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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 ’두산인프라’ 현대중공업 품에···재무약정 종료 막바지

환골탈태 ’두산인프라’ 현대중공업 품에···재무약정 종료 막바지

등록 2021.08.17 17:12

수정 2021.08.17 19:39

김정훈

  기자

현대제뉴인, 19일 두산에 인수대금 완납 예정1년6개월 만에 3조원 자구안 조기 졸업 앞둬中부진 꼬리표 떼고 ‘결실맺어’···8천5백억 지원

환골탈태 ’두산인프라’ 현대중공업 품에···재무약정 종료 막바지 기사의 사진

두산그룹이 현대중공업지주에 매각한 두산인프라코어 거래를 오는 19일께 종결한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 약속한 3조원 규모 재무구조 개선작업(자구안) 이행이 사실상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면서 재무약정 조기 졸업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3월 시작된 두산중공업 정상화 작업은 현대중공업과 함께 새 출발을 하게 된 두산인프라코어의 값진 희생이 뒷받침되면서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겨져 결실을 맺게 됐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두산 측과 8500억원에 성사된 인수합병(M&A) 거래를 이번주 끝내고, 두산중공업은 다음달 중 채권단에 빌린 대출 자금을 모두 상환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부문 지주사인 현대제뉴인은 두산인프라코어 공동인수에 나선 KDB인베스트먼트(KDBI) 등을 통해 오는 19일에 인수대금을 완납하고 지분 양수도를 마무리하게 된다.

지난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총 3조원 규모 대출을 두산그룹에 지원하며 늦어도 3년 내 상환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두산은 그 대가로 두산인프라코어 등 알짜 계열사 매각과 비용 절감 등에 속도를 내면서 3조원을 마련하는 자구안 계획의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재무약정 종료) 돈을 빌려준 채권단에서 결정할 사안이어서 우리가 종료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도 “대출을 모두 상환하면 마무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3월 1조원 규모의 차입신청과 계약체결을 위한 이사회를 열었고, 두산중공업의 대주주인 ㈜두산이 두산중공업의 주식과 부동산(두산타워) 신탁수익권 등을 담보로 제공하며 정상화 작업에 착수하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당시 만기를 앞둔 5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 해외 공모사채의 대출 전환 건을 수출입은행과 합의하면서 채권단에 빚을 진 대출은 순수 대출금 3조원을 포함 총 3조6000억원 규모다.

이어 두산은 지난해 6월 산업은행과 3년 만기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었다. 그 무렵 박정원 두산 회장은 “연내 1조원 이상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구안을 신속히 이행하겠다”는 계획을 임직원들에게 공유하는 등 그룹 재건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무엇보다 자구안 이행의 마지막 퍼즐로 평가받던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작업이 현대중공업지주의 빠른 인수 움직임으로 지연되지 않았던 게 재무약정 조기 졸업 문턱까지 이어졌다는 평가다.

두산은 자산 매각 카드를 발표한 뒤 지난해 8월 골프장 클럽모우CC(1850억원)를 시작으로 벤처캐피탈 네오플럭스(730억원), 동대문 두산타워(8000억원), ㈜두산에서 인적분할해 설립한 두산솔루스(7000억원), ㈜두산의 유압기기사업부 모트롤BG(4530억원) 등을 연이어 매각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 1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쳐 단기 회사운영 자금 외에 별개로 1조원 이상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 사이 두산중공업은 1100명 이상 인력 감축과 임원 임금 반납 등 비용 감축 노력도 더해졌다.

두산중공업은 그동안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 중 1조5000억원을 채권단에 상환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대금이 들어오면 상반기 벌어들인 순이익(4500억원) 등을 활용해 남은 대출금을 모두 상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중국 사업 부실로 미운우리새끼(미우새)였던 두산인프라코어가 효자로 환골탈태한 변화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재조명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996년 외국기업으로 처음 중국 굴삭기시장에 진출해 금융위기 이전까지 현지 시장에서 1~2위권에 올라 사업 몸집을 확대했다.

하지만 글로벌 위기로 중국 건설경기가 꺾이면서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사업도 직격탄을 맞은 탓에 알짜였던 두산공작기계사업부를 1조원에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아픔을 겪었다.

5년 이상 끌어왔던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 소송 건은 우발 채무 부담을 키우면서 지난해 회사 매각 과정에서 진통을 겪게 했다. 다행히 소송 건은 올 초 대법원이 재무적투자자(FI)들이 두산을 상대로 낸 매매대금 등 지급 청구소송에서 2심 재판부 판결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내면서 사실상 두산의 승소로 일단락됐다.

재계에선 자산 매각 초기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팔지 않으면 3조원 자구안 목표를 달성하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었다. 결국 두산중공업을 살리는 데 희생을 한 두산인프라코어는 여러 부침이 있었으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두산그룹 품을 떠나게 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매각 거래 종료 이후엔 현대중공업지주 산하 현대제뉴인 자회사로 위치가 바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건설기계 사업을 총괄하는 현대제뉴인을 통해 글로벌 5위권의 건설기계업체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현대중공업지주에서는 상호명 사용을 놓고 ‘현대두산인프라코어’라는 새로운 사명을 확정할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뉴인과 거래 종료 이후에도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그룹 신사옥인 두산분당센터에 임대료를 내고 현재와 동일하게 근무하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내년 하반기 입주를 목표로 하는 판교 통합사옥 준공을 마치면 두산인프라코어도 함께 이동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신사옥은 수도권에 흩어진 계열사를 한 군데 통합시킬 것”이라며 “두산인프라코어도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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