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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회장님의 SNS

오피니언 기자수첩

[이지숙의 재계톡]회장님의 SNS

등록 2021.07.28 12:48

수정 2021.07.28 15:14

이지숙

  기자

reporter
재계 총수들의 SNS 활용법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스타 스타’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에는 4대 그룹 총수 중 최초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스타그램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 외에도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등도 SNS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당초 국내 대기업 총수의 SNS 활동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생활 공개를 꺼리는 국내 재벌가 성향상 스스로 노출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이에 재벌가 자녀인 3, 4세의 SNS 활동은 ‘일탈’로 여겨졌고 이마저도 얼마가지 못해 문을 닫는 경우가 빈번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기업 총수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기도 하고 마케팅 도구로도 사용한다.

2019년부터 SNS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정용진 부회장은 일상 공개와 함께 회사의 홍보·마케팅에 SNS를 적극 활용하는 인물이다. 팔로워 수도 68만명을 넘겨 대형 인플루언서 수준이다.

정 부회장은 요리, 골프, 육아 등 자신의 일상과 더불어 야구단, 제품 홍보에도 나서고 있다. 아직 발매되지 않은 비매품을 SNS를 통해 공개해 고객 반응을 체크하기도 한다.

그동안 유튜브 영상, 클럽하우스 등에서 틈틈이 소통해온 최태원 회장은 ‘인스타 새내기’로 최근 일반인의 댓글에 여러 차례 답글을 달아주며 호응을 얻고 있다.

최 회장은 아직까지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고 있으나 향후에는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접하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창구로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올린 게시물에서도 평소 ‘친환경’을 중요시했던 최 회장의 모습이 엿보였다. 특히 SK그룹의 ‘2050 넷제로(탄소중립)’을 고민하고 플라스틱 칫솔 대신 친환경 친솔을 사용하는 모습은 눈길을 끌었다.

박용만 회장은 인스타그램에서 본인의 취미활동으로 알려진 사진을 주로 업데이트하고 페이스북에는 본인의 생각을 글로 공유하며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수장으로 인스타그램에서도 한국남자프로골프에 대한 애정이 드러난다.

과거와 달리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 나선 재계 총수들에 MZ세대들은 적극 환영하고 있다. 단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SNS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과도한 표현은 오히려 고객들의 항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일론머스크의 SNS 활동은 테슬의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데 도움이 됐으나 최근에는 종잡을 수 없는 행보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정치적 논란으로 해석되며 한 때 불매운동을 일으켰으며 구자철 회장도 지난해 취중 포스팅으로 논란이 됐다.

총수의 이미지는 기업으로 곧장 연결되는 만큼 SNS 또한 단순 사적 활동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SNS상의 ‘친숙한 회장님’의 모습이 기업 이미지 제고와 홍보 효과로 이어지지만 신중한 태도를 버리면 안되는 이유다.

이에 솔직하지만 신중한 태도와 눈길을 끌 수 있는 콘텐츠는 앞으로 총수들의 SNS 활동에 중요한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위를 벗고 SNS에 등장한 총수들이 기업의 ‘리스크’가 아닌 ‘훌륭한 마케터’로 자리잡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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