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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한도 폐지, 명품 살 준비 완료인데” ···콧대높은 명품 면세점 줄줄이 철수

”구매한도 폐지, 명품 살 준비 완료인데” ···콧대높은 명품 면세점 줄줄이 철수

등록 2022.01.14 16:27

천진영

  기자

시내면세점 발 빼는 루이비통, 명품 도미노 이탈韓 면세점 글로벌 지위 ‘흔들’··· 中 면세시장 맹추격‘반쪽짜리’ 구매한도 폐지··· 업계 “면세한도 함께 올려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모습. 정부는 내년 3월부터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모습. 정부는 내년 3월부터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3월 ‘면세점 구매한도’ 폐지를 앞두고 해외 명품업체들이 국내 시내면세점을 속속 이탈하면서 면세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위해 공항면세점 사업에 집중한다지만, 세계 1위 중국 면세시장을 향해 등 돌리고 있다는 시각이다. 면세한도(600달러·약 71만원)가 그대로 유지되는 ‘반쪽짜리’ 활성화 정책 마저 힘을 잃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 시내면세점 발 빼는 루이비통, 명품 도미노 이탈 우려 =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제주점에 입점한 루이비통 매장은 이달 1일 부로 영업을 중단했다. 구체적인 철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현재 브랜드와 협의를 거치는 단계로 파악된다.

시내면세점 매장 축소와 동시에 공항면세점을 확대해 고급화 전략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롯데면세점 제주점 영업 중단을 시작으로 루이비통이 나머지 시내면세점 철수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루이비통은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명동, 신라면세점 서울 등 국내 총 7개 시내면세점에 입점돼 있다.

앞서 루이비통은 작년 6월 국내 시내면세점 매장 철수 방침을 발표했다. 사드 갈등으로 중국 따이궁(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물건을 구입해 판매하는 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고, 이들이 물량을 쓸어가 비공식채널로 판매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른 명품브랜드들의 철수 가능성도 적지 않다. 스위스 명품 브랜드 롤렉스는 작년 말 서울, 제주, 인천공항 매장 3곳 외 국내 면세 채널을 정리했다. 루이비통을 시작으로 디올, 셀린느, 지방시 등 루이비통이 속한 LVMH그룹의 타 명품 브랜드가 이탈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韓 면세점 지위 ‘흔들’··· 中 맹추격 =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한국 면세시장 입점을 원했다. 국내 면세산업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까지 최근 4년간 연평균 40% 넘는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전세계 1위를 굳건히 지켜왔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경우 2014년 세계 최초로 연 매출 2조원을 넘어서며 전세계 공항면세점 ‘매출 1위’를 차지해왔다. 브랜드 명성 유지를 위해 절대 공항면세점에 입점하지 않았던 루이비통도 전세계 공항 면세점 중 최초로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2019년 24조8586억원에서 2020년 15조5042억원으로 37.63%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면세업계 고민이었던 따이궁 중심 사업구조, 면세한도 현실화 등의 문제도 수면 위로 부각됐다. 당시 따이궁은 시내면세점 매출의 70%, 공항을 포함한 면세점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따이궁 매출 비중은 90%까지 높아졌다.

중국 면세시장의 성장세도 위협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9년까지 세계 면세점 순위 톱3는 스위스와 한국 면세점이 차지했지만, 지난 2020년 중국이 선두로 올라섰다. 중국 국영기업 중국면세품그룹(CDFG)이 2020년 전세계 매출 1위 면세점의 자리를 차지했다.

◇ ‘반쪽짜리’ 구매한도 폐지··· “면세한도 함께 올려야” = 그 동안 한국 면세시장은 따이궁들과 국제 관광객, 국내 관광객 등의 높은 수요 영향에 수년째 1위를 지켜왔다. 이에 국내 면세업체들은 좋은 브랜드를 유치하고 가격경쟁력 있는 상품을 입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 면세시장의 영향력을 키우면서 명품 브랜드들이 이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나온다. 향후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더라도 고객들이 더 이상 한국 면세점들을 찾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론도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면세사업 활성화 정책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작년 정부는 43년 만에 ‘내국인 면세 5000달러(약 594만원) 구매한도 폐지’ 카드를 꺼냈다. 내국인이 국내 면세점에서 소비할 수 있는 구매액 상향 선이 사라지면서 매출 증대와 재고관리 효과 등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 나왔다. 그러나 면세 매출과 직결되는 면세 한도는 여전히 600달러에 머물러 ‘반쪽짜리’라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

향후 면세산업 경쟁력 유지에 필요한 실질적 지원책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속되는 가운데 핵심 경쟁력인 명품 브랜드 이탈로 즉각적인 소비 진작 효과가 일어날지도 미지수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실질적인 면세 산업 강화를 위해선 면세한도를 함께 올려야 정부 취지대로 내수진작과 업계 지원책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여파로 대내외적 악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추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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