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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조 선전포고한 인텔, 연초부터 무차별 공세···삼성 위협

NW리포트

164조 선전포고한 인텔, 연초부터 무차별 공세···삼성 위협

등록 2022.02.18 16:43

수정 2022.02.23 07:38

이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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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삼성·TSMC·인텔 글로벌 투자 경쟁 가열인텔, 美·유럽 파운드리 신공장 건립에 100조 이상 투입'차량용 반도체' 칩 파운드리 강화 계획 제시삼성,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에 차량용 반도체 투자 주목전문가들 "삼성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 집중" 의견도

164조 선전포고한 인텔, 연초부터 무차별 공세···삼성 위협 기사의 사진

미국 인텔이 100조원이 넘는 투자를 예고하면서 삼성전자와 대만 TSMC 2강 체제인 파운드리 시장을 넘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71조원을 쏟아붓고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으나 후발주자인 인텔의 공격 투자에 추격을 당할 수 있는 입장에 처했다.

여기에 파운드리 선두인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5조원)를 반도체 설비투자에 쓰겠다고 밝혀 삼성전자가 경쟁구도에서 더 치고 나가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텔, 파운드리 승부수 띄웠다=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지난 1년사이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한 기업은 인텔이다. 인텔은 17일(현지시간) '인텔 인베스터 데이 2022'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칩 위탁생산(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했다.

인텔 측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차세대 칩 기술을 구현할 수 있도록 고도화한 파운드리 플랫폼을 준비할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 고도화에 발맞춰 고급 반도체 패키징, 첨단 설계 기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이 차량용 반도체 투자를 선택한 것은 전기·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상용화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이 10년 뒤 지금보다 2배 수준인 1150억달러(137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칩 제조의 글로벌 선두였던 인텔이 한동안 뒤쳐진 것을 만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공급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인텔의 차량용 반도체 진출 선언은 미국과 유럽의 지원을 받기 위해 적절한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인텔의 차량용 반도체 진출 선언은 이스라엘 타워세미컨덕터 인수 승인을 빠르게 얻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며 "미국과 유럽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차량용 반도체인 만큼 인수합병 과정에서 까다로운 승인절차가 완화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팹리스 업체인 ARM은 최근 엔비디아와 인수 협상을 해왔으나 미국·유럽 등 각국 규제기관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 같은 와중에 인텔은 지난 15일 이스라엘 파운드리 업체 타워세미컨덕터를 54억달러(약 6조47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타워세미컨덕터는 글로벌 8위 파운드리업체로 자동차, 소비재, 의료 및 산업장비에 쓰이는 반도체와 직접회로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 일본에 생산시설을 보유 중이다.

또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엔비디아의 인수가 무산됐던 영국 반도체 기업 암(ARM)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이 구성된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며 추가 M&A에 나설 의향도 내비쳤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업계의 M&A가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는 가운데 인텔이 차량용 반도체 해결사로 나서겠다고 한다면 미국과 유럽은 인텔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또한 당장 파운드리 고객 확보가 어려운 만큼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를 선택한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인텔은 110조원을 투입해 유럽에 최소 2개의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도 밝힌 상태다. 미국 애리조나와 오하이오에 각각 200억 달러(약 24조원), 총 400억 달러의 투자를 결정했다. 또 파운드리 생태계 구축과 다양한 공정 기술 확보를 위해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펀드도 출범시켰다.

◇인텔·TSMC 공격 투자···삼성, 다음 행보 언제쯤=TSMC와 인텔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공격적인 투자행보를 지속하며 삼성전자의 다음 투자행보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17.1%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단 1위인 TSMC(53.1%)와는 30%포인트가 넘는 큰 격차를 쉽게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차량용 반도체에서 장기간 공급난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삼성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긴 위해선 차량용 반도체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수익성이 높지 않은 마이크로 콘트롤 유닛(MCU) 등 아날로그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적극 뛰어들지 않았다.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NXP,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르네상스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파운드리 1위인 TSMC 또한 전체 매출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4%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2018년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다. 지난해 말에는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을 공개하며 통신칩, 프로세서, 전력관리칩으로 전장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당시 박재홍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최신 5G통신 기술, 진화된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프로세서, 그리고 안정적이고 검증된 전력관리칩을 제공해 전장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아날로그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는 것보다는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의 경우 첨단제품 위주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아날로그 차량용 반도체까지 역량을 분산시키기 보다는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에 집중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며 "차량용 반도체에 적극 뛰어든다면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간의 협력 방안이 추진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3월 현대차,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자동차산업협회, 반도체산업협회, 한국자동차연구원 등이 참여한 '미래차·반도체 연대 협력 협의체'를 발족시켰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6대 기업 총수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차량과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더 긴밀히 협력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현대차 간 반도체 협력은 그동안 차량용 메모리 분야에 그쳤으나 향후 시스템 반도체 공동 개발 등으로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도 차량용 반도체 분야를 혼자할 수 없는 만큼 협력은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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