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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연초 1兆 조달 성공···‘미래사업’ 드라이브 건다

한화솔루션, 연초 1兆 조달 성공···‘미래사업’ 드라이브 건다

등록 2022.01.26 14:20

이세정

  기자

中 PVC 법인 현금출자해 신설 지주법인 설립 사모펀드 헤임달PE로 지분 49% 6763억 처분ESG채권 포함 총 3800억 규모 사채 발행 성공추가 현금조달 가능, 첨단소재부문 일부매각 검토태양광 공장 라인 교체 등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공격적 M&A, 지난해만 2조 육박···재무건전성 확보

한화솔루션이 외부에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유치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한화솔루션이 외부에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유치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한화솔루션이 미래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연초부터 1조원이 넘는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실탄을 쌓고 있기 때문이다. 알짜 계열사 지분 매각과 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현금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에 활용될 예정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100% 자회사인 중국 닝보법인의 지분을 활용해 외부에서 투자금을 유치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한화솔루션은 중국 닝보법인 지분 전량을 현물출자해 국내 신설법인 HCC홀딩스(에이치씨씨홀딩스)를 오는 3월 31일 설립할 예정이다. 자본금 300억원 규모의 HCC홀딩스는 자회사의 주식, 지분, 증권 등에 투자를 주요 사업으로 한다. 지주부문 성격의 이 회사는 초대 대표이사에 이길섭 한화소루션 케미칼부문 미래전략기획부문장 부사장을 내정했다.

한화솔루션은 HCC홀딩스 지분 100%를 취득하는데 1조3630억원을 투입한다. 사실상 이 금액은 시장에서 인정한 중국 닝보법인 기업가치다. 총 600만주가 발행되고 보통주 306만주(51%), 의결권부 전환우선주식 294만주(49%)로 구성된다.

동시에 한화솔루션은 국내 사모펀드 헤임달프라이빗에쿼티(PF)와 HCC홀딩스 지분 49%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헤임달PE는 6762억원을 들여 우선주 294만주를 취득한다.

한화솔루션이 지주사 설립 방식으로 신설 법인을 세운 배경에는 기업공개(IPO)가 있다. 헤임달PE가 향후 IPO로 투자금 회수를 구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관련법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보유 중인 외국 자회사 지분을 상장시킬 때, 법인세법상 세금혜택을 받는다.

알짜 계열사인 중국 닝보법인은 2008년 설립된 PVC 생산 업체로, 연간 생산규모는 37만톤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 3861억원, 순이익 578억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범용 플라스틱 소재로 활용도가 높은 PVC 사업은 전방산업 호황에 힘입어 성장성이 높게 예상된다. 특히 한화솔루션에 유리한 영업환경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한화솔루션은 PVC를 생산할 때 석탄을 쓰는 경쟁사와 달리, 에틸렌을 활용한다. 지난해 석탄 가격은 중국 내 수요 급증으로 전년 대비 80% 가량 상승했다. 반면 에틸렌은 글로벌 업체들의 잇따른 증설로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HCC홀딩스 지분 처분 대금으로 중장기 전략사업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최근 발행한 총 3800억원 규모의 회사채는 대흥행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4일 3년물 ESG채권으로 2750억원, 5년물 일반채권으로 1050억원을 발행했다.

당초 한화솔루션은 ESG채권 1500억원, 일반채 800억원 총 23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요예측 결과 총 7600억원 어치의 수요가 몰렸다. 단순 계산으로 3.3 대 1의 경쟁률이다. 한화솔루션은 조달 금액을 ESG채권 83%, 일반채 31%씩 상향했다.

한화솔루션 ESG채권은 녹색채권으로, 상장수수료와 연부과금 등이 면제된다. 친환경 사업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만 발행자금을 써야하는 만큼, 큐셀부문 충북 진천공장의 생산라인을 개조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에 발행한 ESG채권은 한화솔루션이 앞서 지난해 10월 태양광 사업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5년까지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의 연장선이다. 당시 한화솔루션은 후발주자와의 기술격차가 감소하고 있다며, 고효율 태양전지를 생산하기 위한 투자를 약속했다.

한화솔루션의 현금곳간은 더욱 넉넉해질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첨단소재 부문의 일부 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이다. 물적분할해 소수 지분을 처분할지, 수소와 전자소재 사업을 제외한 사업부를 따로 떼낼지 등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수천억원의 여유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한화솔루션의 공격적인 자금 조달 배경으로 기존 사업 확장과 신사업 추진에 힘이 실릴 것으로 내다복 있다. 실제 지난해 단행한 M&A 규모만 2조원에 육박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8월 프랑스 에너지 전문 개발업체인 RES프랑스 지분 100%를 약 7억2700만유로(한화 약 98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관리 전문 스타트업 랜시움 테크놀로지에 1억달러(1200억원)를 투자했고, 노르웨이 에너지 기업 REC실리콘(REC Silicon) 지분 17%를 1억6047만달러(1900억원)에 인수했다. 삼성전기와는 와이파이 모듈 사업 일부를 인수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일각에서는 재무흐름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고 본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삼성그룹이 보유 중인 한화임팩트(구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4730억원에 넘겨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오는 2023년까지 3차례에 걸쳐 매년 대금을 지급하게 된다. 우선 작년 7월 삼성물산과 삼성SDI에 1차 대금 1917억원을 지급하며 2차, 3차 분할 지급에 따른 이자까지 포함하면 한화솔루션이 마련해야 할 현금은 총 4800억원이다.

계열사 자금 수혈과 지배구조 재정립 작업도 이뤄졌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00% 자회사인 한화글로벌에셋이 실시한 3차례의 유상증자에 총 6000억원을 지원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영국법인 한화큐셀의 유상증자에는 각각 288억원, 593억원을 출자했다.

또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던 한화저축은행 지분을 모두 사들여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는 1175억원이 투입됐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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