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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김지완式 비전경영, 부산은행-경남은행 화학적 결합 망친다

금융 은행

김지완式 비전경영, 부산은행-경남은행 화학적 결합 망친다

등록 2022.02.15 07:30

차재서

  기자

"부산은행은 성과급 200%, 경남은행은 70%" 지주의 성과급 방침에 양사 통합 논란 재조명노조 "김지완 회장, 의도적 차별로 합병 종용" "年순익 79% 배당으로···공적기능 약화 우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BNK금융지주가 핵심 계열사인 경남은행의 성과급을 부산은행의 절반 이하로 책정하자 두 은행의 통합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다. '비전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성과급을 달리 정했다는 지주의 입장 이면에 '합병 무산'에 따른 보복성 조치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이 '비전경영'이라는 주관적인 목표를 앞세워 의도적으로 양사를 차별함으로써 합병을 종용하는 것은 물론 두 은행의 화학적 결합까지 가로막고 있다는 얘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 노조는 경영진 규탄 시위를 벌이는 등 연일 BNK금융 측과 대치하고 있다. 현재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조정을 이어가고 있으며 기한 내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노조의 강경 행보는 지난해 순이익을 약 40% 늘린 경남은행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데서 비롯됐다. 30% 성장한 부산은행은 특별 상여금을 포함해 통상임금의 총 200%를 성과급으로 받는 반면, 경남은행은 70%에 불과한 성과급을 받는 게 불씨를 당겼다.

노조 측 주장을 종합하면 BNK금융은 통상 경영목표의 달성 정도를 고려해 성과급을 주는데 작년엔 비공식적으로 '비전목표'(경영목표의 120%)를 활용한 성과급 산정 방식을 제시했다. 경영목표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고 비전목표까지 채우면 격려금 100%를 얹어주지만, 비전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격려금은 한 푼도 지급하지 않는 게 골자다.

이에 경남은행은 지난해 핵심성과지표(KPI)상 당기순이익 2200억원을 목표로 설정하고 실제로는 105% 수준인 2306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격려금은 받지 못하게 됐다. 지주가 마련한 비전목표(약 2640억원)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경남은행 임직원 사이에선 김 회장을 비롯한 지주 경영진이 노골적으로 은행을 홀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합병을 관철시키 위한 정치적 판단이란 시선이다.

김 회장은 2020년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중 은행 계열사 합병 방향을 마련하겠다며 두 은행의 통합을 공론화했지만 경남은행 노조 측 반대로 계획을 접은 바 있다. 다만 그의 임기 만료(2023년 3월)가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올해 중 합병론이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주 차원에선 은행의 규모를 키우고 비용을 줄이려면 합병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남은행 노조가 합병을 반대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금의 양행 체제가 붕괴될 경우 지역경제 자금중개와 이익의 지역환원 등 지방은행 특유의 공적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BNK금융이 경남은행의 순이익 중 상당한 금액을 배당금 명목으로 챙기면서 경남 내 발생 이익이 부산 지역으로 유출됐는데 합병이 이뤄지면 그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노조는 주장한다.

노조의 통계를 보면 경남은행에 대한 BNK금융의 현금배당 인출액은 지방은행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제 2020년의 경우 BNK금융은 경남은행 순이익 1645억원의 78.97%인 1299억원을 배당으로 받았다. 다른 지방은행의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이 ▲부산은행 64.83% ▲대구은행 65.44% ▲광주은행 57.29% ▲전북은행 45.90% 등 50~60% 정도인 것과 대조적이다.

게다가 BNK금융은 이미 경남은행을 통해 투자비용 이상을 뽑아냈다. 2014년 10월 당시 BS금융지주가 경남은행을 사들일 때의 가격이 1조2269억원이었는데, 이후 지금까지 은행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총 1조4500억원에 이른다.

최광진 경남은행 노조위원장은 "BNK금융이 경상남도에서 창출한 경남은행의 이익금을 배당명목으로 과도하게 앗아가고 있다"며 "경남은행이 경남을 대표하는 금융기관으로서 제 기능을 잃은 것은 물론 부산 지역 금융회사인 BNK금융의 종속된 부속물 대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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