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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폭탄 선언'에도 죽 쑤는 카카오 주가···진정성이 문제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폭탄 선언'에도 죽 쑤는 카카오 주가···진정성이 문제다

등록 2022.02.14 15:52

임주희

  기자

reporter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주가가 모든 것을 설명해 주지 않지만 책임 경영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궁 대표의 선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최고경영자(CEO)로서 응당 해야 할 말을 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지만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주가 부양에 대한 실체적 행동 없이 말만 앞세운 '쇼'가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남궁 대표는 지난 10일 회사 게시판과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최저임금 경영' 선언을 했다. 이는 지난해 카카오 계열사 경영진의 잇단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카카오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를 회복하고자 내세운 묘책이다.

지난해 12월10일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CEO)와 차기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인 신원근 전략총괄부사장(CSO) 등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회사 상장 약 한 달 만에 스톡옵선을 행사해 주식을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878억원이다.

특히 류 대표의 경우 여민수 공동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어 갈 새 대표로 선임된 상황에서 스톡옵션을 행사해 논란이 일었다. 시장에서 경영진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대한 실망은 투자 외면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카카오가 계열사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미래에도 계열사로 인한 리스크가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투자자들은 카카오그룹에서 진행하는 신사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함으로 인해 회사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자회사를 잇달아 분할한 뒤 상장했던 그동안의 사례에 대해 상당한 불만이 쌓였다. 그리고 이번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에 학을 뗐다.

이에 카카오는 남궁 대표의 '최저임금 경영' 선언을 전면에 앞세우며 난국 타개에 나섰다. 그룹의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남궁 대표가 모든 논란을 짊어지고 백의종군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궁 대표의 파격 선언에도 카카오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이는 당연한 상황이다. 남궁 대표가 최저임금을 받는다고 '카카오'라는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못해 냉담하다. '최저임금 경영'이 가진 상징성은 주주들에겐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책임경영'이라고 포장된 남궁 대표의 선언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조치가 아닌 상징성 짙은 말잔치로 밖에 해석이 안 된다. 남궁 대표가 정말 카카오 주가 부양을 원한다면 페이스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에 앞서 자사주 소각이나 매입, 배당 정책 강화 등을 먼저 제시했어야 한다.

'무보수' 혹은 '최저임금' 경영은 경영자 입장에서나 '대단한 일'이고 이미 자산가치 하락의 폭탄을 맞은 주주 입장에서는 가당치도 않은 '대단한 헛소리'다. 카카오와 남궁 대표가 정말 회사의 주가 상승을 원하고 주주들을 생각한다면 모든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을 경영자 중심이 아닌 주주와 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구성원 중심으로 바꾸고 그에 맞는 경영과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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