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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헝가리로, 폴란드로”···은행권, ‘신산업 메카’ 동유럽 진출 러시

금융 은행

“헝가리로, 폴란드로”···은행권, ‘신산업 메카’ 동유럽 진출 러시

등록 2021.12.09 07:52

차재서

  기자

신한·우리은행, 헝가리로 네트워크 확장기업은행도 폴란드에 사무소 설립 추진 V4, 전기차·배터리 생산 중심지로 부상韓기업 지원하고 장기적 수익기반 확보

폴란드 카토비체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 ‘남양넥스모’를 찾은 윤종원 기업은행장 사진=기업은행 제공폴란드 카토비체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 ‘남양넥스모’를 찾은 윤종원 기업은행장 사진=기업은행 제공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동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자동차와 2차 전지 등 유망 산업의 중심지에 새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나아가 우리 기업의 성장을 조력한다는 취지에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 헝가리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인가를 받고 수도 부다페스트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우리은행은 이번에 문을 연 헝가리사무소를 통해 동유럽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현지 기업을 위한 금융지원 방안을 모색한다. 독일의 유럽법인에서 영국과 폴란드, 러시아, 두바이로 이어지는 광범위한 영업망을 활용해 기업에 IB딜과 대출 등 정보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또 우리은행은 장기적으로 해당 사무소의 지점·법인 전환을 추진함으로써 실질적인 금융서비스 기회를 확보할 계획이다. 지점은 여·수신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무소와 차이가 있다.

올 들어 은행권에서 헝가리에 사무소를 꾸린 것은 우리은행이 두 번째다. 신한은행도 지난 10월 부다페스트에 사무소를 오픈했다. 이들 역시 지역 산업 동향을 분석해 국내 기업의 금융 업무를 돕고 추후 지점·법인 등으로의 전환도 추진한다.

기업은행은 폴란드 사무소 설립 작업에 착수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최근 폴란드 진출 기업의 생산현장을 찾아 현지통화 대출, 외환거래, 자금이체 등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사무소 설치 등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 해결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약속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은행권이 이른바 ‘V4’로 저변을 넓히는 것은 이 지역이 글로벌 신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서다. V4는 1991년 헝가리 비세그라드(Visegrad)에서 결성된 폴란드·체코·헝가리·슬로바키아 등 4개국 협의체를 뜻한다.

헝가리의 경우 중·동부 유럽의 지리적 중심이자 미래 산업의 ‘메카’로 각광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와 법인세율(9%), 외국인 투자기업 우대 정책을 앞세워 자동차와 배터리 등 사업을 대거 유치하면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도 현지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지난 2019년엔 헝가리 최대 투자국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폴란드도 마찬가지다. LG에너지솔루션 등 대기업과 200여 협력 중소기업이 자리한 배터리 생산허브로 불린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T)도 남부 실롱스크주에 연산 3억4000만㎡ 규모 전기차용 분리막 생산라인을 건설했다. 아울러 같은 지역에서 총 2조원(연산 15억4000만㎡ 규모)에 이르는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덧붙여 전세계적 탄소중립 기조를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이들 지역이 갖는 의미가 상당하다는 게 산업계의 진단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달 ‘한-V4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비세그라드 지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탑재한 친환경자동차로 인한 탄소저감 효과가 2030년 기준 226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근 이 지역에서 한국 기업의 그린 모빌리티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인류 공통의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이에 은행권은 동유럽 ‘전초기지’인 현지 사무소를 중심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장기적 수익 기반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제 막 사무소를 꾸린 만큼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서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현지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 기업을 지원함으로써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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