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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4조원 날아간 날, 소액주주들은 ‘비대위’ 출범

셀트리온 4조원 날아간 날, 소액주주들은 ‘비대위’ 출범

등록 2021.10.06 14:48

박경보

  기자

연초 고점 대비 주가 반 토막···주주들 “서정진 명예회장 탓”비대위, 주식 5000만주 확보 계획···“임시주총서 경영진 교체”주가 방어·신속한 3사합병 요구···해외 매각방안도 추진할 듯

셀트리온 4조원 날아간 날, 소액주주들은 ‘비대위’ 출범 기사의 사진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4조원이 날아간 가운데 소액주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나섰다. 셀트리온 비대위는 적극적인 주가 방어와 신속한 3사합병에 나서지 않으면 경영진과 최대주주를 몰아내겠다며 선전포고한 상태다. 비대위는 의결권을 모아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한 뒤 회사의 해외매각을 비롯한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5일 전 거래일 대비 12.10% 급락한 2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약 34조원이던 셀트리온의 시총은 하루 만에 30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셀트리온은 지난 9월 23일 28만4500원에 마감한 뒤 7거래일 연속 뒷걸음질치며 23.3%나 하락했다.

이날 셀트리온 뿐만 아니라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일제히 파란불을 켰다. 미국의 제약주들의 급락 여파와 3분기 실적 악화 전망이 주가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개발 등 잇단 호재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1월 12일 38만4000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으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 반토막(43.2%)에 가까운 수준이다.

셀트리온의 장기 부진에 단단히 뿔이 난 소액주주들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지분 모으기에 돌입했다. 임시주총을 소집해 서정진 명예회장, 기우성 대표 등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는 게 이들의 계획이다.

셀트리온 주주연합회는 이날 장시간 회의를 거쳐 비대위 출범을 결정했다. 위원장, 고문 위원 3명 등 총 5명으로 운영되는 비대위는 총 5000만주의 주식을 확보할 계획이다.

비대위는 온라인 커뮤니티 ‘씽크풀’의 종목토론방을 중심으로 세를 결집하는 중이다. 비대위 결성 하루 만인 6일 오전(10시 기준)까지 4000여 명의 소액주주들이 약 600만주의 주식을 위임한 상태다. 셀트리온의 소액주주 비중이 60%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을 위임하는 소액주주들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주가 부진이 서정진 명예회장 등 대주주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주가 정상화를 위한 3사합병에 신속히 나서지 않으면 직접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셀트리온 지분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이 더 많은 서 명예회장 입장에선 셀트리온의 주식가치가 떨어질수록 유리하다. 따라서 서 명예회장이 3사합병에 대비해 주가를 관리하는 것 아니냐는 게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또 서 명예회장은 자녀들에 대한 지분승계 과정에서도 주가가 낮아야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 매수청구권을 행사했을 경우 지출되는 현금보상액도 주가에 비례한다.

씽크풀 게시판에 글을 올린 소액주주 A씨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세계 두 번째로 만든 기업의 주가가 반토막이 됐다”며 “지난 10개월 동안 주가가 정상화되지 않은 건 셀트리온그룹의 3사합병과 대주주의 승계 문제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소액주주 B씨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원래부터 하나여야 하지만 자금조달 문제로 부득이하게 둘로 쪼개졌다”며 “합병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면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주가 저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기 3사합병을 주장하는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해외 글로벌제약사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20%의 지분을 가진 서 명예회장이 해외매각을 발표한 것처럼 20% 이상의 지분을 모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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