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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수소→AI···‘재무통’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진화

배터리→수소→AI···‘재무통’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진화

등록 2022.01.05 14:00

이세정

  기자

산업 패러다임 변화 대응 위한 신사업 필요성↑재무전문가, 가치경영실장 맡으며 非철강업 주도켐택 대표 출신, 케미칼 출범···이차전지소재 집중탈탄소에 신재생에너지 강화, ‘수소드림팀’ 리더격 지주사·R&D센터 ‘친환경 미래소재 전문그룹’ 지향

배터리→수소→AI···‘재무통’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진화 기사의 사진

포스코그룹은 지난 1968년 첫 쇳물을 뽑아낸 이후 반세기 동안 경영이념으로 ‘좋은 철로 나라를 이롭게 한다’는 ‘제철보국’(製鐵報國)을 충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급변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철강사업만으로는 ‘100년 기업’ 위업을 성취할 수 없을 것이란 위기감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대외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다. 포스코그룹은 창립 50주년(2018년)을 맞아 장기 경영전략 수립에 돌입했고, 2017년 당시 사장이던 최 회장은 그룹 내 공식적인 신사업 책임자로 발탁되며 ‘철강 다음’을 준비하게 됐다.

1957년생인 최 회장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포항제철(포스코 전신)으로 입사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 재무실장과 포스코건설 기획재무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 재무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핵심 경영진으로 부상한 것은 2015년 포스코그룹 가치경영실장에 오르면서다. 가치경영실은 그룹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회장 직속 조직으로, 2016년 재무실을 흡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기존 사업 재편과 비철강 중심의 신규 사업을 주도한 최 회장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겸직했다. 포스코 사내이사에 합류하고, 공동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포스코그룹이 2018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하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를 첫 참관한 것도 최 회장의 공이 컸다. 그는 글로벌 선진 기업들의 최신 스마트 기술 트렌드를 살펴보고, 신사업과 접목할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어필했다는 후문이다.

최 회장은 곧이어 포스코켐텍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포스코켐텍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기차 배터리용 음극재를 생산하는 업체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온 최 회장이 적임자였다.

하지만 켐텍 대표로 근무한 기간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권오준 전 회장이 2018년 4월 중도 사임하면서, 최 회장이 그해 8월 9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포스코 역사상 최초의 ‘비엔지니어 출신’ 회장인 그의 궁극적인 비전은 포스코그룹이 철강사업을 넘어 ‘친환경 소재 그룹’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이차전지 계열사인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통합, 포스코케미칼을 출범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20%로 끌어올리고, 매출 17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2020년부터는 수소사업에 뛰어들었다. 전 세계적인 탈(脫)탄소 기조 확대와 신재생에너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동참하겠다는 목적이다.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t) 생산체제를 완성하겠다고 밝힌 최 회장은 수소 생산부터 운송·저장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도록 그룹사 역량을 모으고 있다.

수소사회 조기 안착을 위한 발걸음은 지난해 더욱 두드러졌다. 최 회장은 작년 2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일명 ‘수소 드림팀’의 시작을 알렸다. 같은해 9월 출범한 수소기업협의체에는 SK그룹과 롯데그룹, 한화그룹, GS그룹, 효성그룹, 두산그룹 등 15개 대기업의 동참도 이끌어 냈다.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말 발표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 배경에는 효율적인 신사업 발굴이 깔려있다. 물적분할한 철강 사업회사는 포스코홀딩스(지주사) 100% 비상장 자회사가 되는데, 지주사는 미래 신사업 발굴과 투자, 연구개발(R&D)을 전담하는 구조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이 4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미래기술연구원 개원식에 참석했다.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이 4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미래기술연구원 개원식에 참석했다.

이달 4일에는 R&D 컨트롤타워인 ‘미래기술연구원’이 문을 열었다. 개원식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학동 부회장과 전중선 사장, 정탁 사장 등 핵심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기존에는 철강 중심의 포스코 기술연구원이 주축 돼 생산기술전략실과 기술연구원, 이차전지소재사업실, 환경기획실 등에서 개별적으로 담당분야를 연구해 왔다. 최 회장은 모든 역량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총괄할 조직을 신설했다.

미래기술연구원은 AI(인공지능)와 이차전지소재, 수소 등 3대 미래기술을 다룬다. AI연구소는 전임 회장이 추진하던 제조공정 스마트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AI 기술 전략을 세우고 첨단기술을 활용한 모델 설계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저원가·고효율 생산체계를 강화해 철강산업 경쟁력을 한층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이차전지소재연구소는 양극재와 음극재, 리튬소재분야 선행 연구를 담당하고 신제품 개발을 맡는다. 수소·저탄소에너지연구소는 수소와 CCUS(탄소포집저장 활용) 기술개발을 추진해 친환경 철강 공정을 선도하고 수소 양산 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선제적인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 회장의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그룹 7대 핵심 사업으로 ▲철강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Agri-Bio)을 제시했다. 각 사업은 ▲철강 탄소중립 완성 ▲신(新)모빌리티 견인 ▲그린에너지 선도 ▲미래 주거 실현 ▲글로벌 식량자원 확보라는 5대 지향점을 향해 추진된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선진경영관리체제로 전환해 친환경 미래소재 전문그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며 “사업별 전문성 강화와 시너지 창출로 친환경 성장을 실현해 친환경 미래소재를 기반으로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 발전해 나가자”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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