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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중 18일 팔았다···연기금 전략에 분통 터진 동학개미

21일 중 18일 팔았다···연기금 전략에 분통 터진 동학개미

등록 2022.01.26 07:01

박경보

  기자

13개월 만에 코스피 2800선 붕괴···증권가 “미국발 냉기류 탓”연기금 20일간 1.5조 순매도···동학개미 “불난 데 부채질하나”900조 큰손 국민연금 “2025년까지 국내주식 비중 더 줄인다”“연기금이 구원투수 돼야”···한시적 공매도 금지 요구도 ‘솔솔’

21일 중 18일 팔았다···연기금 전략에 분통 터진 동학개미 기사의 사진

코스피지수가 13개월 만에 2800선 밑으로 내려앉은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한 연기금에 동학개미들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연기금이 최근 20거래일 가운데 18일간 순매도한 건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는 게 개인투자자들의 주장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연기금이 국내증시의 구원투수가 돼야 한다며 투자 포트폴리오 개선을 촉구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25일 전 거래일보다 71.61포인트(2.56%) 하락한 2720.39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종가 기준)가 2800선 밑으로 내려온 건 지난 2020년 12월 23일(2759.82) 이후 1년 1개월여 만이다.

증권가는 코스피의 강한 하락세를 미국에서 불어온 냉기류에서 찾고 있다. 미국의 경기불안감이 확대되며 통화정책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급락한 미국증시에 코스피도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자산리서치부 팀장은 “경기불안심리가 자리한 상황에서 불확실성 변수가 유입되며 안전자산이 상승하고 위험자산이 급락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2월에는 1월 경제지표를 확인하면서 경기불안 심리가 가중될 가능성이 있고 1차 하락보다 변동성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반등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이는 기술적 반등”이라며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은 1차 하락국면과 2차 하락국면의 전환점에 위치한 것으로 판단하며, 기술적 반등이 추세반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주가 하락압력을 높여왔던 금리‧유가‧통화정책 부담이 일시적으로 완화되겠지만 앞으로 더 큰 충격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가 다른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하락하고 있다며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정조준했다. 국내주식에 대해 매도 일변도로 일관하고 있는 연기금이 증시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1월 25일까지 21거래일 동안 이틀을 빼고 모두 순매도 했다. 이 기간 동안 연기금이 순매도한 물량은 무려 1조6059억원에 달한다. 21거래일 중 6거래일에 걸쳐 1000억원 넘게 순매도한 연기금은 지난 21일 1856억원이나 팔아치우기도 했다.

반면 이 기간 연기금이 순매수한 날은 지난 12일과 12월 28일 등 이틀뿐이다. 하루 순매수 규모도 각각 56억원, 67억원에 불과해 1000억원 안팎으로 순매도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20거래일 동안 1조5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한 건 1000만 개인투자자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코스피지수는 3300p를 찍고 가파르게 하락 중인데, 연기금은 불난 데 부채질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관과 외국인들이 국내주식을 팔아치울 때 개인투자자들이 동학개미운동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며 “국민의 돈으로 국민에게 위해를 가하는 연기금의 행태에 대해 실망감과 좌절감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에 여력이 없다면 모르지만 포트폴리오상 국내주식을 더 매수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며 “국민연금은 당장이라도 국내주식을 적극 사들여 국내증시의 구원투수가 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연기금을 대표하는 국민연금기금은 운용규모가 918조원에 달하는 ‘큰 손’이다. 2016년 558조원이었던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은 5년 만에 1000조원에 육박할 만큼 크게 불어났다. 다만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국내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7.9%(164조원)에 그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2020년 21.1%였던 국내주식 비중은 지난해 3.2%p 감소했고, 같은 기간 해외주식 비중은 4.3%p 늘어 27.4%까지 확대됐다. 국내주식을 매도한 돈을 고스란히 해외주식에 투자한 셈이다.

지난해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 목표 비율은 현재보다 낮은 16.8%다. 하지만 이탈이 허용되는 범위가 ±3%p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국내주식을 팔아선 안 된다는 게 개인투자자들의 주장이다.

다만 국민연금은 이미 국내주식 비중을 2025년까지 15%까지 줄이고 해외주식에 더 투자하는 자산 배분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게다가 국내주식보다 미국 등 해외주식의 오름 폭이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연기금의 국내주식 매도 일변도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정 대표는 “코스피의 하락세가 이어지다가 자칫 2700선도 붕괴되면 1400포인트까지 떨어졌던 2020년의 폭락장이 재현될까 매우 우려스럽다”며 “연기금의 매수 포지션 전환은 물론이고 금융당국도 임시 금융위원회를 통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논의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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