. 그러다 해운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철회했다. 대신 계열사 포스코터미널을 2자 물류자회사로 확대 전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앞서 추진했던 물류 자회사 신설과 별반 차이가 없어 외부 반발은 여전하다. 그러나 포스코그룹은 이번 만큼은 철회할 계획이 없어 보인다. 그룹 내부적으로 물류·해운업 진출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포스코터미날이 약 3조원에 이르는 그룹 물류를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면 HMM에 대한 '니즈(needs)'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HMM을 자회사로 두면 물류비 절감 효과와 글로벌 물류·해운 네트워크를 손쉽게 거머쥘 수 있다. 또 물류 자회사 출범을 두고 물류·해운업계와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해운업 진출에 대한 정당한 명분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수조원에 이르는 인수 자금은 부담이지만, 장기적으론 유리한 거래인 셈이다.

업계에선 포스코그룹이 물류·해운업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물류·해운 전문가인 김경배 사장은 좋은 협상카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HMM이 새롭게 이전할 곳으로 여의도 파크원을 찜하면서 포스코그룹으로의 매각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의도는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해운협회가 위치한 곳이다.

HMM이 마음만 먹으면 국적 선사 지위에서 충분히 설득 가능하다. 또 파크원은 포스코그룹 건설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건물이다. HMM의 입주로 9개 층에 대한 공실이 메워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채권단이 포스코그룹으로 매각 방향을 정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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